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슈틸리케 감독과 인재

[편집국 25시]슈틸리케 감독과 인재
  • 입력 : 2015. 01.29(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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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안컵에서 우리나라 국가대표 축구팀의 활약이 눈부시다. 특히 무명의 이정협 선수는 평가전을 포함해 3경기에서 3골을 넣으며 국민들에게 또다른 감동을 선사하고 있다. 아무도 기억하지 못하는 이류 선수로 남을뻔한 이정협은 골 결정력 부재에 시달리던 대표팀의 해결사로 부상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누구도 눈여겨 보지 않던 이정협을 파격적으로 선발 명단에 올렸다. 때문에 많은 축구전문가들의 우려를 사기도 했다. 하지만 슈틸리케 감독은 오로지 우승을 할 수 있는 인재를 찾는다는 본질에 집중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4강 진출이라는 성과로 자신의 안목을 검증받았다.

이처럼 소신껏 인재를 발굴할 수 있었던데는 외국인 감독으로서 사심을 개입시킬 여지가 덜하다는 조건도 한 몫했했다. 슈틸리케는 선수가 갖고 있는 유명세가 아니라 진짜 실력을 검증하는데 주력했던 것 같다. 이정협을 선발하기 전에는 소속팀인 상무의 경기모습을 몇차례 꼼꼼히 체크한 것으로 알려졌다.

쓸만한 인재를 골라내는 능력은 비단 스포츠계에서만 필요한 덕목은 아니다. 한 나라를 이끌어가는 대통령이 인재를 쓰는 일은 국정 운영의 기본이다. 인사에 사심이 개입될 경우 '참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국정 최고 책임자가 인사에 있어서 '공'보다 '사'를 추구한다면 어떻게 될까. 실제 최근 박근혜 대통령이 보여주는 인식은 그런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다. 비서진들에 대한 사적인 신뢰와 친밀감을 우선해 국민의 목소리는 애써 외면하고 있는 모양새다. 결국 개혁에 대한 기대는 저물고 지지율 하락이라는 상황까지 왔다.

비서진 뿐 아니라 정부 요직에 정부의 지지기반인 지역 위주로 편중 인사를 하는 것도 큰 문제다. 능력을 우선했다고 대통령은 설명한다. 하지만 이는 슈틸리케 감독처럼 무명선수의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경기장을 몇번씩 찾아가며 확인하는 노력을 기울일 때나 할 수 있는 변명 아닐까. <부미현 정치부 기자(서울 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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