[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5)유방암 바로 알기

[제주건강보고서 메디컬센터](45)유방암 바로 알기
  • 입력 : 2014. 11.2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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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영화배우 안젤리나 졸리는 뉴욕 타임즈에 기고문을 통해 자기의 가계에 유방암 유전자가 있음을 알리고 예방적 유방절제술(유방암에 걸리기 전에 미리 양측 유방을 절제하는 수술)을 선택, 시술받았음을 공개해 화제가 됐다. 연합뉴스

젊은 환자들 "이 나이에 무슨 암이…" 후회 막심
뚜렷한 자가증상 없고 검진서 발견돼

멍울 만져지면 어느정도 진행된 단계
정기적 검사 통해 유방건강 체크 중요

K(34·여)씨는 약 1년 전부터 유방에 혹 같은 것이 만져져 병원을 찾았다. K씨는 병원진료에서 "아프지도 않고 해서 검사 안 해보고 그냥 지냈어요"라고 말했다. 유방촬영술과 유방초음파 및 조직검사 결과 K씨는 유방암 2기를 진단받고 수술 후 현재 항암치료 중이다. 유방암은 우리나라 여성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중 갑상선 암에 이어 두 번째로 흔한 암으로 알려져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지영 전임의 협조를 통해 유방암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혀 본다.

# 유방암의 증상

유방암은 자가 검진을 통해 비교적 조기에 암을 확인할 수 있는 질병 중 하나이다. 자가 검진은 의심되는 증상을 스스로 발견해 암을 조기에 진단할 수 있게 해 주는 매우 중요한 진단법이다. 정확한 자가검진을 위해서는 직접 확인할 수 있는 유방암의 증상들을 알아야 한다.

유방암은 초기 단계에서는 대부분 뚜렷한 자각 증상이 없고, 건강 검진을 통해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를 제외하면 유방암의 가장 흔한 증상은 통증이 없는 멍울이다. 대개 딱딱하고 주변 조직과 붙어 잘 움직이지 않고 경계가 잘 그려지지 않는 것이 특징이다. 멍울이 만져질 정도가 되려면 보통 1㎝ 이상이 돼야 하기 때문에 증상이 나타난 후 병원을 방문하면 어느 정도 진행된 단계일 가능성이 높다. 때문에 증상이 없을 때 정기적으로 전문의의 진찰과 검진용 유방 촬영술을 받는 것이 좋다.

유두에서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에도 유방암을 의심해볼 수 있다. 유두 분비물이 있는 경우 호르몬 이상이나 약물 복용, 유방의 양성 질환 등과 관련된 경우가 대부분이지만 한쪽 유두에서만 분비물이 나오는 경우를 포함해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 ▷짜지 않아도 저절로 속옷에 묻어있는 경우 ▷덩어리가 함께 만져지는 경우 등은 악성일 가능성이 있어 반드시 전문의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이 밖에도 유방의 모양이 변하거나 피부가 보조개처럼 패이면서 함몰이 발생하는 경우에도 유방암의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함몰 유두가 발생하거나 유두 주위가 아프지는 않지만 가려우면서 헐어서 습진처럼 진물이 나고 딱지가 생기는 증상이 오래 지속된다면 유방암을 의심할 수 있다.

서귀포보건소(소장 이금자)는 지난 13일 한국유방건강재단과 서귀포보건소에서 핑크리본 캠페인을 전개했다. 핑크리본 행사는 유방암 조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고, 유방암에 대한 의식을 고취시키기 위해 매년 전 세계에서 열리는 글로벌 공익 캠페인이다. 사진=서귀포보건소 제공

# 발생 연령

K씨처럼 상대적으로 낮은 연령의 유방암 환자들은 "이 나이에 무슨 암이 생기겠어?"라고 생각하고 증상을 무시한 채 지내다가 병을 키운 뒤 병원을 찾게 된다. 다른 암과 달리 유방암은 할머니들의 병이 아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유방암 발생률의 연령별 분포가 매우 특징적이다. 유방암의 호발 연령은 40~50대로, 서구에 비해 10년 정도 더 젊고, 전체 유방암 환자 중 젊은 여성 환자의 비율도 서구에 비해 높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2014 한국유방암학회 자료에 따르면 전체 유방암 환자 중 40세 이하의 환자가 약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서구에 비해 약 3배 정도 높은 수치이다.

젊은 여성에서 발생하는 유방암은 고령 환자의 유방암에 비해 생물학적 악성도가 높은 것이 특징이다. 조직학적 분화도가 나쁘고, 크기가 크고, 림프절 전이가 더 흔하며, 여성호르몬 수용체 양성 비율이 낮고, 림프관침윤이 많은 경향을 보인다.

전문의들은 40세 이전의 젊은 여성이라고 하더라도 유방의 변화나 증상에 관심을 갖고 이상이 느껴지는 경우 병원을 찾아야 하며 전문의와 상의해 초음파 등의 검사를 진행하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 가족력과 유전성 유방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여성들이 엄마나 자매 등 가족 중에 유방암이 발병한 후 유방 클리닉을 찾아올 때 "가족이 유방암에 걸려서 나도 병이 있을까봐 걱정이 돼 병원에 왔다. 혹시 유전자 검사는 안 해봐도 괜찮나?"라고 얘기한다. 실제로 가족력은 유방암의 중요한 위험인자 중 하나로, 엄마, 딸 혹은 자매 중에 유방암 환자가 있을 때 일반인에 비해 유방암의 발병 위험이 2~3배 가량 높아진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단순히 가족력이 있다고 해서 유전성 유방암은 아니다. 유전성 유방암은 일반적으로 특정 유전자의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유방암을 말하며, 전체 유방암의 5~10% 정도를 차지한다. 유전성 유방암은 보통 염색체 우성 유전을 하며, 아주 이른 나이에 유방암이 발병하고, 양측성이 흔하며, 난소암이 동시에 발병하는 등 다른 장기에 다발성 암으로 발병하는 특징을 보인다. 따라서 유방암의 가족력이 있는 모든 여성들에게 유전자 검사를 시행하지는 않으며, 유전성 유방암의 특징적인 소견을 보이는 고위험군 환자들에 한해 유전성 유방암 상담과 함께 유전자 검사가 권해지고 있다.

유방암은 흔히 선진국형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 나라의 경우 과거에는 발생률이 낮았으나 서구화된 생활 방식 및 영양과 발육 상태가 좋아지면서 점차 증가하는 추세를 보여 현재는 여성암의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러한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해 병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유방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더불어 정기적인 선별검사가 필수적이라고 김지영 전임의는 조언했다.

김 전임의는 "한국유방암학회에서는 유방암에 대해 30세 이후 매월 유방 자가검진을 시행, 35세 이후 2년 간격으로 의사에 의한 임상검진을 시행, 40세 이후 1~2년 간격의 임상진찰과 유방 촬영을 시행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유방암은 원인이 다양해 예방법이 명확하지 않은 만큼 정기적인 검사를 통해 유방 건강을 체크하는 것의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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