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5)자궁암(?) 검진에 대한 올바른 이해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5)자궁암(?) 검진에 대한 올바른 이해
  • 입력 : 2015. 02.06(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성년 여성 1년에 한 차례씩 꾸준한 검사 필요
자궁경부암·자궁체부암으로 분류돼
자궁경부 세포진검사 등 매년 관리를
비정상적 출혈시 자궁내막암 의심도

병원 부인과 진료에서 우연히 자궁이나 난소에서 암이 발견됐을 때 매우 억울해 하는 환자들이 있다. 매년 자궁암 검진을 거르지 않고 받았는데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냐는 것이다. 환자 대부분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만을 받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는 자궁암검사가 아닌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사이다. 흔히 자궁경부암을 자궁암이라고 표현하는데 정확히 말하면 자궁암은 자궁경부암과 자궁체부암으로 분류된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검진이기 때문에 이 검사만으로는 자궁체부암이나 난소암에 대한 검진은 불가능하다.

지난해 새누리당 문정림 국회의원(보건복지위원회)이 국정감사를 위해 보건복지부 및 국립암센터로부터 제출받은 2002~2011년 암 발생현황 자료를 토대로 자궁암의 발병 추이를 분석한 결과 자궁경부암 환자는 감소하고 자궁체부암 환자는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2002년 여성 10만명당 18.4명에서 2011년 여성 10만명당 14.9명으로 약 20% 감소한 반면, 자궁체부암 발생률은 2002년 여성 10만명당 3.9명에서 2011년 여성 10만명당 7.7명으로 약 2배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2011년 국내에서 자궁경부암은 20세 이상 여성에 발병했으며 대체로 연령이 높아질수록 발병률도 높았다. 이에 반해 자궁체부암은 50대 여성에서 10만명당 10명을 상회하는 가장 높은 발생률을 보였다.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박철민 교수의 도움으로 부인과 영역에서 이뤄지는 여러가지 암검사에 대해 자세히 알아본다.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여성생식기계 암이다. 따라서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기 위해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를 30세 이상의 여성에서 2년마다 한차례씩 무료로 검사하도록 하고 있으나 성생활이 시작된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매년 1회씩 검사하는 것이 좋다. 1회의 결과가 정상인 경우 50~80%에서 자궁경부암이 없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3년 연속 정상으로 나온 경우 95%에서 정상이라고 확신할 수 있기 때문에 지속적이고 꾸준한 검사가 필요하다. 때문에 한 번의 검사에서 정상이 나왔다고 몇 년을 검사없이 안심하고 사는 사람들이 있다면 곧바로 병원에서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를 받는 것이 좋다. 한편 기존의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새로 개발된 액상 세포검사가 많이 시행되고 있긴 하지만 지금까지의 연구 결과 자궁경부암 검진에 있어서 기존의 검사 역시 효과적인 검사로 판명되고 있어 어느 검사법이든지 꾸준히 매년 검사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자궁경부암은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의해 99% 발생한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자궁경부의 정상 조직이 암으로 변하는 속도는 다른 암에 비해 매우 느린 편으로 약 1년에서 20년까지 걸린다. 따라서 암으로 변하기 전의 그 기간 동안 '전암 단계'의 병변을 찾아내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로 자궁경부암을 찾아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암 병변'을 조기에 발견해 암으로 진행되기 전에 치료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검사 목적이라 할 수 있다. 특히 자궁경부암의 '전암 단계'에서는 증상이 거의 없기 때문에 검진만이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또 최근에는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외에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도 검진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고위험 바이러스가 검출되더라도 모두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바이러스는 6개월에서 1년 이내 자연적으로 소멸되나 일부는 살아남아 자궁경부에서 조직 변화를 일으켜 자궁경부암을 유발하게 된다. 고위험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는 것은 앞으로 더욱 주의를 기울여 검진에 임해야 한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지 바로 치료를 해야 한다거나 추가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만약 검진에서 자궁경부 세포진 검사가 정상이고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가 존재하는 경우엔 6개월이나 1년 뒤에 반복검사로 바이러스가 소멸했는지 확인하면 된다. 그러나 고위험 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자궁경부 세포진검사 역시 비정상으로 나온 경우엔 즉시 자궁경부 확대경검사 및 조직 생검을 시행해 현재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자궁내막암

자궁내막암이란 자궁체부 중에서도 자궁내막에 발생하는 암이다. 주로 미국과 같은 선진국에서 많이 발생하는 여성생식기계 암으로 알려져 있는데 우리나라에서도 점점 증가하는 추세이다. 자궁내막암은 자궁경부암과는 달리 전암 단계의 병변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다. 그렇지만 대부분의 자궁내막암은 발병 초기에 비정상적인 자궁 출혈이 증상으로 나타나게 된다. 평소 생리와 다른 비정상 출혈이 지속적으로 있을 때 혹은 폐경 여성에서 새롭게 출혈이 생긴 경우에는 병원에서 현재의 자궁내막 상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이러한 초기증상이 있을 때 병원 진료를 통해 자궁내막암이 조기에 발견된다면 적절한 치료로 완치될 수 있지만 증상을 간과하고 진료를 미루면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도 있다.

#난소암

난소암은 자궁경부암에 비해 발생율이 적은 편이지만 발견 당시 대부분 병기가 3기를 넘는 매우 위험한 상태인 경우가 많다. 난소암은 자궁내막암과 마찬가지로 전암단계의 병변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는데다가 자궁내막암과는 달리 발병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도 없어 증상이 생기고 병원을 방문하는 경우엔 병이 매우 위중한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초기에 난소암을 발견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정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시행해 난소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다. 또 종양수치 검사인 CA-125 혈액검사를 함께 하는 것도 도움이 되기는 하지만 난소암 초기에는 정상 범위인 경우가 많고, 다른 자궁 질환으로 인해 증가하는 경우도 많아 검진보다는 주로 보조적인 검사법으로 이용된다.

박 교수는 "여성생식기계에서 조기 검진이 가능한 암은 자궁경부 세포진검사에 의한 자궁경부암이 유일하다. 성생활이 시작된 20세 이상의 여성이라면 매년 1회씩 지속적이고 꾸준한 검사가 꼭 필요하다"면서 "가능하다면 매년 자궁경부 세포진검사를 받을 때 초음파 검사도 같이 시행해 자궁이나 난소에 이상이 없는 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또 비정상 출혈을 포함해 평소와 다른 증상을 경험한다면 미루지 말고 즉시 가까운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88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