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중앙부처 문전박대 피할 길은

[편집국 25시]중앙부처 문전박대 피할 길은
  • 입력 : 2015. 03.19(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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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앙부처 고위공직자로부터 들은 일화다. 자신이 지자체에 근무할 때 한 중앙부처의 국장을 만나러갔는데 30여분을 문 밖에서 기다렸지만 얼굴을 비추지 않더라는 것이다. 눈치로 보아 다른 사람과 면담을 하거나 하는 불가피한 상황이 아닌 것 같은데도 좀처럼 나올 생각을 하지 않았단다. 기다림이 길어지자 혹시나 하고 자신의 직전 보직을 비서실을 통해 전했다. 그는 고위 공직자들의 재산을 관리하는 중앙부처 부서의 책임자로 일했었다. 말을 전하자마자 담당 국장은 한걸음에 달려나와 그를 맞이했다. 이 경험담을 전하면서 그는 지자체가 겪는 중앙절충의 어려움을 단편적으로 느낄 수 있었다고 전했다.

지자체의 중앙절충력은 어느 지역을 막론하고 지자체의 역량을 가늠하는 중요한 잣대가 된다. 특히 예산 정국이나 지역의 주요 현안에 대해서는 일이 잘 풀리지 않으면 여지없이 중앙절충력이 도마에 오른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지자체 공무원들이 일면식 없는 중앙부처나 국회 관계자에게 현안을 얘기하기는 쉽지 않다. 중앙부처가 전국의 지자체 공무원을 일일이 대응할 수 없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중앙절충을 위한 여러 방법이 도모되는데 중앙부처와의 인사교류가 그 중 하나다. 지자체 공무원은 중앙부처 근무를 통해 행정의 시야를 넓히고 인맥을 구축할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나중에 지자체로 돌아가면 그 때의 경험과 인맥이 큰 자원이 될 수 있다. 다행히 최근 제주도정도 중앙부처 인사교류에 좀 더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것 같다. 하위직을 중심으로 매해 조금씩 인사교류 수가 늘고 있다. 다만, 업무 권한이 많아지는 고위직으로 갈수록 파견에 대해 부담감을 느끼고 있는게 아쉽다. 하지만 현실이 따라주지 않는다고 그 중요성까지 간과하진 말아야 할 것이다. 제주출신의 한 중앙부처 공직자는 말했다. "제주처럼 인적 자원이 부족한 곳일수록 더 적극적으로 교류해야 한다"고 되새겨 들을만하다. <부미현 정치부 기자(서울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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