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록담]주차난,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

[백록담]주차난, 근원적 처방이 필요하다
  • 입력 : 2016. 07.25(월) 00:00
  • 편집부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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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물과 재채기가 그치지 않는다. 눈이 가렵고 충혈되어 밤에도 잠을 이루지를 못한다. 온 몸이 나른하며 쉽게 피곤해져 의욕도 떨어진다.

증상 하나하나를 살펴보면 분명 비염, 결막염과 불면증이다. 전신피로, 의욕저하 등과 함께 감기 같은 바이러스 감염증이나 우울증 따위도 의심해 볼 수 있다. 그러나 알레르기에 대해 어느 정도 지식을 가진 이라면 쉽게 눈치 챌 수 있다. 바로 꽃가루 알레르기다.

제주지역 주차난은 심각한 수준을 넘어선 지 이미 오래다. 공영주차장을 신설하고, 차고지 갖기 운동 등 온갖 처방을 써 봤지만 별 효과가 없다. 오히려 하루가 다르게 사정은 심각해져만 간다.

차량증가 속도가 너무 가파르기 때문이다. 제주지역 자동차 등록 대수는 지난 5월말을 기준으로 44만9600여대에 이른다. 2011년 말 25만7100여대와 비교하면 불과 4년여 만에 20만대 가량 늘었다. 반면 주차장 면수는 2011년 24만2900여면에서 2015년 29만2300여면으로 5만면 증가하는데 그쳤다. 더욱이 민간 주차장의 경우 용도외로 사용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주차난이 생겨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다.

교통체증 또한 심각한 수준으로 치닫고 있다. 제주·서귀포 시내권 주요 도로에서 교통혼잡은 일상화된지 오래이다. 출퇴근 시간 뿐만 아니라 오전·오후 대부분 시간대에도 거북이걸음을 감내해야 한다. 간선도로 또한 오가는 차량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 교통혼잡으로 인해 추가로 지출해야 하는 비용도 2015년 기준으로 4370억원에 이른다. 2011년 2514억원에 비해 갑절 가까이나 증가했다.

대중교통체계 또한 사정은 매한가지다. 허구헌날 개선을 한다지만 좀처럼 나아지질 않는다. 돈이 되는 노선이 아니면 버스를 제때 이용하기 힘들다. 과속·난폭운전에 시달리거나 버스운전사의 폭언 등 볼썽 사나운 꼴을 겪을 수도 있다. 택시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목적지까지 가는 내내 마치 남의 차를 얻어 타는 것처럼 좌불안석인 경우가 적잖다. 제주자치도 뿐만 아니라 제주·서귀포시 홈페이지에 올라오는 민원들을 살펴보면 이용자들의 불편한 심기를 한눈에 알 수 있다.

얼마 전 제주자치도가 '제주교통 혁신'과 '대중교통체계 개편' 계획을 내놓았다. 연삼로 등 일대 간선도로 일방통행 지정, 차량총량 관리, 신교통수단 도입, 급행버스 노선 신설, 광역환승체계 구축 등을 골자로 한다. "상주인구 100만명에 대비하는 제주형 교통체계의 청사진"이란 설명과 함께 "민선6기 도정의 후반기 핵심정책으로 강력 추진하겠다"는 의욕도 내비쳤다.

대증요법이란 지적이 나올 수밖에 없다. 일각에서는 재탕, 삼탕이라는 비판마저 나온다. 일방통행 지정, 차량총량 관리 등은 벌써 몇번씩이나 본 것 같은 인상이 들기 때문이다. 신교통수단 도입이나 급행버스 노선 신설, 광역환승체계 구축으로 얼마나 효과를 볼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근원적 처방을 고민해야 한다. 작금의 문제들은 과거 대중교통 이용자들이 자가용으로 옮겨가며 불거진 현상들이다. 대중교통이 편하면서 경제적으로도 이득이라면 굳이 자가용을 이용할 리 만무하다. 세제혜택과 함께 대중교통 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이다. 공영주차장 신설이나 자기차고지 갖기 운동, 일방통행 지정 등 대증적 처방으로는 근원적 치유가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현상을 제대로 살필 수 있는 전문가적 혜안이 절실하다. 병인(病因)을 제대로 찾아내지 못하는 한 근원적 해결은 요원할 뿐이다. <현영종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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