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경영자금 지원한다지만 '그림의 떡'

긴급 경영자금 지원한다지만 '그림의 떡'
[찾아가는 편집국]메르스 여파 제주관광 후폭풍에 휘청
道, 메르스후 업계와 잇단 간담회 불구 달라진것 없어
  • 입력 : 2015. 07.13(월)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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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라일보는 메르스 사태로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의 애로사항을 듣기 위해 지난 9일 제주도관광협회에서 '찾아가는 편집국'을 운영했다. 강희만기자

제출서류 종류 많고 까다로워 실질적인 도움은 안돼
메르스 청정지역 홍보·전세기 투입 등 대책 마련을

메르스 사태로 제주도 관광업계가 직격탄을 맞자 제주특별자치도는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계획을 발표하는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특히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지난달 12일 제주도관광협회 업종별 분과위원회에 참여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달 30일 관광분야 젊은 인재들과의 토론회, 7월 2일 관광사업체 대표자와의 간담회, 9일 관광호텔 대표와의 간담회를 열어 각계각층의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 메르스 여파로 피해를 입은 관광사업체 관계자들을 직접 만나 제주관광의 경쟁력 강화 방안을 모색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현장에서 만난 관광업체 관계자들은 "달라진 게 없다"는 말로 불만을 표시하고 있다.

한라일보 '찾아가는 편집국'에 참가한 제주도관광협회 각 분과 관계자들은 작심한 듯 도정에 대한 비판을 이어갔다. 가장 많이 언급된 부분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제주도가 발표한 특별경영안정자금 지원대책이다. 복잡한 절차와 미미한 지원 금액도 문제이지만 정작 메르스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계를 위한 대책과는 거리가 멀다는 게 중론이다.

강인철 국내여행업분과위원장(제주레저관광 대표)은 "아직 제주 방문 관광객의 70% 정도는 내국인이지만 행정은 너무 외국인 유치에만 치우쳐 있다"며 "메르스 관련 회복단계를 보면 국내 관광객은 이미 7~8월에 회복되고 있으므로 도정은 내국인 관광 활성화 정책을 강화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김두흥 국제여행업제1분과 위원장(그랜드투어 대표)은 "메르스 종결 선언을 해도 갑자기 관광객이 몰려오는 게 아니므로 바캉스 시즌은 이미 끝나버렸다. 관광사업자들은 기가 찰 노릇"이라며 "제주도 차원에서 메르스 청정지대에 대한 홍보활동과 함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전세기를 투입하는 등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제주도는 결국 놀이동산밖에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양훈 일반숙박업분과 위원장(제주통나무휴양펜션 대표)은 "메르스 사태 이후 제주도나 국가가 어려운 기업체에 지원하려고 노력하는 건 알지만 이와 관련해 황당한 서류를 봤다"며 "중소기업공단이 지원하는 여행업과 숙박업 분야가 법률적 용어도 아니고 들어보지도 못한 굿스테이와 코리아스테이라고 명시돼 있다. 관광협회에 문의했더니 제주도에 15개 업체가 있다고 하는데, 지원하려면 일관성 있게 관광진흥법에 의한 호텔업과 숙박업으로 명시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권혁성 휴양리조트업분과 위원장(다인리조트 대표)은 "제주도가 메르스 지원책을 제시해 거래은행에 문의했더니 회사 담보로 하든가 신용보증기금이나 신용보증재단으로 하라고 했다"며 "그쪽에 알아보니 기존에 이뤄진 건 한도가 있어서 어렵고, 신규로 시작하는 건 점수를 내기 힘들어 100곳 중 4~5개만 해줬다고 한다. 실질적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건 없다"고 말했다.

강영일 골프장업분과 위원장(타미우스골프앤빌리지 대표)은 "골프장은 메르스 때문이 아니라 일반적으로 어렵다. 지금 30개 업체 중 약 25개 업체가 적자 상황"이라며 "골프장업계의 이슈는 종합토지세이다. 7~9개 업체가 종합토지세도 못 내는 상황이므로 현재 3%인 세율을 특별자치도 출범 이전의 2%로 유지해달라"고 요구했다.

장지명 관광지업제2분과 위원장(세리월드 대표)은 "공무원들이 업체와 함께 은행에 가서 어떻게 상담하고 대출받는지를 파악하면 가능한데도 안한다"며 "매년 이달 말이면 관광사업체는 자금이 풀리는 시기다. 어려울 때 빨리 도와줘야 하는데 이번 관광기금도 8월 중순에야 발표한다. 그때 도와주면 과연 얼마나 큰 도움이 되는지, 일을 하고도 별 효과 없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김덕규 관광해양레저업분과 부위원장(서귀포유람선 대표)은 "메르스 지원책을 발표하면서 기존 대출금이 어떻게 되든 별개로 지원해주겠다고 했지만 막상 가보니 신용보증과 담보를 따지고 있다"며 "해양레저분과는 잠수함의 한달 경비가 3억5000만원이고, 유람선은 1억원인데 3000만원만 해주겠다고 한다. 그것도 담보를 걸고 신용도 봐야 한다. 이건 아닌 것 같아서 그냥 돌아왔다"고 말했다.

신석종 관광기념품업분과 위원장(메이드인제주 대표)은 "면세점은 고급브랜드를 파는 명품관이 돼야 하는데 지금 제주에 들어오는 면세점은 잡화상 수준"이라며 "중국인이 좋아하는 것은 모두 갖다 팔아 제주도 전역에 분포된 지역토산품들이 다 죽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희석 외국인관광기념품업분과 위원장(명품제주점 부사장)은 "과거를 돌이켜보면 외국인이 안 들어올 때는 모객해야 한다고 했지만 언론이나 제주사회가 부정적으로 바라봤다"며 "이들이 과연 제주에 와서 어떤 이익을 줬는지 냉정하게 분석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성욱 렌트카업분과 위원장(공항렌트카 대표)은 "행정에 제주관광을 홍보하고 교통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렌터카 시장 지원책을 요구했지만 소극적"이라며 "관광협회와 업계 대표들, 도지사를 비롯한 행정이 관광객 모객을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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