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흙수저 계급론'의 씁쓸한 현실을 밝히다

[책세상]'흙수저 계급론'의 씁쓸한 현실을 밝히다
니시무라 가쓰미의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다'
  • 입력 : 2016. 07.15(금) 00:00
  • 양영전 수습기자 y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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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우리 시대의 계급을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흙수저 계급론'이 화제다. 경제적으로 부유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금수저로, 형편이 넉넉지 못한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은 흙수저로 분류되는 것이 그것이다.

피케티는 기존 경제학자들의 이론을 뒤집는가 하면 '흙수저 계급론'으로 대표되는 부의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 세계적으로 숨어있는 자본에 세금을 부과하는 글로벌 자본세 같은 과감한 제안을 하기도 한다. 그러한 피케티 이론을 둘러싸고 여전히 찬반양론이 거센 가운데, 저자는 2014년 출간 이후 전 세계의 경제학자들에게 뜨거운 반응을 불러일으킨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간단히 요약하고 풀어썼다. 일반인들도 좀 더 수월하게 피케티 이론을 이해할 수 있게 도와준 셈이다.

피케티는 역사적으로 자본소득은 언제나 노동소득을 상회해왔다고 말한다. 쉽게 말해 직장에 다니며 받는 월급(노동소득)보다 이미 가진 돈에서 파생한 이자수익·건물 임대료(자본소득) 등의 불로소득으로 돈 벌기가 훨씬 쉽다. 그렇게 자본축적 정도에 따라 빈부격차가 확대되고 당연하게도 빈부격차는 대물림된다.

거칠게 표현하면 피케티는 '오늘날 흙수저는 어째서 금수저가 될 수 없는가'를 밝히며 '흙수저와 금수저의 격차를 어떻게 줄일 것인가'를 고민하는 경제학자이다. 그 고민은 고스란히 '21세기 자본'에 담겨있다.

시바우라공업대학원의 교수이자 경영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는 저자 니시무라 가쓰미는 최소한의 수식과 전문용어로 핵심만을 추려 이 책을 펴냈다. 빈부격차, 자본소득과 노동소득, 자본수익률과 경제성장률, 트리클 다운의 오류 등 '21세기 자본'에서 피케티가 중요하게 다룬 내용을 어려운 경제학 수식 및 전문 용어는 최대한 줄이고 간명한 문장으로 풀어냈다.

이 책은 총 8개 장으로 이뤄졌으며 각 장은 '저출산은 자본소득 격차를 확대한다', '자본수익률은 경제성장률보다 높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면 자본소득 점유율이 높아진다'와 같은 짤막한 문장이 대표하는 하위 항목으로 구성됐다. 각각의 하위 항목을 읽는 데는 1분도 채 걸리지 않는다.

피케티는 시민들이 빈부격차와 정치 문제에 관심을 두게 하려고 '21세기 자본'을 썼다고 한다. 쉽고 편안한 문장으로 쓰인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다'는 경제학의 민주화를 꿈꾼 피케티의 의지를 잘 구현한 책이다. 전문가 수준으로 접근하고 싶다면 '21세기 자본'을, 피케티가 전하는 내용의 핵심만 알고 싶다면 '피케티의 21세기 자본을 읽다'를 선택하길 바란다. 재승출판.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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