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7) 재활 로봇이 뇌졸중 환자의 희망으로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Ⅴ](47) 재활 로봇이 뇌졸중 환자의 희망으로
걷기 힘든 뇌졸중 환자 등 보행장애 해결 효과
  • 입력 : 2015. 12.11(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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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보행보조로봇(사진 위)은 프로그램 된 정상 생리적 보행 패턴에 따라 환자의 하지 움직임을 유도하며 가상현실과 피드백을 이용해 환자의 정상적인 보행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또한 상지보조로봇(아래)은 가상현실을 통해 환자 스스로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기능적인 동작을 할 수 있게 한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다양한 곳에서 활용… 의료분야 개발 활발
상지보조로봇 일상 생활 수행능력 향상 도움
노약자·장애인 등 이동약자 위한 '착용로봇'도
1970년대 어린이들을 열광시켰던 로보트 태권V가 체험 센터로 재탄생했다는 언론보도가 있었다. 당시 어린이였지만 지금은 성인이 된 그들의 추억 속 로봇은 지구를 지키는 거대한 영웅이었다. 그러나 최근에는 로봇 청소기를 비롯해 폭발사고가 났던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 직접 들어간 재난 구조 로봇과 노인의 대화 상대가 되거나 치매 환자의 인지 치료용 로봇 등 다양하고 친근한 로봇이 개발되고 있다. 제주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한은영 교수의 협조로 재활로봇에 대해 알아본다.



로봇 개발은 특히 의료 분야에서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데 크게 수술로봇과 재활로봇 분야로 구분된다.

수술로봇 분야는 수술을 보조하는 수술보조로봇과 의사를 대신해 수술을 시행하는 수술로봇, 수술 숙련도를 높이기 위해 가상 현실을 이용한 수술시뮬레이터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재활로봇은 마비 환자들의 보행을 보조하는 보행보조로봇과 상지의 기능과 일상생활 수행능력의 향상을 위해 활용하는 상지보조로봇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의료용 재활로봇

의료용 재활 로봇은 뇌졸중 환자들의 재활 치료에 가장 널리 활용된다.

뇌졸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2, 3위에 해당하는 질환이지만 최근 치료 성적이 향상되면서 뇌졸중으로 사망하기보다는 마비를 가지고 평생을 지내게 되는 경우가 흔하기 때문이다. 특히 보행의 장애는 환자의 독립성을 저하시켜 환자뿐 아니라 보호자의 삶의 질까지도 떨어뜨리며 환자를 절망에 빠뜨리는 중대한 합병증이다.

하지보행보조로봇은 미리 프로그램 된 정상 생리적 보행 패턴에 따라 환자의 하지 움직임을 유도하며 가상현실과 피드백을 이용해 환자의 정상적인 보행을 독립적이고 주체적으로 이끌어 낼 수 있다. 일반적으로 의료 기관에서 활용하는 보행로봇은 체중 부하를 감소시키고 스피드나 우력 등의 조절을 통해 환자 맞춤형 프로그램 처방이 가능하며 트레드밀을 이용해 강도 높은 유산소 운동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지닌다. 이러한 로봇 보조 보행 치료는 특히 마비가 심하고 독립적인 보행이 불가능한 중증 환자들에게서 더욱 효과가 좋은 것으로 보고됐고, 재발을 막고 뇌졸중 후 평생 걷지 못할까 절망하던 환자들에 희망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고무적이라는게 전문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또 상지보조로봇은 센서를 이용해 동작을 인지하고 가상 현실을 통해 환자 스스로의 움직임을 확인하면서 목적이 있는 기능적인 동작을 수행할 수 있게 한다. 이러한 기능은 운동기능 회복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기억력, 집중력, 문제해결 능력 등의 회복에도 도움을 주며 특히 일상생활 동작 수행 능력을 호전시킨다. 상지로봇은 보툴리늄 독소 치료 후 경직을 조절하거나 경두개 자기 자극법 등의 뇌가소성을 촉진하는 비침습적 뇌자극법을 통해 상지기능과 인지기능을 호전시키는 데도 활용된다.

뇌졸중은 시간이 매우 중요한 질환이다. 골든 타임 3시간 내에 응급조치하면 후유증이 거의 남지 않을뿐 아니라 시기를 놓치더라도 조기 재활을 통해 후유장애를 최소화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신경학적으로 안정화되면 적극적인 재활 치료를 통해 손상된 기능을 조기에 회복시켜야 하는데 대부분의 운동 기능의 회복이 6개월 이내에 이뤄지기 때문에 이 시기에 재활의학과 의사의 처방에 맞춰 강도 높은 재활치료를 실시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재활로봇 치료는 절망에 빠진 중증의 뇌졸중 환자에게 희망을 비추는 등불이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동약자 위한 착용로봇 개발

현대·기아자동차는 2014년 노약자, 장애인 등 보행에 불편을 안고 있는 이동 약자를 위해 보행보조 착용로봇 개발에 착수, 시제품 개발을 완료해 지난달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15 창조경제 박람회'에 공개했다.

착용로봇은 인체의 동작 의도를 감지해 그 동작에 인체 근력을 보조하거나 증폭시킬 수 있는 착용시스템을 가리킨다. 현대·기아자동차는 ▷무릎형(KAMO) ▷고관절형(HAMO) ▷모듈결합형(H-LEX) ▷의료형(H-MEX) 등 총 4종의 보행보조 착용로봇 시제품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먼저 무릎형, 고관절형, 모듈결합형 등 3종은 보행이 불편한 노약자, 자세 교정이나 재활 등이 필요한 이들을 돕는 '생활 지원(Life-caring)' 계열의 보행보조 착용로봇이다.

이 중 무릎형과 고관절형은 무릎, 고관절 등 장애가 있는 신체 부위에 장착돼 평지 보행, 계단 오르내리기 등 기본 보행 시 보조 역할을 수행한다.

무릎형과 고관절형은 각각 발바닥과 고관절 구동기에 장착된 센서가 보행 의도를 파악해 자동으로 보조력을 생성한다. 고관절형의 경우 보행 보조 기능뿐만 아니라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반복적인 굽힘 동작을 수월하게 하는 근력 증강 기능도 갖췄다.

모듈결합형은 무릎형과 고관절형이 결합된 것으로 앉기, 서기, 평지 보행, 계단 보행 시 보조 역할을 담당하며, 필요에 따라 분리해서 사용도 가능하다.

아울러 사물인터넷(IoT)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폰, 태블릿 등의 스마트기기로 보행에 필요한 동작을 모니터링하거나 모드 변경, 보행 속도 조절 등 작동 방식 변경도 가능하다.

마지막으로 의료형은 모듈결합형에서 한 단계 진화한 형태로, 혼자 힘으로 설 수조차 없는 하지 마비 장애인이 착용하고 걸을 수 있도록 개발된 '의료 및 재활(Medical)' 계열의 보행보조 착용로봇이다. 의료형은 목발에 부착된 인터페이스 기기로 앉기, 서기, 멈추기 등의 동작 명령을 하달해 보행 기능을 수행한다. <제주대학교병원·한라일보 공동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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