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메르스 격랑 속 대한민국호

[편집국 25시]메르스 격랑 속 대한민국호
  • 입력 : 2015. 06.04(목)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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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호흡기증후군 '메르스'의 확산세가 심상찮다. 어제 오후 5시까지 메르스 확진환자는 사망자 포함 30명, 감염 의심자 368명, 격리대상자는 1364명에 이른다. 수도권 지역에 한정됐던 확진환자도 전국으로 확대되는 모양새다. 많은 여행객들이 찾는 제주도 긴장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

메르스 발생 초기 대다수 국민들은 그다지 경각심을 갖지 않았다. 전파력이 다른 전염병에 비해 현저히 낮다는 정부의 말을 신뢰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지금 대한민국은 혼란 그 자체다. 정부의 방역만 믿고 있던 국민들을 3차 감염자가 속속 나오면서 어떻게 대처해야 할 지 몰라 안절부절 못하는 모습이다. 병원을 가도 될지, 감염자가 발생한 병원이 어디인지, 행동지침이 없기 때문이다. 정부의 방역체계에 구멍이 뚫려있다는 정황도 계속 나와 불안을 부추기고 있다.

정부를 신뢰하지 않는 것은 비단 우리 국민들만이 아니다. 중국, 일본, 홍콩 등 주변국들은 도끼눈을 뜨고 있다. 홍콩 보건당국은 3일 "한국 정부가 메르스가 발생한 의료시설의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 정보의 투명성이 낮고 우려가 고조된다"며 당분간 우리나라와 의료 교류를 중단하겠다고 밝혔다.

사태가 확대되자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오후 메르스 대응 민관합동 긴급점검회의를 소집했다. 하지만 골든타임을 놓친 것은 아닌지 우려가 깊다. 여당에서 조차 정부에 대한 성토가 나온다.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은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불과 1년 전 세월호 사태가 일어났을 때 정부가 허둥대고 제대로 방향을 못잡은 결과 1년 후 지금까지도 우린 세월호에 시달리고 있다"고 뼈있는 말을 했다.

지금까지 일련의 일들을 돌아보면 메르스는 세월호의 기억을 자꾸 불러낸다. 정부는 세월호가 우리나라와 국민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방역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 <부미현 정치부 기자(서울주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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