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사랑할 대상이 없다는 건 나의 죄

[책세상]사랑할 대상이 없다는 건 나의 죄
김영미의 '물들다'
  • 입력 : 2016. 10.21(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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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가 살았을 때는/ 바람을 품어 허공을 날더니만// 새가 죽었을 때는/ 바람이 불어와 몸을 흔들어도/ 허공을 알지 못한다"('날개' 전문)

김영미 시인이 시집 '물들다'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서는 전체 작품 67편을 1부 날개, 2부 옹이, 3부 폭우, 4부 추상화, 5부 폭설로 나눠 수록했다.

시인은 '시인의 말'에서 "죽을 것 같은 날들이 있었음에도 마음을 다해 사랑하고 그리워해야 할 대상이 없었다는 것은 아무래도 내 생에 가장 큰 죄였음을 이제와 알게 되었다. 다시 옷깃을 여미는 시간이다"라는 말로 자신의 시에 대한 치열함을 드려냈다.

시집 평론을 맡은 고명철 광운대 교수는 "'물들다'를 통독하면서 새삼 시를 에워싼 근원적 물음들과 마주한다. 자기의 민낯을 대해야 할 뿐만 아니라 알몸을 응시해야 하는 저 뻔뻔함과 두려움, 그리고 자신도 모르는 새 탐닉하게 되는 나르시시즘 속에서 시는 특유의 존재 가치를 얻는다"는 말로 시인의 시적 질문에 동의했다.

시인은 시집 '달과 별이 섞어 놓은 시간'이 있으며, 제주작가회의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리토피아. 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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