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우리가 몰랐던 제주섬 우도해녀 이야기

[책세상]우리가 몰랐던 제주섬 우도해녀 이야기
강영수 수필집 '바다에서 삶을 캐는 해녀'
  • 입력 : 2016. 05.19(목) 16:42
  • 이현숙 기자 hslee@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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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도에서 태어난 아내는 친정어머니에 이어 대를 잇는 해녀이다. 40년 넘게 부부의 인연을 맺고 산 아내의 자맥질을 늘 지켜보는 남편의 마음은 애잔함으로 가득하다. 제주시 우도면 출신의 강영수 작가의 수필집 '바다에서 삶을 캐는 해녀'가 출간됐다.

 '우도와 해녀 이야기'라는 부제로 펴낸 이번 수필집에는 '우도, 우도의 삶', '우도 해녀의 삶', '해녀의 물질 도구', '해녀의 물질 환경', '해녀 아내', '사람살이' 등 6장으로 구성됐다.

 이번에 펴낸 '바다에서 삶을 캐는 해녀'는 앞서 출간한 '내 아내는 해녀입니다'에서 미처 기록하지 못했던, 해녀들끼리만 소통하는 말을 비롯한 소중한 해녀문화를 새로 싣고, 전직에서 다소 미진하게 다뤄졌던 내용을 보다 이해하기 쉽게 자세히 풀어서 담아내고 있다.

 작지만 아름다운 섬 제주 우도의 토박이로 사라져가는 해녀의 언어와 문화, 그 치열함과 아름다움을 기록으로 남기기 위해 이 책을 썼다.

 평생 물질을 천직으로 알고 살아온 해녀 아내를 바로 곁에서 지켜본 기억과 경험이 이 책의 구석구석에 스며있다. 해녀는 할머니에게서 어머니에게로, 다시 어머니에게서 딸에게로 지식, 기술과 문화가 전승되어 온 직업군이다. 물때, 바람, 물결, 물속 지형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대대로 물려받아 이어 왔으니 우리의 소중한 전통문화라 할 수 있다.

 해녀의 물질은 시시각각 변하는 바다환경에서 이루어진다. 물때와 바람, 물결과 물속 지형에 대한 지식과 정보를 꿰고 있다고 해도 그때그때의 물살의 흐름과 기상의 변화에 임기응변으로 대처할 수 있어야 비로소 바다에서 삶을 캐어 올릴 수 있다. 그런 면에서 해녀의 물질은 창의적이다.

 이제 해녀의 숨비소리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 이 책은 숭고한 어머니이자, 우리 고유의 전문직업문화를 구축한 해녀들에게 바치는 작가의 헌사이다.

 저자는 "고난과 희망이 교차하는 삶의 여울목에 서 있는 해녀는 어쩌면 21세기에는 영영 사라져 버릴지도 모르는 소중한 문화유산"이라고 강조한다. 그의 이야기처럼 해녀들의 생업의 터전인 '여'와 '코지'는 바다밭에서 방향과 지형을 가늠하는 이정표 역할을 하는데, 섬에서 살아가는 해녀들은 물때가 되면 바닷속 '여'를 부여잡고 정직에 삶을 캐올린다. 거친 파도에 순응하여 해초처럼 질긴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초인적인 삶은 해녀노래의 고달픈 노랫말에 고스란히 배어있다.

 저자는 "이 책 출간을 통해 점점 잊혀지고 사라져 가는 해녀의 언어와 생활상을 조금이라도 더 기록으로 남기고자 최선을 다했다"며 "반세기 가까이 아내의 해녀살이를 곁에서 지켜보면서 미처 소중함을 깨닫지 못했던 애틋한 소리에 귀 기울였고, 지금껏 듣고 지내면서도 의미를 몰랐던 말들을 물어물어 그 뜻을 밝히고, 또 새롭게 알게 된 어휘와 사실들은 가능한 자세히 풀어서 후대에 기록으로 남기고자 노력했다"고 강조했다.

 저자는 북제주군의회 3·4대 의원을 지냈다. 제주특별자치도 도서지역 특별보좌관을 역임했다. 정은출판.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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