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25)이관기능 장애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25)이관기능 장애
귀 먹먹하거나 통증·울림 사라지지 않는다면…
  • 입력 : 2016. 08.12(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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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의 뒤쪽 부분인 비인강과 중이를 연결하는 관인 이관은 평상시에는 닫혀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할 때 수동적으로 열려 중이의 압력이 대기압과 같게 평형이 이뤄진다. 그림출처 eardoc.

기압차·터널 통과·피로시 등에 나타나
코와 귀 연결하는 '이관'기능 저하 영향
'발살바법' 등 효과 없으면 병원 진료를

제주 도민들은 지역 특성상 다른 시도의 사람들 보다 비행기를 타는 일이 잦다. 그런데 비행기를 자주 타는데도 불구하고 귀에서 갑작스런 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이 증상의 원인은 이관기능 장애에 의해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관기능장애라는 질환이 어떤 상태를 말하는 것인지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김세형 교수의 도움으로 자세히 알아본다.

# 이관이란

유스타키오관(Eustachian tube)이라고도 불리며, 코의 뒤쪽 부분인 비인강과 중이를 연결하는 관이다. 이관은 평상시에는 대개 닫혀있다가 침을 삼키거나 하품을 할 때 수동적으로 열려 중이의 압력이 대기압과 같게 평형이 이뤄진다. 그런데 다양한 원인에 의해 이관의 중이환기 및 압력조절 기능이 떨어진 경우를 '이관기능장애'라고 한다.

사진1, 2, 3은 기압성 중이염에 의한 삼출성 중이염의 고막 소견. 사진4는 중이환기관 삽입술 모습.

# 이관 개방증

가장 일반적인 증상은 귀가 먹먹한 느낌(이충만감)과 본인의 말소리가 크게 울려 들리는 증상(자가강청)이다. 드물게 귀 통증을 호소하기도 한다. 심하면 코로 숨을 쉴 때 본인의 숨소리가 울려서 들릴때도 있다. 이런 증상들은 눕거나 고개를 앞으로 숙이게 되면 호전되는 경향이 있다. 환자들 중 대개 취침 후인 오전에는 증상이 없다가 오후가 되면서 증상이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앞에서 소개한 증상들은 저절로 생기는 경우도 있지만 심한 운동 후나 장시간 대화 후에 생길 수 있고, 코막힘을 완화시키는 약을 오래 사용한 후에도 생길 수 있다.

원인은 이관의 비정상적인 구조, 구개 근육의 이상으로 발생하지만 이상 없이 지내다가 갑자기 위와 같은 증상이 발생한 경우에는 ▷체중의 급작스러운 감소, 특히 편도선 수술 혹은 치과적 치료 이후 식사를 잘 못할 때 ▷산모의 출산 후, 혹은 항암 치료나 두개내 방사선 치료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 드물지 않게 결혼식을 앞두고 짧은 시간에 급격한 체중감량을 시도하는 예비신부에서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본인의 말소리가 크게 울려 들리는 증상은 특히 'ㅁ, ㄴ'과 같은 비음을 발음할 때 심해지고, 이 증상으로 인해 주변 사람들과의 대화에 지장이 발생하기도 한다. 대부분의 환자에서 증상이 지속적이지 않고 간헐적으로 나타나며 오히려 감기와 같은 상기도 감염이나 알러지성 비염에 의해 비인두 점막의 부종이 발생하면 증상이 완화되는 경우도 있다.

# 이관협착증

이관의 비인강쪽 입구가 아데노이드 비대나 비인두 종양 또는 외상으로 막히거나, 심한 감기, 비염 등으로 주변이 많이 부었을 때 발생하게 된다. 선천적으로 구개열이 있는 경우 이관을 열어주는 구개 근육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해 협착증이 발생하기도 한다.

# 기압성 중이염

우리가 비행기를 타고 목적지에 도착해 하강할 때 외이도의 대기압은 점차 증가하게 된다. 그에 반해 고막 안쪽 중이강의 기압은 상대적으로 낮은 상태가 된다. 이관 기능이 정상일 경우 침을 삼키는 동작에 의해 자연스럽게 이관이 열리게 된다. 그리고 순간적으로 외이도와 중이강의 압력은 평형을 이루게 돼 고막은 제 위치를 유지하게 되므로 먹먹함은 순간적으로 사라지고 특별한 증상이 없게 된다. 그러나 만약 이관기능장애가 있을 경우 중이강의 압력이 외이도에 비해 상대적인 음압이 발생, 그 부피가 감소하고 이로 인해 고막의 함몰이 유발되면서 그에 따른 귀의 통증을 호소하게 된다. 이처럼 주변의 압력이 급격히 변화됨에 따라 발생하는 중이염을 '기압성 중이염'이라고 하는데, 비행 뿐만이 아니라 해녀작업 혹은 스쿠버다이빙을 하는 사람들은 수심이 깊은 바다 속에서 이러한 통증을 자주 경험할 수 있다.

이 때는 신속하게 비인강의 압력을 높여 이관을 통해 공기가 중이강으로 들어가도록 해 주변 압력과 같게 하면 귀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즉, 비행기가 하강할 때 귀가 먹먹해지면 코와 입을 막고 바람을 세게 부는 발살바법(Valsalva maneuver)을 시행해 중이 내의 압력을 맞춰주거나, 비행기가 하강하기 전에 점막수축제를 사용, 이관의 기능이 원활하도록 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만약 경험적으로 이러한 방법이 효과가 없고 귀에서 심한 통증이 반복될 경우 이비인후과에서 고막절개를 받거나 중이 환기관을 삽입해 예방할 수 있다. 아이들의 경우 껌을 씹게하거나 물 혹은 사탕을 먹여 침을 자주 삼키게 되면 이관이 자주 열려 압력을 쉽게 맞출 수 있다. 이러한 기압성 중이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해 자주 재발하는 경우 중이강의 음압 상태가 지속돼 중이 안에 있는 점막이 붓고 모세혈관이 팽창하게 되면서 중이강 내로 삼출액이 고이게 되는 삼출성 중이염으로 발전할 수 있다. 이로 인해 경도의 전음성 난청과 귀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 치료

먼저 증상을 유발 또는 악화시킬 수 있는 요인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한다. 코막힘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비충혈 억제제나 스테로이드 비강 분무액을 장기간 사용해 왔다면 이를 중지하고, 이를 생리식염수 등으로 바꿔 분무해 주는 것도 좋다. 충분한 수분 섭취가 도움이 되며, 특히 운동 후에는 반드시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최근 급격한 체중감소와 함께 이관 개방증이 새롭게 생겼다면 체중감소의 원인을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침을 자주 삼키거나, 껌을 씹거나, 발살바법을 적절히 시행하는 등의 방법으로 이관이 열리게 돼 중이강 내의 음압 상태가 해결되면 더 이상의 병적 진행은 없다. 위와 같은 치료로 충분한 증상의 호전이 없을 경우 수술적 방법을 선택할 수 있다.

수술적 치료방법으로 중이환기관 삽입술이 과거부터 많이 시도됐으며, 이를 통해 이충만감과 숨쉴 때 고막이 움직이는 현상은 많이 호전되지만 말할 때 본인의 목소리가 울려 들리는 증상은 크게 호전이 없을 수 있다. 그 외 이관의 비인두쪽 개구부를 자가 조직이나 지방이식, 필러 등을 주입해 수술적으로 좁히는 방법이 소개되고 있다. 이에 대해서는 아직 명확한 권고안이 제시되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전문의와 상의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김세형 교수는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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