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시 우도 천진항의 어항도로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한 침수피해 현장. 사진=제주자치도 제공
제주대 이동욱 교수팀 논문
'해수면 상승 영향분석' 충격적
"오는 2100년 제주시는 150㎝
서귀포시 182㎝ 해수면 상승" 예측
해일과 수온상승, 태풍강도 등
기후변화 극단상황 종합적 분석
전문가들은 기후모델의 예측 분야 중 가장 취약한 분야로 해수면 상승을 꼽는다. 지역적으로 해양의 공간분포가 매우 상이하고 관측데이터의 부족, 특히 고려해야할 변수가 매우 많기 때문이다.
이동욱 제주대 교수(토목공학)는 기후변화에 따른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작성하고 장기적인 대응방안을 수립하기 위해 해수면 상승에 따른 영향을 예측해 주목을 받았다. 지난 2011년 대한토목학회에 투고한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에 따른 제주 연안지역 건설시설물 영향분석' 논문이 그것이다. 이 논문은 해수면 상승에 따른 결과가 제주 미래에 얼마나 위협적인지를 예측하는 충격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논문은 국립해양조사원에서 관측한 제주(1964~2008)와 서귀포(1985~2008)의 평균 해면데이터에서 나타난 연평균 해수면 상승폭 제주 5.3㎜, 서귀포 5.6㎜ 수치를 이용해 추세분석했다. 제주 해수면의 상승폭은 서해안 1㎜, 동해연안 1.4㎜, 남해연안 3.4㎜에 비해서도 매우 높은 것이며, 전 지구 해수면 상승 1.8㎜보다는 약 3배 빠르게 상승하는 수준이다.
논문은 제주 연안의 해수면 상승 자료를 이용해 시간의 흐름에 따라 2040년, 2070년, 2100년의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를 비롯해 해수면 상승에 따른 침수예상지역과 면적, 도로, 시설물 등을 예측했다. 예측치는 조석간만의 차, 해일, 수온상승에 따른 열팽창, 태풍의 내습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다.
그 결과 제주시와 서귀포시 지역의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는 각각 2040년 46.2㎝, 64.8㎝, 2070년 95.3㎝, 122.8㎝, 2100년에는 제주시 150.3㎝, 서귀포시는 182.8㎝로 나타났다.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에 따라 침수면적은 제주 전체 면적(1849.2㎢) 가운데 2.901㎢(약 290만㎡, 제주시 1.928㎢, 서귀포시 0.973㎢), 2070년 4.062㎢(406만㎡, 제주시 2.677㎢, 서귀포시 1.385㎢), 2100년에는 5.362㎢(536만㎡, 제주시 3.526㎢, 서귀포시 1.836㎢ )가 침수될 것으로 예측됐다. 2010년에는 마라도 면적(0.3㎢)의 약 17.8배가 침수되는 예측결과다.
해수면 상승 시나리오별 침수면적은 제주시가 서귀포시에 비해 2배 정도 컸다. 서귀포시는 제주시에 비해 상대적으로 해안지역의 경사가 높기 때문에 침수면적에 대한 영향이 적게 나타난 것으로 분석됐다. 행정구역별로는 구좌읍, 성산읍, 한림읍 순으로 침수에 대한 영향이 높게 나타났다. 동지역 단위로는 건입동의 침수면적이 상대적으로 높게 예측됐다.
이동욱 교수는 "해수면 상승이 지금처럼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조석간만의 차, 해일, 열팽창에 의해 부피가 늘어나고, 태풍의 내습조건 등을 종합적으로 감안해 극단적인 형태로 예측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연구시점 이후 해수면 상승은 더욱 빨라지고 있는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해수면 상승은 인간의 생존문제와 직결되는 것으로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상황까지도 충분히 고려해 연구를 강화하고 데이터를 축적해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시영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