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15·끝)영실 입구 맞은편 18림반~천아숲길~표고밭길~한대오름~옷검은들먹~다래오름~괴오름~북돌아진오름~평화로

[2016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15·끝)영실 입구 맞은편 18림반~천아숲길~표고밭길~한대오름~옷검은들먹~다래오름~괴오름~북돌아진오름~평화로
안개 낀 낙엽 숲길… 한 폭 수채화처럼 펼쳐진 여정
  • 입력 : 2016. 11.30(수) 00:00
  • 이태윤 기자 lty9456@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안개 낀 다래오름의 풍경. 강희만기자

나무사이로 밀려든 안개 자욱한 표고밭길 '신비'
그림 같은 풍경의 '옷검은들먹'에서 추억 담기
내년 기약하며 에코투어 8개월의 대장정 마무리

제주의 유명 관광지보다 아직 덜 알려진 곳을 소개해 관광객들에게 제주 자연의 진수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 '2016 제주섬 글로벌 에코투어'가 15차를 끝으로 대장정을 마무리했다.

지난 20일 오전 8시, 빗소리가 에코투어의 출발을 알렸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에도 제주시 정부제주지방합동청사 앞으로 참가자들이 속속 모여들었다. 빗줄기가 버스 찻장을 거세게 두드려도 에코투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인지 다들 아랑곳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에코투어 마지막 버스가 출발지로 향할 즈음 거짓말같이 빗줄기가 잦아들었다. 그렇게 하늘이 도운 마지막 에코투어는 시작됐다.

버스로 약 40분 정도 이동해 도착한 영실 입구 맞은편 18림반. 참가자들은 안전요원으로 함께 한 길잡이들의 주의사항을 전파했다. 비가 내린 뒤 길이 미끄러워 안전사고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행들은 트레킹 전 가벼운 준비운동을 실시하고 길을 나섰다.

낙엽으로 뒤덮인 숲길

15차 에코투어는 영실 입구 맞은편 18림반에서 출발해 천아숲길~표고밭길~한대오름~옷검은들먹~다래오름~괴오름~북돌아진오름~평화로에 이르는 비교적 긴 코스다.

비가 지나간 숲길에는 안개가 짙게 깔렸다. 아침까지 쏟아지던 굵은 빗방울은 이내 잦아들어 걷기에는 더 없이 좋았다. 숲 세상을 찾은 이들의 걸음에 힘이 실리고, 일행들은 산 아래 자락을 중심으로 형성돼 경사도 심하지 않고 대체로 수월한 천아숲길을 걸으면서 자연의 청정한 공기를 마시며 삶의 이야기를 나눈다.

2시간여쯤 걸어서 도착한 표고밭길. "초코송이네~ 초코송이." 에코투어 일행들은 나무에 솟아오른 표고버섯이 신기한지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른다. 버섯이 핀 나무 사이로 밀려드는 자욱한 안개는 자연과 어우러져 신비로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표고밭 사이를 지나 한대오름까지 이어지는 길은 완만한 오르막이었다. 굴곡이 심하지 않았지만 바쁜 일상 속에서 벗어나 숲에서 좀 쉬어가라는 듯 작고 큰 바위로 덮여있는 숲길은 걸음의 속도를 더디게 했다.

낙엽이 쌓인 길을 따라 걷는 참가자들

어느덧 에코투어에 나선지 3시간여가 지나 허기질 무렵 도착한 옷검은들먹. 나무가 빽빽한 숲을 나오며 옷검은들먹을 마주할 당시 일행들은 너나 할 것 없이 감탄사를 내뱉는다. 여름이 지나 노랗게 변한 잔디는 넓게 펼쳐져 있었고, 그위로 얇게 펴낸듯한 안개는 자연이 만든 한 폭의 수채화였기 때문이다. 이곳에서 점심을 먹은 뒤 일행들은 수채화속 주인공이 되기 위해 재밌는 포즈를 짓거나, 점프를 하며 사진을 찍으며 추억 담기에 여념이 없었다.

배를 든든하게 채우고 시작된 오후 코스는 연달아 오름 세 개를 넘어야 하는 지침의 연속이었다. 일행들은 인적이 드물어 탐방로가 제대로 갖춰지지 않고, 게다가 급경사를 이루는 힘든 코스인 다래오름을 지나 괴오름을 마주했다. 괴오름은 북돌아진오름과 이웃한 오름으로 고양이등처럼 구부러진 모양을 하고 있어 자연의 신비를 보여준다. 정상에서 바라보는 한라산의 능선. 단풍의 막바지라 그런지 한라산 능선에 듬성듬성 있는 붉은색의 단풍나무는 불과 한달 전 가득 채운 단풍과는 다른 매력으로 일행들을 반겼다. 이어 한라산을 등지고 북돌아진오름을 넘었다. 종착지인 평화로에 다다르자 일행들은 에코투어가 마지막이라는 것이 아쉬웠던지, 본래 종착지로 계획됐던 포인트를 넘어 30여분 더 걸리는 다른 종착지점을 개척하며 에코투어를 마무리했다. 이번 에코투에서 일행들은 새로운 길을 만들고, '끝은 또 다른 시작을 위한 마침표'임을 마음에 새기면서 올해 마지막 에코투어 대단원의 주인공으로 남게 됐다.

자연속에서 만난 이끼

줄사철나무

목이버섯

올해 에코투어에 열정적으로 참여한 한수연씨는 "서울에서 제주에 내려와 지내던 중 지인의 소개로 에코투어에 대해 알게 됐다"며 "에코투어는 제주가 나에게 준 하나의 선물이었고, 에코투어를 통해 제주의 숨은 명소와 제주의 매력에 빠지게 됐다"면서 "내년에도 에코투어가 진행돼 많은 이들에게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을 선물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전했다.

에코투어에 처음 참가한 신명철씨는 "매회차 신청했지만 워낙 인기가 많아 매번 정원 초과로 참석하지 못하다가 이번에 운좋게 대기자로 올려 처음 참가하게 됐다"며 "참가하고 나니 마지막이어서 너무 아쉽다. 진정한 제주의 자연을 느끼게 해주는 에코투어가 내년에도 진행돼 바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에게 쉼표 같은 역할이 되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끝>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6874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