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운-송강호 네 번째 만남…'찰떡궁합' 감독-배우는?

김지운-송강호 네 번째 만남…'찰떡궁합' 감독-배우는?
  • 입력 : 2016. 08.28(일) 10:16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송강호는 한결같이 정상에 있으면서도 자신의 한계를 깨어 나가는 배우죠."

김지운 감독은 얼마 전 영화 '밀정' 시사회에서 "저만의 스타일을 내려놓고 처음으로 영화 속 인물을 좇아갔던 작품"이라고 소개했다. 그가 그럴 수 있었던 것은 송강호라는 배우에 대한 온전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김 감독은 송강호를 두고 "인물의 성격 창출 면에서 독보적인 감성을 지닌 배우"라며 "영화를 만들다가 한계를 느끼고 참담할 때, 송강호의 다른 모습을 보면서 '저 인간의 한계는 어디까지일까'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송강호 역시 "김 감독과 작업하면 편하다"면서 "김 감독은 독창적인 캐릭터를 창출하는 능력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고 아낌없이 칭찬했다.

두 사람이 이처럼 서로 신뢰할 수 있는 것은 20년 가까이 알아온 세월의 힘 덕분이다.

연극연출을 하던 김 감독은 첫 영화 데뷔작 '조용한 가족'(1998년)에서 송강호를 조연으로 기용했다. 송강호는 '코믹잔혹극'이라는 수식어가 처음 붙은 이 영화에서 폭력전과를 지닌 다혈질 아들로 출연해 관객들에게 눈도장을 찍었다.

송강호는 이어 김 감독의 두 번째 영화 '반칙왕'(2000년)으로 생애 첫 주연을 맡는다. 낮에는 소심한 성격의 은행원이지만 밤에는 프로레슬러로 돌변하는 '임대호'역을 맡은 그는 레슬링 장면을 대역 없이 직접 소화하는 등 열연을 펼쳤다. 그 덕분에 '반칙왕'은 당시 스포츠 영화는 안 된다는 한국영화의 통념을 깨고 흥행에 성공했다.

송강호



김지운 감독



8년 뒤 2008년에는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에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이상한 놈' 태구로 돌아와 그만의 독특한 매력을 뽐내며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그리고 또다시 8년 만에 송강호는 영화 '밀정' 속의 조선인 일본 경찰 '이정출'이 돼 김 감독과 함께 스크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영화계에 김지운-송강호처럼 오랜 인연을 자랑하는 감독과 배우는 여럿 된다.

다음 달 28일 개봉하는 한국영화 '아수라'의 김성수 감독과 배우 정우성도 그중 하나다.

정우성을 '청춘의 아이콘'으로 만들었던 영화 '비트'(1997년)와 '태양은 없다'(1998년)에 이어 '무사(2001년)', 그리고 '아수라'까지 정우성과 김성수 감독은 네 작품을 함께 했다.

영화 '아수라'에 출연한 정우성



정우성(왼쪽)과 김성수 감독(오른쪽)



정우성은 '아수라'에서 말기 암 환자인 아내의 치료비를 위해 악덕 시장 '박성배'(황정민)의 온갖 뒷일을 처리해 주며 돈을 받아온 비리 형사 '한도경'으로 나온다. 김 감독은 "시나리오 작업 단계부터 정우성을 염두에 두고 썼다"며 "15년 만에 촬영장에서 감독과 배우로 만났는데, 15년의 공백이 느껴지지 않았다"고 말했다.

배우 하정우와 윤종빈 감독의 남다른 우정도 유명하다.

두 사람은 중앙대 선후배 사이로 졸업작품인 '용서받지 못한 자'(2005년)로 함께 호흡을 맞췄다. 군대 내 부조리를 사실적으로 그린 이 작품은 칸영화제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돼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두 사람은 이어 '비스티 보이즈'(2008년), '범죄와의 전쟁'(2012년), '군도: 민란의 시대'(2014년)에서도 배우와 감독으로서의 인연을 이어갔다.

지난해에는 윤종빈 감독이 하정우가 연출·주연한 영화 '허삼관'의 각색에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하정우는 1978년생으로 중앙대에서 연극학을, 1979년생인 윤 감독은 같은 대학에서 영화학을 전공했다.

류승완 감독과 배우 황정민은 '부당거래'(2010년), '베테랑'(2015년)에 이어 현재 촬영 중인 '군함도'까지 3편의 영화에 이름을 함께 올린다. '군함도'는 일본 군함도(하시마 섬)에 강제 징용된 뒤 목숨을 걸고 탈출을 시도하는 조선인 400여 명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이다.

홍상수 감독과 배우 유준상의 조합도 낯익다.

유준상은 '지금은 맞고 그때는 틀리다'(2015년), '누구의 딸도 아닌 해원'(2013년), '다른 나라에서'(2012년), '북촌 방향'(2011년), '하하하'(2010년), '잘 알지도 못하면서'(2009년) 등 6편에 내리 출연하면서 '홍상수의 남자'로 불리고 있다.

이윤기 감독과 전도연도 '멋진 하루'(2008년)로 인연을 맺은 뒤 올해 '남과 여'로 다시 한 번 감독과 배우로 만났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183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