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1)불임 30대 후반 40대 초반 증가율 높아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1)불임 30대 후반 40대 초반 증가율 높아
"의생명과학 인프라 갖춘 제주에서 해법 모색을"
  • 입력 : 2015. 03.27(금) 00:00
  • 조상윤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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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여성 불임환자는 30∼34세가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35∼39세, 25∼29세 순으로 나타났다. 사진은 마사지 체험을 하고 있는 만삭 임신부 부부들. 연합뉴스

저출산·고령화는 사회 전 분야 위협
난자의 품질저하 가장 큰 불임 원인
세포은행·인공수태술 지원 등 모색

아이를 갖고 싶어도 갖지 못하는 불임부부가 증가하고 있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뿐만 아니라 불임문제는 이제 가족과 사회를 떠나 국가문제로 확대된지 오래다. 최근들어 베트남에서는 정부가 '대리모'를 통한 출산을 허용하는 법을 시행하면서 정부 지정 시술병원을 찾는 불임부부들이 줄을 잇고 있다는 언론보도도 있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발표한 최근 5년간(2008∼2012년)의 건강보험 진료비 지급자료에 따르면 '불임'으로 인한 건강보험 진료환자의 전체인구가 2008년 16만2000명에서 2012년 19만1000명으로 연평균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같은 기간 연령대 별로 인구 10만명당 불임 진료현황을 따져보면 남성은 35∼44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연평균 증가율 16.2%)했고, 이어 45∼49세에서 12.8% 증가했다. 여성의 경우는 35∼39세에서 가장 크게 증가(연평균 증가율 10.8%)했고, 이어 40∼44세에서 10.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2년 기준으로 여성 불임환자는 30∼34세가 3658명으로 가장 많았고, 그 뒤를 이어 35∼39세(1920명), 25∼29세(1352명) 순으로 나타났다. 제주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손영수 교수의 도움으로 불임에 대해 알아본다.

'불임(不姙)'이라는 용어는 '피임을 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성생활을 하면서 1년 내에 임신이 되지 않은 경우'로, 불임이라는 용어는 임신과 관련된 현재의 상태를 잠정적으로 표현하고 있을 뿐이며 미래의 임신 가능성이나 난이도에 대한 평가를 전혀 담고 있지 않은 의학 분야의 가치 중립적 용어이다.

아울러 합계출산율(Total Fertility Rate)은 '여성 1명이 가임기간(15~49세) 동안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평균 출생아 수'를 나타내는 것으로서 합계출산율이 높을수록 한 여성이 출생하는 자녀 수가 많다는 의미가 된다. 2014년 보건복지통계연보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1.19이다.

인구통계학적으로 볼 때 전체 인구의 약 10%는 불임의 정의 범주에 속한다. 그렇다고 인구의 10%가 일생 동안 자손을 볼 수 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앞서 언급했듯이 불임이라는 용어는 임신과 관련된 현재의 잠정적 상태를 표현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여성 나이 30대 중반 이후에는 불임의 가능성이 높아 진다는 사실이다.

불임의 가능성이 높아지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생성되는 난자의 품질적 저하이다. 인간의 생식과정 역시 포유류 및 기타 고등 동물의 생식과정과 유사한 특성을 많은 점에서 공유하고 있다. 소, 돼지, 말 그리고 개 등의 포유류의 가임력 역시 성년기를 지나면서 급격히 감퇴되고, 태어나는 새끼들도 결함을 지니는 비율이 높아진다. 닭, 비둘기, 십자매 등의 조류의 난자(알)의 품질 역시 성체의 나이가 들어 감에 따라 눈에 띄게 저하된다. 계란을 예로 들면 노른자의 형태, 탄력, 빛깔 등이 동그랗고 탄력있으며, 진하고 윤기있는 노란색을 띠던 것이 펑퍼짐해지고, 탄력이 없어지며 색깔도 허옇게 변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사람의 난자의 경우에 있어서도 불임클리닉의 체외수정실에서 관찰하는 경우 계란에서와 마찬가지의 품질 저하 현상을 그대로 관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난자의 품질 저하는 연속·필연적으로 수정율의 저하를 포함해 수정란의 품질 저하와 착상율의 저하, 자연 유산율의 증가 및 다양한 산과적 결실 저하로 이어진다.

난자의 질적 결함으로 인한 대표적인 임상적 사례는 잘 알려져 있는 다운증후군이다. 여성이 난자를 생성할 때 그 자신이 갖고 있는 23쌍 염색체의 반쪽을 그 속에 담는다. 마찬가지로 남성은 정자를 생성할 때 그 자신이 갖고 있는 23쌍 염색체의 반쪽을 그 속에 담는다. 그런데 난자가 생성될 때 23쌍의 염색체 중 21번 염색체가 분리되지 않고 붙은 채 그대로 난자에 담기는 경우에 정상적인 정자와 결합해 수정란을 형성하면 그로부터 발생하는 개체는 21번 염색체를 3개 갖는 다운증후군이 되는 것이다. 이러한 21번 염색체의 분리 장애는 여성의 나이와 밀접한 연관이 있음이 의학적으로 증명돼 있다고 손 교수는 강조했다.

불임의 우려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생식세포의 건전성의 저하로 인해 다양한 산과적 결실 저하로 이어질 수 있는 여성의 만혼 문제는 단순한 보건의학적 문제에 그치지 않고, 세계 최저 수준의 합계출산율이라는 저출산 문제와 결합해 국가적 위기로 다가 오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 실정이다.

특히 저출산·고령화의 거센 파고는 예상을 훨씬 뛰어 넘는 영향력과 파괴력으로 모든 사회분야에서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의학 및 의·생명과학 분야에서도 여성의 만혼과 저출산으로 인한 난자의 품질 저하와 그에 따르는 수정율의 저하, 수정란의 품질 저하, 착상율의 저하, 자연 유산율의 증가 및 다양한 산과적 결실 저하에 대한 해결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불임학 분야에서는 생명윤리 및 의료윤리적 검토를 거쳐 (특별한 대상이 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젊은 시절 혹은 (병전에) 건강한 난자 혹은 배아를 동결 보존해 이후 임신을 원하는 적절한 시기에 건강한 자녀를 얻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전국망의 대규모 '생식세포은행'의 설치와 '인공수태술(보조생식술)'의 저비용·고편익 이용 등의 방법론을 지속적으로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손영수 교수는 이에 따라 여성만혼과 저출산으로 인구 국가적 위기에 대해 의학적 및 의·생명과학적 측면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최적지는 제주특별자치도라는 점을 주장하고 나섰다. 손 교수는 "제주특별자치도는 국제자유도시로서의 자유로운 출입도의 조건과 관광과 연계한 다양한 인공수태술 프로그램의 개발 가능성을 들 수 있겠지만 무엇보다도 의학 및 의·생명과학의 첨단기술적 내용을 수행을 해 낼 수 있는 인적 자원이 튼실하게 존재하고 있다"며 "의·생명과학의 세계 첨단기술을 보유한 박세필교수팀을 비롯해 의학 및 의·생명과학 분야의 전문 인력을 보유하고 있는 경쟁력있는 제주대학교가 적격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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