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여러분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백록담]여러분은 얼마나 행복하십니까?
  • 입력 : 2014. 12.08(월) 00:00
  • 강시영 기자 sykang@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지난주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 지역희망 박람회'의 화두는 '행복'이었던 것 같다. 대통령 직속 지역발전위원회와 13개 관계 부처와 17개 시·도가 공동으로 주최한 이번 행사는 지역의 다양한 정책과 사례, 성과 등을 공유하고 우리 지역의 미래 발전상을 그려보는 자리다.

개막식 주제영상에서는 지역의 요구를 반영해 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초점을 맞춘 지역발전정책 성공사례가 소개돼 시선을 모았다. 행사 기간에는 '국민에게 행복을, 지역에 희망을'이란 주제로 열린 지역발전 컨퍼런스와 문화융성을 주제로 한 창조산업 전략포럼에 각계 전문가와 시도 관계자들이 대거 몰려 높은 관심을 나타냈다.

요즘 국가나 지방정부에서 흔히 사용하는 키워드로 힐링, 삶의 질, 만족도, 융성, 행복이란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이를 두고 전문가들은 각종 경제지수로 한 사회의 발전 속도를 측정하던 프레임이 삶의 질이나 행복, 정신적인 만족 정도로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으로 본다. 이미 전 세계적으로 이러한 변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UN의 세계행복보고서나 OECD의 '보다 나은 삶 인덱스' 등에서도 사회발전의 주요 지표인 GDP(국내총생산)에 대한 한계를 지적한다. 전통적인 재해·교통·환경영향평가의 틀을 넘어 최근에는 행복영향평가, 문화영향평가란 새로운 개념도 나왔다.

서울연구원 변미리 미래경쟁력센터장은 지역희망박람회 컨퍼런스에서 행복영향평가체계 구축이란 주제의 발표를 통해 이런 세계적인 변화와 사례, 그리고 과제에 대해 공론화를 시도, 주목을 받았다. 아시아의 작은 나라인 부탄은 이미 1970년대 국가를 GDP가 아닌 국민총행복(GNH)을 기준으로 통치하겠다고 행복정치를 내세웠다. 영국의 캐머런 정부는 GDP를 대체할 웰빙지표(GWB)를 중요한 사회의 발전지표로 제시했다.

변 센터장은 흥미로운 조사결과도 내놓았다. 수도권에 사는 사람들의 경우 나이가 들수록,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 자녀가 없는 사람들에 비해 덜 행복하며, 도시가 아닌 지역에 사는 사람들도 자녀가 있는 사람들이 덜 행복한 경향을 보였다. 성별로는 여성이 남성보다 더 행복한 것으로 나타났다. 변 센터장은 이런 분석자료와 더불어 만족도, 직업, 안전, 문화, 여가, 건강, 주거, 참여, 자원봉사 등의 지표영역을 염두에 두고 행복영향평가 모형을 설정할 것을 제안했다. 그는 이어 "행복영향평가제도의 도입은 행정영역의 패러다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현 시점에서, 특히 양적 성장에서 질적 성장으로 나아가는 발전 단계에서 그 어떤 제도의 도입보다 국민중심적인 제도"라고 단언했다.

행복영향평가와 더불어 문화영향평가도 새로운 이슈다. 이 제도는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주요 계획과 정책을 수립할 때에 그 계획과 정책이 국민의 문화 향유 수준, 삶의 질 등에 미치게 될 영향을 평가하기 위한 제도로서, 문화적 가치를 사회적으로 확산하기 위해 마련됐다.

이런 변화들은 지역의 경쟁력, 경제성장 등을 사회발전의 주요 기준으로 부각시켜온 기존의 관념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사람들의 행복 정도를 사회발전의 주요 기준으로 본다는 점에서 주목할만 하다. 여러분은 얼마나 행복하신가요. <강시영 편집부국장>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46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