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메이크작 '벤허', 1959년작과 어떤 점이 다르나

리메이크작 '벤허', 1959년작과 어떤 점이 다르나
  • 입력 : 2016. 09.08(목) 08:20
  • 연합뉴스 기자 hl@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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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의 제작진과 배우로 새롭게 탄생한 영화 '벤허'는 어떤 모습일까.

7일 시사회를 통해 공개된 리메이크작 '벤허'는 1959년작 '벤허'와 비교해 호흡이 빨라졌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이다.

윌리엄 와일러 감독이 연출하고 찰턴 헤스턴과 스티븐 보이드가 주연을 맡은 과거의 '벤허'는 상영시간이 3시간 42분에 달하는 대작이다.

유대인 귀족인 유다 벤허의 기구한 운명을 담아내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고 할 수 있다. 전작에서 유다 벤허는 어릴 적 친구인 메살라의 배신으로 노예 신세가 되고 그의 가문은 몰락한다. 이후 로마군의 갤리선에서 노를 젓는 노예생활을 하다 우여곡절 끝에 권세가의 양자가 된 뒤 전차 경주를 통해 메살라에게 복수한다.

'원티드'(2008), '링컨: 뱀파이어 헌터'(2012) 등 감각적인 액션 영화를 선보인 티무르 베크맘베토프 감독은 새 '벤허'의 연출을 맡아 분량을 2시간 3분으로 압축했다.

메살라의 배신과 유다 벤허의 고난과 복수라는 이야기의 큰 줄거리를 유지하되 잔가지를 쳐낸 덕에 극의 진행이 간결하다. 단, 내용을 너무 줄인 탓인지 인과관계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느낌도 없지 않다.





새 '벤허'가 화해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 점도 전작과 다르다. 전작에서 메살라는 권력욕에 눈이 멀어 친구와 그의 가족을 몰살하다시피 하지만 새 영화에서는 메살라의 배신이 시대 상황에 따른 불가항력적인 요인 때문으로 그려진다.

게다가 전작에서는 전차 경주 끝에 메살라가 결국 죽지만 새 영화에서는 '해피엔딩'으로 마무리된다. 보는 이에 따라 평가가 갈릴 수 있는 결말이다. 새 작품에서는 영화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전차 경주 장면이 더 박진감 있게 펼쳐진다. 50여년 사이 발달한 촬영 기술 덕분이다.

제작진은 액션 카메라 '고프로'를 경기장 모래 속에 묻어 그 위를 달리는 전차의 생동감을 살리고 인물의 시점 쇼트를 통해 관객이 전차를 직접 모는 듯한 착각에 빠지게 한다.





새 영화에서는 로마군과 그리스군이 벌이는 해상 전투 장면도 인상적이다. 유다 벤허가 속한 로마군의 갤리선이 그리스 군함의 충돌로 파괴되는 장면이 실감 나게 구현됐다. 전차 장면이 영화 후반부의 스펙터클을 책임진다면 이 해상 전투 장면은 영화 전반부에 관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 역할을 한다.

과거 '벤허'에서는 종교적인 이유로 예수가 뒷모습이나 실루엣으로 등장했지만 새 '벤허'에서는 예수의 얼굴이 전면적으로 등장한다. 예수 역은 영화 '300'(2007)에서 크세르크세스 황제 역으로 출연한 브라질 배우 로드리고 산토로가 맡았다.

새 영화의 주인공 유다 벤허는 '오만과 편견 그리고 좀비'(2016)에서 위컴 역으로 나오는 잭 휴스턴이, 메살라는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2014), '워크래프트: 전쟁의 서막'(2016)의 토비 켑벨이 각각 맡았다.

유다의 멘토이자 그에게 전차 경주의 노하우를 가르쳐 주는 일데르임 족장은 모건 프리먼이 연기했다. 1880년 출간된 루 월리스의 원작 소설에서 아랍 족장으로 나오는 일데르임 역을 이번 영화에서는 유색인종이 맡아 소설과 일치시켰다.

14일 개봉. 12세 이상 관람가. 1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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