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제주살이 나선 이들의 소박한 결혼·삶 이야기

[책세상]제주살이 나선 이들의 소박한 결혼·삶 이야기
김민정의 ‘나의 작은 결혼식’·김재이의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
  • 입력 : 2016. 03.11(금) 00:00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2010년 초반부터 일기 시작한 제주 이주 붐, 대도시를 벗어나 '제주살이'를 선택하는 이들이 줄어들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제주살이를 '선택'한 이들이 모두 '제주의 선택'을 받는 것은 아니라는 점은 분명하지만 여전히 제주살이를 꿈꾸는 이들에게는 제주는 '로맨틱한 섬'일지 모른다.

이렇게 제주살이를 로맨틱하게 꾸며주는 이들의 이야기는 누군가의 '제주살이'를 향한 마음에 불을 당기고 있다. 최근 출간된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와 '나의 작은 결혼식'을 만나면 더 '제주앓이'가 심해질지 모른다.

김재이의 '제주에서 당신을 생각했다'는 생존, 생계, 생활에 쫓겨 살던 자영업자 부부의 '탈(脫)서울'기. 부부가 지난 2011년부터 발붙이고 있는 제주에서의 수수한 삶이 담백하게 기록되어 있다.

생계에 쫓겨 살며 하루하루 연명하는 생활을 과연 '삶'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저자가 평생을 보낸 서울을 뒤로 하고 남편과 돌연 제주로 날아간 까닭이다. 하지만 아무런 연고도, 변변한 배경도, 넉넉한 돈도 없는 부부를 기다리고 있는 건 40년된 농가주택과 20년된 슬래브 주택이 전부. '셀프 리모델링'으로 집과 번듯한 레스토랑을 만들기까지 부부의 지난한 안착 과정이 그곳에서 만난 이들의 이야기와 직조되면서 휴식 같은 제주에서의 삶이 조금씩 그 모습을 드러낸다.

제주에서 자연과 이웃을 보듬으며 도시살이의 갖은 후유증을 치유하는 여정에서 더불어 사는 소박한 삶의 아름다움에 서서히 가닿는다. 서울에서 영세 자영업자로 살면서 김씨는 "언젠가 섬속의 섬, 가파도로 다시 이주해 제주살이의 2막을 열 생각"이라며 "이주를 꿈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주 5년 차, 이른바 제주 이주 붐 1세대가 겪은 제주살이의 희로애락을 가감없이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부키. 1만3800원.

또 다른 책 김민정의 '나의 작은 결혼식'은 저자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한 스몰웨딩 지침서다.

저자는 서울에서 태어나 부산에서 자랐고, 지금은 제주에서 살고 있다. 취미는 퇴사, 특기는 입사라고 할 만큼 신문사, 방송국, 잡지사를 부지런히 옮겨 다녔으나 '근로소득자'보다 '글로소득자'가 적성에 더 잘 맞는다는 결론을 얻어 3년째 칼럼니스트로 활동 중. 틈틈이 강연도 하고 있다. 얌전한 외모와 달리 방랑을 즐겨, 제주로 긴 여행을 떠났다가 제주 토박이 남자를 만났다. 평생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리라 마음먹었으나, 결혼해도 자유로운 영혼으로 살게 해주겠다는 그의 말에 결혼을 결심했다.

이 책은 스몰웨딩에 대한 최신 정보를 집약한 실용서인 동시에, 스토리텔링의 글맛이 담긴 에세이기도 하다. 상견례·웨딩촬영·본식·신혼여행에 이르는 모든 절차를 단계별로 정리했다.

저자는 "결혼식을 '혼인을 알리는 이벤트'가 아닌 '우리가 주인공이 되는 파티'에 의미를 둬야한다고 결혼을 결심하던 날 작정했다"며 "나의 작은 결혼식은 그 마음을 그대로 펼쳐놓은 모습과 같았다"고 전했다.

합리적인 비용의 스몰웨딩을 준비하는 예비부부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필독서. 더불어 스몰웨딩을 꿈꾸는 이들에게도 이 책은 필수템이다. '일상이 화보 같은' 인스타그램 스타일의 풍부한 사진 컷만으로도 스몰웨딩의 로망을 채우기에 충분하다. 21세기북스. 1만5000원.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190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