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국 25시]아이들마저도 나눠야 하나요?

[편집국 25시]아이들마저도 나눠야 하나요?
  • 입력 : 2016. 03.17(목)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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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이 시작되는 요즘 노란 모자를 쓰고 소풍에 나선 원생들은 그야말로 봄의 정령같다. 대부분의 어른들은 이 아이들이 유치원생인지, 어린이집 원생인지 신경쓰지 않는다. 그저 아이들의 행복한 재잘거림이 중요할 뿐.

그러나 정부는 그렇지 않은가 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노란옷의 아이가 유치원 소속인지, 어린이집 소속인지에 따라 아이들을 관리·감독하는 주체가 교육부나 보건복지부로 나뉜다. 이에따라 제주에서도 유치원은 제주도교육청이, 어린이집은 제주도청이 관리·감독한다. 이처럼 유아교육(유치원)과 보육(어린이집)이 분리돼 있다보니 교사 자격도, 시설 기준도, 교사 처우도 서로 다른 게 현실이다. 때문에 아이들을 위해서도 유보통합이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계속됐다.

이 가운데 유보통합의 첫 단추로 끼워진 것이 바로 누리과정 예산 통합이다. 아동들의 안전을 관리·감독하는 부처는 통합되지 않고, 오로지 누리과정 예산을 부담하는 주체만 시도교육청으로 통합된 것이다. 때문에 지난 9일 있었던 '선집행 후정산' 발표가 그리 달갑지 않다. 현재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은 도교육청이 재원을 확보해 그것을 도청에 전달하고, 도청은 도교육청에서 넘겨받은 예산을 어린이집에 지급하는 방식이다. 결국 현 시스템에서 도청이 선집행 방안을 발표한다해도 재원 마련은 도교육청의 몫으로 남는다.

즉 '어린이집 누리과정'이란 카드가 있다고 가정했을 때 도청이 보육대란을 막겠다며 이 카드를 긁겠다고 발표했지만 결국 이 카드값을 계산하는 것은 도교육청인 것이다. 그렇기에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선집행 후정산'은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니란 얘기가 나온다.

결국 누리과정 문제 해결은 재원 마련을 위한 양측의 공동 노력에 있다. 더 나아가 매년 누리과정 갈등이 반복되지 않으려면 우리 아이들을 유치원생과 어린이집으로 구분짓는 시스템을 하나로 통합해야만 한다. <채해원 교육문화체육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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