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 제주도정의 스토브리그

[백록담] 제주도정의 스토브리그
  • 입력 : 2016. 01.11(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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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사람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스포츠를 꼽으라고 하면 대다수가 축구나 야구를 선택한다. 특히 30년이 넘는 역사를 갖고 있는 프로야구와 프로축구는 가장 대표적인 대한민국 프로스포츠이기도 하다.

2016년 새해도 어느새 열흘이 지났다. 겨울이 한창인 가운데 실외 스포츠인 축구나 야구 등은 비시즌을 맞아 정규시즌 못지 않게 더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흔히들 '스토브리그'라고 부른다. 야구가 끝난 비시즌 시기에 팀 전력 보강을 위해 선수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것을 지칭한다. 정규시즌이 끝난 겨울철 각 구단이 팀의 전력을 강화하기 위해 선수 영입과 연봉협상에 나서는 시기에 팬들이 난로(stove) 주위에 모여 선수의 소식 등을 이야기하며 흥분하는 모습이 마치 실제의 경기를 보는 것 같다는 뜻에서 유래된 말이다. 스토브리그라는 용어는 본래 야구에서 비롯됐지만 현재는 야구 외에 다른 스포츠 경기에서도 정규시즌이 아닌 비시즌에 발생하는 일을 통칭하는 데 사용되고 있다.

프로야구나 프로축구 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전력보강을 위해 쓸만한 플레이어를 영입하는데 혈안이 된다. 그리고 새롭게 구성된 선수단을 이끌고 해외 및 국내에서 전지훈련을 통해 최상의 전력을 갖추게 된다. 국내 프로축구단들은 지난주부터 해외로 발길을 옮겼다. 프로야구는 금주부터 본격적으로 해외에 스프링캠프를 차릴 예정이다. 흘린 땀만큼 좋은 성적을 내는 것은 모든 팀들의 공통된 사항이다. 그러나 새로운 팀으로 이적한 선수들과 기존의 선수들이 동계 전지훈련을 바탕으로 보다 더 강력한 팀으로 나아지지 않으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그 숙제는 선수들은 물론 감독 등 코칭 스태프의 몫이기도 하다.

정기인사가 단행된 제주특별자치도 역시 스토브리그에 돌입한 것이나 다름없다. 스포츠팀으로 말하면 감독인 도지사는 짧은 기간에 외부수혈보다는 내부에서 모든 자원을 끌어다 새로운 팀을 꾸렸다. 물론 하위직 인사가 남았지만 사실상 참모인사는 완료한 셈이다. 스포츠는 반복되는 연습과 새로운 작전으로 팀 승리를 완성하는데 있다. 다년간 행정에서 다져온 경력이 있는 선수들(공직자)이어서 큰 문제는 없을 듯 하다. 그렇지만 행정은 연습이 있을 수 없다. 지휘봉을 잡은 감독(도지사)을 필두로 민생을 두루 살피려는 전략을 짜야 한다. 당장 제2공항 문제가 기다리고 있다. 벌써 부터 '제2의 강정'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절대 그렇게 되서는 안된다는게 중론이다. 이 고비를 슬기롭게 넘겨야 남아 있는 과제들로 풀 수 있게 된다.

게다가 4·13 국회의원 선거도 90여일 앞으로 다가오면서 지역사회는 다시금 더 뜨거워질 것이 분명하다. 없던 논쟁거리도 튀어나오는 시기이다. 스포츠 세계에서의 승패는 있을 수 있지만 지역주민을 위한 도정에서는 패배란 용납될 수 없다.

새해 벽두 많은 이들이 '인심제 태산이(人心齊 泰山移)'를 강조하고 있다. 사람의 마음이 모이면 태산도 옮길 수 있다는 얘기다. 중지를 모으고 좀 더 나은 발전방향을 찾으려고 더욱 노력하고, 힘써 나가는게 가장 중요할 것이다. 원숭이해에 원숭이의 지혜와 기민함을 차용할 수 있는 시점이 아닌가 싶다. <조상윤 취재부국장 겸 뉴미디어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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