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빵과 장미
  • 입력 : 2015. 03.05(목) 00:00
  • 박소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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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8일은 '세계여성의 날'이다. 유엔(UN)이 지정한 국제기념일인 '세계여성의 날'이 얼마남지 않은 만큼 여기저기서 이를 기념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주하다.

'세계여성의 날'하면, 공식처럼 따라붙는 구호가 있다. 바로 '빵과 장미'다. 1908년 3월 8일, 1만5000명이 넘는 미국의 여성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거스 광장에 모여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섬유산업 공장에서 일하던 이들은 하루 12~14시간씩 먼지 자욱한 현장에서 일하며 고된 노동에 시달려오다 결국 거리로 나오게 된 것이다.

이들이 요구한 것은 노동권과 참정권 보장이었다. 당시 거리에 나온 여성노동자들은 "생계를 위해 일할 권리(빵)를 원하지만 인간답게 살 권리(장미) 또한 포기할 수 없다"고 외쳤다. '빵과 장미'라는 문구가 '세계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구호가 된 배경이다. 직접 구호로 처음 등장한 것은 1912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 로렌스에서 일어난 파업에서부터다. 영국 거장 켄 로치 감독의 영화 제목으로 이 문구는 더욱 알려졌다.

107년 전부터 외쳐온 '빵과 장미'라는 구호는 여전히 들려온다. 시대가 달라져도 그 현실은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의미일 것이다. 매년 '세계여성의 날'이 다가오면 여성과 관련한 기사들이 무수히 쏟아져 나온다. 경력이 단절되는 워킹맘들의 현실은 물론 비정규직 여성노동자, 출산휴가·육아휴직 등 자신의 권리를 당당히 누리지 못하는 여성들의 모습까지 매년 단골처럼 등장한다.

제주지역 상황도 마찬가지. 제주 노동시장의 경우 1차 산업 비중이 큰 산업구조로 돼 있다. 이로인해 노동시장 약자인 여성들의 선택의 폭이 제한적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학교비정규직노조 등 도내 곳곳에서 여전히 '빵과 장미'를 외치며 고군분투하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해결해야 할 과제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소정 뉴미디어국 뉴스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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