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9)알레르기 비염과 설하면역치료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19)알레르기 비염과 설하면역치료
개인상황에 맞게 적절한 치료방법 선택을
  • 입력 : 2015. 05.2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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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 다양한 증상을 보이면서 일상생활이나 학업에 심각한 지장을 준다. 특히 천식이나 부비동염 등 다른 질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 작은 사진은 설하면역치료로 혀 아래에 항원을 놓고 2~3분 기다리는 방법으로, 집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 강경민기자

많은 환자들 "고치지 못하는 병" 인식
피하면역 치료 효과… 드물게 부작용
3~5년 설하면역치료시 효과지속 장점

"콧물, 재채기로 사람들 앞에 서기가 부끄럽다. 코도 많이 막히고 집중이 안돼서 공부하기가 힘들다." 알레르기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호소하는 증상들이다. 너무 많이 알려져 있어 새삼스럽지 않을 정도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강주완 교수의 도움으로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 대해 알아본다.

<강주완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알레르기비염은 주로 꽃가루나 집먼지 진드기에 감작돼 나타나게 되며, 특정 계절에 간헐적으로 나타나는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과 시기에 관계 없이 증상이 지속적으로 반복되는 통년성 알레르기 비염으로 구분하기도 한다.

알레르기 비염은 생명을 위협하는 위험한 질환은 아니지만 일상생활이나 학업에 심각한 지장을 주기도 하며, 천식이나 부비동염 등 다른 질환의 위험인자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다. 뿐만 아니라 최근 알레르기 비염으로 고통 받고 있는 환자의 수가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2008년도에는 476만5000명이었던 환자가 2012년에는 626만9000명으로 증가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회피요법을 비롯한 환경조절, 항히스타민제나 국소비강용제 등의 약물 치료가 주로 사용되며, 코막힘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개선을 위해 수술적인 치료가 시행되기도 한다. 하지만 환경개선이나 회피요법만으로는 완전한 증상 개선이 어렵다고 알려져 있다. 약물 치료의 경우에도 증상 개선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근본적인 원인의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때문에 증상이 있을 때마다 약물을 복용해야 한다는 점에서 증상이 자주 발생하는 경우에는 지속적인 약물 복용이 필요할 수 있다. 또 일부에서는 이러한 약물 복용에 내성이 생기거나 반응을 보이지 않는 경우도 있다. 때문에 많은 환자들이 알레르기비염을 고치지 못하는 병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환자들의 경우 알레르기 비염의 근본적인 병태생리를 고치기 위한 면역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천식이나 심한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피하주사를 이용한 면역 치료가 오랜기간 이뤄져 왔다. 완전한 기전이 규명돼 있지 않지만 면역치료를 사용할 경우 알레르기 물질에 대한 면역 관용성을 유도해 증상 개선과 함께 약물 사용을 줄이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특히 피하면역치료는 오랫동안 이뤄져 왔으며, 효과면에서 좋은 결과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피하 주사를 위해 정기적으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는 점과 드물긴 하지만 전신적인 부작용이 나타난다는 위험 때문에 안전한 경로를 통한 면역치료의 필요성이 제기됐다. 이런 이유로 약 30년전 경구를 통한 설하(혀밑)면역치료가 처음 소개됐고,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일부 항원에서 상용화된 설하면역치료가 이뤄지고 있다. 설하면역치료는 혀 아래에 항원을 놓고 2~3분 정도 기다려 주는 방법이다.

설하면역치료가 피하면역치료에 비해 갖는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안전성과 편이성이다. 피하면역치료도 오랫동안 안전성이 보고돼 왔고, 아울러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해 진행한다면 안전하게 시행할 수 있다. 이와 함께 피하면역치료의 경우 드물게 전신 반응에 의한 심각한 부작용이 발생하지만, 설하면역치료의 경우 전신적인 부작용이 거의 없으며 대부분 구강내의 가려움증이나 부종, 소화기계 증상(구역, 구토, 설사 등)으로 나타난다. 이들도 대부분 초기 치료시 나타나며 1개월 이내에 대부분 소실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5세 이상에서는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고 권고하고 있다. 더불어 주사를 맞아야 한다는 불편함에서 벗어나 집에서 자기가 복용하며 치료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설하면역치료에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은 바로 오랜 치료 기간이다. 아직까지 표준화된 면역치료의 기간은 없으나 대부분 3년에서 5년 정도 치료를 시행하는 것을 권유하고 있다. 기나긴 치료 시기를 잘 넘긴다면 기존의 약물들이 일시적인 증상 개선 효과만을 보이는 반면에 면역 치료의 경우 치료 중단 후에도 효과가 지속된다는 장점이 있다. 4~5년간 꾸준히 면역치료를 시행한 경우 중단 후 8년까지도 치료 효과가 지속됐다는 연구결과 보고가 있다.

설하면역치료의 경우 꽃가루에 감작된 계절성 알레르기 비염이나 집먼지진드기에 감작을 보이는 통년성비염을 비롯해 ▷약물 치료에 반응을 보이지 않는 환자 ▷약물에 전신적인 부작용을 보이는 환자 ▷피하면역 치료에 순응도가 떨어지거나 거부하는 환자에 사용할 것을 권유되고 있다. 이후 유럽알레르기면역 학회나 세계알레르기학회 등에서도 설하면역치료가 알레르기 비염의 치료에 효과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고 권고했다.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 다양한 치료 방법을 개인의 상황에 맞게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며 적절한 치료 방법을 택함으로써 만성적인 괴로움에서 벗어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주완 교수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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