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4)궤물오름~큰노꼬메오름~고사리밭~어음천~애월 국유림 임도~천아오름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4)궤물오름~큰노꼬메오름~고사리밭~어음천~애월 국유림 임도~천아오름
사방팔방이 초록빛… 빗속 곶자왈은 더 깊고 신비롭다
  • 입력 : 2015. 06.12(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참가자들이 드넓은 냉이밭을 줄지어 걷고 있다. 강희만기자

코스 중간중간 과거 목축문화 발자취 오롯이
냉이밭·고사리밭·산딸기밭은 예상외의 선물
어음천 길 잃기 쉽상… 전문가도 나침반 이용

사람들은 묻는다. 제주에 가려면 언제가 가장 좋은지. 나는 답한다. 언제든 좋다고.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를 다녀오면 그 확신은 더 강해진다. 어느 계절이든 어떤 날씨든 '오늘이 트레킹 하기에 가장 좋은 날'이기 때문이다.

제주의 오름과 그 오름들 사이에서 물결치듯 형성된 곶자왈을 탐방하는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 네번째 에코투어는 궤물오름을 시작으로 큰노꼬메오름~작은노꼬메오름 입구~고사리밭~어음천~애월 국유림 임도~천아오름을 잇는 코스로 진행됐다.

가장 먼저 도착한 곳은 궤물오름 주차장. 이곳에서는 안전요원 김홍준(한라산등산학교)씨가 안전준비운동을 알려줬다. 김씨는 "비가 오는 날씨에 트레킹을 한다는 것은 위험요소가 몇배 더 도사린다"며 "안전한 트레킹을 위해서는 배낭을 반드시 매야하고 사전에 준비운동을 확실히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몸을 푼 다음 궤물오름으로 향했다. '궤물'은 그 곳에서 샘물이 솟아나는데서 유래한다. 궤물오름은 제주시 애월읍 유수암리에 위치하고 있다. 1937년 일제강점기에 바닷가에서 모래와 자갈을 등짐으로 운반하여 궤물에서 흘러나오는 물을 가두어 목축에 필요한 급수장으로 이용하였으며 제주선조들의 목축문화의 발자취를 더듬어 볼 만 한 곳이다.

줄지어 궤물오름 정상에 올랐다. 시야가 트이지 않았지만 구름속에 서있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킬만큼 환상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그리고 오름을 돌아 내려온 목장은 온통 냉이로 뒤덮였다. 냉이밭을 가로질러 큰노꼬메오름으로 오르는 길은 삼나무숲길과 서부지역 곶자왈의 진수를 만나게 된다. 다음 목적지까지는 너른 목장지대를 따라 걸었다.

쉽게 갈 수 없는 어음천의 신비로운 자태가 드러났다. 참가자들은 연신 감탄사를 쏟아냈다.

큰노꼬메오름 정상까지는 다소 가파른 코스. 오르막길을 따라 오르고 또 오르니 숨이 가빠온다. 결국 정상정복. 여전히 시야는 막혀있지만 사방이 트인 오름정상은 모든 이들의 얼굴에 미소를 머금게 한다.

큰노꼬메오름에서 숨을 고르고 작은노꼬메오름으로 향하는 길로 접어들자 내리막길이 또 가파르다. 얼마정도 내려왔을까. 고사리밭이 펼쳐지고 그 주변은 산딸기가 지천이다. 산딸기를 손바닥에 잔뜩 올려 나눠먹는 그맛. 피로감을 날리는데 손색이 없다. 넓은 고사리밭은 참가자들의 걸음을 바쁘게 했다. 빗방울이 맺혀 더 잘보이는 고지대 고사리는 매혹적인 자태를 뽐내고 있었다.

트레킹에서 만난 산수국들.

이권성 소장은 "이번 코스에 포함된 어음천은 일반인들이 쉽게 찾기 힘든 곳"이라고 소개했다. 잘못 접근했다가는 길을 잃기 쉽상인 코스. 그만큼 신비로움은 컸다. 안개가 잔뜩 낀 날씨 탓에 시야가 확보되지 않으면서 길잡이 역할을 한 이 소장도 나침반에 의지해 일행을 이끌었다. 이날 트레킹에서 어음천을 따라 밑으로 걸을 예정이었지만 비날씨로 코스가 단축됐다. 참가자들은 신비로운 곶자왈과 하천, 숲의 자태에 연신 탄성소리를 냈다.

비가 촉촉하게 내리는 트레킹 중 만나는 각양각색 꽃들은 또다른 기쁨이다. 삼나무를 타고 올라가는 덩굴 산수국을 처음 보는 행운을 얻었다. 빗방울이 대롱대롱 달려있는 분홍찔레꽃은 색다른 아름다움을 준다.

제주야생동물보호센터장을 맡고 있는 강희만 본보 사진부장의 '곶자왈에서 만날 수 있는 새들의 생태'에 대한 설명으로 트레킹은 더 풍성해졌다. 몇시간동안 비를 함께 맞고 이곳 저곳을 누비면서 묘한 '동지애'가 느껴졌다.

곰취와 참나물 등 먹을 수 있는 산야초와 독초를 구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 특히 우연히 만난 독초에 대한 설명은 참가자들을 초집중시켰다. 우연히 마주한'미치광이풀'은 참가자들이 일제히 카메라 플래쉬를 터뜨렸다. 미치광이풀은 독을 지니고 있어 잘못 먹으면 미치광이가 된다고 알려져 있다.

삼삼오오 마주앉은 식사시간은 참여자들의 원기를 충전시켜줬다. 향긋한 산야초 몇장은 도시락을 훌륭한 웰빙쌈밥으로 변모시켰다. 식사후 힐링투어에 대한 감동을 공유하는 시간도 가졌다. 트레킹에 대해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감동'을 표현했다.

갓 제주도민이 됐다는 참가자든, 새벽 이른시간부터 멀리서 참가한 이든, 부부·친구 등 함께 참가한 참가자든 "감동에 중독됐다"는 말에 공감했다. 양상철(제주시 이도2동)씨는 "늘 산에 다니고 있지만 이렇게 빗속에 알려지지 않은 숲길을 걸은 것은 처음인데 숲의 '깊은 맛'을 제대로 느낀 날"이라고 말했다.

돌아내려오는 길에 만난 천아오름은 어승생악 서쪽 2.5km지점 신엄공동목장안에 위치한 오름이다. 남쪽봉우리를 중심으로 북서쪽으로 패어있는 소규모 말굽형 화구를 이루고 있다.

트레킹을 마친후 이진희씨는 "비가 와서 더 좋았다. 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의 크고 작은 오름들이 또 머릿속에 그려진다. 안개속의 주변 풍경이 정말 좋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5차 에코투어는 13일 열린다. 법정사 ~ 하원수로길 ~ 고지천 ~ 언물 ~ 궁산천 ~ 표고밭 ~ 어점이오름 ~ 한라산둘레길 ~ 산록도로 코스로 진행된다. 문의 750-2200, 2102.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8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