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愛 빠지다]RE: 대표 신치호씨

[제주愛 빠지다]RE: 대표 신치호씨
"모든 쓰레기 상품화하는게 꿈이죠"
  • 입력 : 2015. 11.06(금) 00:00
  • 김지은 기자 jieu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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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치호씨는 "지구의 버려지는 모든 쓰레기에 관심을 갖고 세상 모든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블랙홀 같은 회사가 되기를 꿈꾼다"고 말했다. 그는 오는 12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 갤러리 카페를 연다. 폐자재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고민한 장소이기도 하다. 강경민기자

폐자재 업사이클링 가구, 조명, 소품 등으로 재탄생
12월 갤러리 카페 오픈… "폐자재 선입견 없애고파"

신치호(46)씨의 손에 들어가면 그냥 버릴 게 없을 듯했다. 남들에겐 그저 낡아 못 쓰는 물건도 그에겐 없어서 못 쓰는 재료가 된다. "지구의 버려지는 모든 쓰레기에 관심을 갖고 세상 모든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블랙홀 같은 회사가 되기를 꿈꿉니다." 그가 운영하는 RE:(알이)의 소개글이다.

쓰레기를 먹어치우는 방식은 이렇다. 버려진 물건을 다시 사용하는 법을 고민하는 것이다. 낡거나 오래된 물건을 고치는 것을 넘어 디자인을 더해 완전히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낸다. 한마디로 쓰레기의 재탄생. '아름다운가게' 재활용사업부에서 일한 경험은 그에게 남과는 다른 눈을 가지게 했다.

신씨는 2010년 6월 알이를 창업했고, 이듬해 12월 서울에서 제주로 옮겨왔다. 사업을 계획할 때부터 제주를 염두에 뒀단다. 폐자재 발생량이 전국에서 가장 낮다는 게 한 이유였다. 당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005년 기준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는 연 1만톤 가량. 결코 적은 수준은 아니었다.

"쓰레기를 소각하는 과정에선 유해물질이 발생해요. 제주의 청정 이미지와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했죠. 그래도 다른 지역보다 발생량이 적으니, 3년 동안 이를 절반으로 줄여보자는 생각이 들었어요."

자신 있게 시작했지만 사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벌이가 안 되니 직원이 줄고 늘기를 반복했다. 한때 예비사회적기업으로 지정되며 직원이 13명까지 늘었지만 현재는 신씨를 포함해 2명뿐이다.

폐자재를 구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철거업체를 통해 폐목재를 공급 받았지만 한계가 있었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시작했다. 필요한 폐자재를 안정적으로 구하기 위해서다.

알이를 창업한 지 5년여. 3년 안에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자재의 절반 이상을 줄인다는 그의 도전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생각보다 어려운 일이었다"며 그가 겸연쩍게 웃었다.

그래도 폐자재에 디자인을 가미해 새 제품을 만들어내는 업사이클링(upcycling)의 가능성을 엿봤다. 좋은 일을 한 사람에게 특별한 상을 주자는 취지로 폐목재를 이용해 만든 상패와 트로피는 기업, 행정기관에 관심을 받으며 판매 수익을 냈고 제주 올레꾼을 반겨주는 간세 스탬프 등은 알이의 작품으로 남았다. "지난해 처음 손익분기점을 넘어섰어요. 회사의 지속가능성은 확보했다고 봐요. 허허."

오는 12월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에는 알이의 갤러리 카페가 문을 연다. 폐자재에 대한 선입견을 없애기 위해 신씨가 고민한 장소이기도 하다. "폐자재를 이용했다고 하면 더러울 것 같다, 질이 안 좋을 것 같다는 선입견이 있어요. 일단 사용해 보고 판단하도록 하는 거죠. 이런 시도가 제주에서 발생하는 폐자재를 태우지 않고 전량 제품화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이 카페에는 '지구 구조대'라는 간판이 달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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