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7)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잇몸 뼈가 녹는다?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7)골다공증 약을 먹으면 잇몸 뼈가 녹는다?
뼈 튼튼하게 하는 藥이 오히려 치과의 毒으로
  • 입력 : 2015. 02.27(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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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골다공증 환자들을 중심으로 비스포스포네이트 성분의 치료제를 오래 복용하면서 턱뼈가 파괴되는 후유증이 나타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치과 송지영 교수(왼쪽)가 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비스포스포네이트 관련 질병 '악골괴사'
장기복용·주사제·음주흡연자 등도 위험
고령환자 약물 투여 전 치과검진은 필수

최근들어 제주대학교병원 치과에는 "이를 뺀 후 상처가 아물지 않고 고름이 나온다"며 불편감을 호소하는 할머니들이 하루에 한 사람 이상 찾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골다공증약, 특히 비스포스포네이트(bisphosphonate) 성분을 일주일에 한번씩 혹은 한달에 한번씩 먹는 약을 복용하고 있거나 주사제로 골다공증을 치료하는 경우다. 비스포스포네이트 약제는 뼈를 파괴시키는 파골세포의 활성을 억제하거나 파골 세포의 세포자살을 유도해 우리 몸에서 골흡수를 억제하는 약물로, 주로 골다공증 치료 및 파제트병, 악성종양의 골 전이를 막는데 쓰이는 치료제이기도 하다. 직접 겪어보지 못했거나 주위에 관련 환자가 없다면 지나칠 수 있는 골다공증 약 복용으로 발생하는 치과질환에 대해 제주대학교병원 치과 송지영 교수의 협조로 자세히 알아본다.

비스포스포네이트는 1995년 처음 도입, 사용되기 시작했으며 골밀도 감소를 억제하고 골절을 예방해 골다공증 치료에 탁월한 효과를 보였다.

하지만 장기간 사용한 비스포스포네이트 약제가 악골의 괴사를 일으키는 사례가 보고되면서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관련한 악골의 괴사(Bisphosphonate Related Osteonecrosis of the Jaw(BRONJ))라는 질병의 하나로 치과적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BRONJ는 비스포스포네이트를 과거나 현재 복용한 경력이 있고, 방사선 치료를 받았던 경력이 없는 환자의 악골에서 노출된 턱뼈가 적절한 치유에도 불구하고 8주 이상 지속되는 경우라고 정의되고 있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관련해 악골 괴사가 일어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고 있다.

골다공증을 치료하기 위한 약을 복용하기 전에 치과검진이 받는게 도움이 된다. 노인의 날 기념행사 '꿈꾸는 시니어 페스티벌 무한청춘'에서 어르신이 하모니카 연주를 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확한 치료 방법의 기준이 아직 명확하게 마련돼 있지 않아 일단 한번 발생하면 치료에 어려움이 매우 많다. 보통은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장기간 복용한 환자에서 발치 및 임플란트 수술을 한 경우나 잘 맞지 않는 의치에 의해 구강 내 골이 노출되는 경우 골이 치유되지 않고, 구강 내 세균이 노출된 골에 감염을 일으켜 붓고 고름이 나오고 악취 및 심한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

비스포스포네이트와 스테로이드를 함께 투여받은 경우 더욱 발생 빈도가 높으며 ▷장기간 복용할 수록 ▷먹는 약 보다는 주사제인 경우 ▷구강 내 위생이 불량하거나 음주나 흡연을 하는 환자들에게서 위험도가 더욱 높다.

골다공증 빈도가 높은 여성 환자들에게서 골 괴사가 발생할 확률이 현저히 높으며, 3년 미만으로 투여 받은 환자가 다른 스테로이드 치료나 당뇨, 악성종양, 항암요법 등 전신증상이 없는 경우에는 계획된 발치나 잇몸 수술은 가능하다. 임플란트 수술도 가능은 하지만 계속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해야 한다면 골괴사의 위험성을 알리고 주기적인 관찰이 필요하다. 3년 미만으로 다른 전신적인 요인, 스테로이드 동시 복용이나 조절되지 않는 당뇨 및 항암요법을 받는 경우에는 골다공증을 처방한 의사와 상의해 치과 치료 3개월 전부터 골다공증 약을 중단하고 수술을 고려한다. 하지만 이 또한 3개월을 골다공증약을 중단 한 후 수술했을 때 수술 결과를 호전 시킨다는 연구 결과는 없는 실정이다.

3년 이상 투여한 경우 발치 및 잇몸 수술은 비수술적으로 골 삭제를 동반하지 않고 제한적으로 시행해야 한다고 알려져 있다.

이미 BRONJ로 진단된 환자들의 치료 방법으로는 보통 6개월에서 1년 정도 비스포스포네이트를 중단하고 구강 내 살균 소독제(클로로헥시딘)와 단기간의 전신적인 항생제 투여를 시행하며, 괴사된 부위가 잘 국소화돼어 부골이 생성되면 적출하는 방법이 흔히 쓰인다.

골다공증은 주로 고령의 환자에게서 나타나며, 이런 환자들은 치과적으로 만성 치주염 및 잔존 치근을 갖고 있다. 따라서 치과적으로 매우 빈번하게 발치 및 잇몸 수술이 필요하다. 아직까지 비스포스포네이트와 관련한 악골 괴사에 명확한 기전이나 치료 방법이 밝혀진 것이 없기 때문에 비스포스포네이트 투여 전 치과검진으로 치료 완료 후 투여하거나 가능하다면 치과적으로 취약한 환자들은 투약 종류를 변경하는 것을 전문의들은 추천하고 있다. 이와 함께 이미 비스포스포네이트를 복용하는 환자들에 대한 골괴사 가능성 및 구강 위생관리에 대한 철저한 교육이 이뤄져야 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송지영 교수는 "골다공증 약물 부작용의 심각성을 인지한 미국에서는 골다공증 환자의 약물 복용 전 치과 내원을 권장하는 가이드라인이 공개됐다"면서 "뼈를 강화하려고 약을 복용했다가 턱뼈와 잇몸이 녹아 사라지는 비극을 예방하려면 약 복용 전에 치과 검진을 필수적으로 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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