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라칼럼]겨울 한파와 탄소제로의 섬 제주

[한라칼럼]겨울 한파와 탄소제로의 섬 제주
  • 입력 : 2016. 02.02(화) 00:00
  • 편집부 기자 sua@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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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월 말 제주도는 몇십년 만의 폭설과 한파를 경험하였다. 주택가는 물론 바닷가 모래 백사장까지 하얀 눈으로 뒤덮여 버렸다. 제주에서 태어나서 자란 필자도 처음 보는 신기한 풍경이었다. 설상가상으로 매서운 강풍이 휘몰아쳐서 비행기와 선박 운항이 장시간 중단되었다. 제주를 찾았던 수많은 관광객들은 2~3일 간 육지와의 교통두절 때문에 큰 불편을 겪었다. 당시의 제주는 말 그대로 동장군에 점령된 고립무원의 섬이었다.

이번 추위는 우리나라에만 찾아온 기상 이변이 아니었다. 북반구 다른 나라에서도 사정은 비슷했다. 미국, 중국, 대만 등에서도 기록적인 강추위 때문에 대형 사고가 줄을 이었다. 이번 한파의 원인은 북극의 차가운 공기를 둘러싸고 있는 제트기류의 방어선이 무너진 결과라고 한다. 제트기류는 평소 강하게 회전하면서 북극 냉기의 남하를 막고 있다. 그러나 지구 온난화로 북극의 얼음이 녹으면서 제트기류의 힘이 약해지고, 결국 찬 공기가 남쪽으로 밀려 내려오게 된 것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온난화 현상 때문에 기록적인 강추위가 찾아오는 역설적인 일이 발생한 것이다. 이번 일을 계기로 지구온난화 대응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다.

지구 온난화의 원인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함량과 관련이 있다. 지구의 대기는 대부분 질소와 산소로 구성되어 있지만 이산화탄소도 포함돼 있다. 태양열이 지구에 도착하면 일부분은 다시 반사되어 복사열로 빠져 나간다. 질소, 산소와 달리 이산화탄소는 복사열을 흡수하는 성질이 있다. 이산화탄소는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열을 줄여 온실 효과를 유도하게 된다. 그 결과로 지구 표면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온난화 현상이 나타난다. 2015년 지구 온도는 산업화 이전인 19세기 평균치보다 1℃ 높아져 있다고 한다.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함량이 증가하는 원인은 석유, 석탄 등의 탄소 연료의 사용 때문이다. 탄소 연료는 연소되면 부산물로 이산화탄소를 발생시킨다. 현대 문명은 석탄과 석유를 연료로 사용하면서 급격히 발전되어 왔다. 그러나 산업화 과정에서 수반되는 이산화탄소 발생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기에 이르렀다. 그 결과 2015년 12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유엔 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195개국 합의 하에 국제 협약이 발표되었다. 2100년까지 지구 온도 상승폭을 19세기 평균치보다 1.5℃ 이내로 제한하겠다는 것이 협약 내용이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는 국가별로 탄소 연료의 사용을 줄이고 대체할 수 있는 청정에너지 원을 확보하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통령이 직접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많았다. 제주도 원희룡 지사도 참석하여 탄소제로의 섬 제주 프로젝트를 홍보하였다.

파리 조약을 이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비용이 증가하겠지만 새로운 산업들도 탄생할 것이다. 탄소 제로의 섬 프로젝트를 추진해 오고 있는 제주의 입장에서는 미래 새로운 먹거리산업을 창출할 기회가 될 것이다. 이미 진행 중인 제주형 전기자동차와 풍력산업 이외에 새로운 영역을 발굴하는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회 발전의 원동력은 변화와 혁신이다. 역사적으로 보면 새로운 변화에 적응하는 집단만이 발전해 왔다. 우리에게도 미래 변화의 트렌드를 예측하고 대처하는 정책과 실행전략이 요구된다. 지구 환경을 지키면서 청정 제주의 가치를 높여가는 작업은 앞으로도 계속되어야 할 것이다. <이남호 제주대학교 화학·코스메틱스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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