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40)갑상선암 치료의 올바른 이해

[제주, 제주인의 건강보고서Ⅵ](40)갑상선암 치료의 올바른 이해
크기 0.5~1㎝ 미세유두암 수술적 치료 '논란'
  • 입력 : 2016. 12.09(금)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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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상선암 검진 권고안이 만들어질 정도로 갑상선암 진단과 치료에 대한 논란이 있었기 때문에 갑상선암 검진을 원할 경우 의사와 상담후 결정토록 해야 한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지영 교수가 환자를 진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검진 가이드라인 제정 노력 계속돼야
결절 크기 1㎝ 넘는 갑상선암은 수술
작은 암 수술 않더라도 병 상황 관찰을

갑상선은 기도 앞에 위치한 나비 모양으로 생긴 호르몬 분비 기관이다. 체온 유지와 신체 대사 균형 유지 등에 필요한 갑상선 호르몬을 만들고 분비하는 역할을 한다. 갑상선에 발생하는 암종 중에서 유두암이 90% 이상을 차지하며, 10년 생존율이 95%이상으로 매우 좋은 예후를 보인다. 그 밖에 여포암, 수질암, 미분화암 등이 발생할 수 있으며, 미분화암의 경우 매우 드물게 발생하지만 효과적인 치료가 없고 거의 대부분의 환자가 진단 후 수개월 내 사망에 이르는 등 예후가 극히 나쁘다. 제주대학교병원 외과 김지영 교수의 도움을 통해 갑상선암의 올바른 검진과 치료와 관련해 자세히 알아본다.

# 과잉진단과 치료에 대한 논란

지난해 갑상선 수술 건수가 5년전에 비해 30% 이상 줄었다는 통계자료가 최근 발표됐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2015년 주요수술 통계연보'에 따르면 갑상선 수술은 2010년 4만847건에서 2011년 4만4234건, 2012년 5만1513건, 2013년 4만8948건 등으로 증가추세를 보였다. 그러다가 2014년 3월부터 의료계 일부에서 과다진단 문제를 제기하며 논쟁이 있은 뒤 2014년 3만7162건으로 줄었고, 2015년에는 2만8214건으로 대폭 감소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기형적인 갑상선 증가세를 보여 논란을 빚었다. 한국의 갑상선암 환자수는 2011년 약 4만명으로 인구 10만명당 81명꼴이었는데, 세계 평균의 10배 이상이었다. 때문에 한국은 과잉진단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암 중에서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로 지목됐다.

# 갑상선암의 검진

2015년 9월 국가암검진 권고안 제개정위원회에서 발표한 7대암 검진 권고안을 통해 우리나라에서 발생률이 가장 높은 갑상선암에 대해 처음으로 검진 권고안이 만들어졌다. 권고안에 따르면 갑상선암은 초음파를 이용한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한 의학적 근거가 불충분하기 때문에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검진을 일상적으로 권고하지는 않는다. 따라서 갑상선암 검진을 원한다면 검진의 이득과 위해에 대해 의사와 상담 후 결정하도록 하고, 갑상선암의 가족력이 있거나 경부에 방사선치료를 받았던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는 예외적으로 갑상선암 검진이 필요하다고 제시하고 있다.

그러나 이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는 있다. 실제 갑상선암은 대부분 증상을 일으키지 않으며, 증상이라고 한다면 암이 매우 커져서 만져지거나 신경 침범이 있어 목소리 변화를 일으키는 것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경우는 모두 암이 많이 진행된 상태로, 수술 후 합병증 발생이 매우 높을 뿐 아니라 재발 위험도도 높아진다. 실제로 생존률이 100%에 가까운 우리나라와는 달리 증상이 발생 후 치료를 하는 영국에서는 5년 생존율이 75% 밖에 되지 않는다.

또 우리나라의 갑상선암이 급증한 지난 10년간 5년 생존율이 92%에서 99%까지 증가한 것을 보면 조기진단의 필요성을 무시할 수만은 없다. 즉 무분별한 검진은 막으면서도 효율적인 검진을 시행할 수 있도록 보다 현실적인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노력이 계속돼야 할 것이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 갑상선암 치료하지 않아도 괜찮나

0.5㎝ 이하의 갑상선 결절에 대해서는 초음파에서 모양이 의심되더라도 세침검사조차 하지 않도록 권고하는 것은 미국이나 유럽, 우리나라 가이드라인 모두에서 공통적인 부분이다. 0.5㎝ 이하의 유두암은 수술하지 않고 경과관찰을 할 수 있다는 것에 이견이 없다. 반대로 크기가 1㎝ 가 넘는 갑상선암은 반드시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 물론 병의 상태에 따라 갑상선을 전절제할 것인지, 일엽절제만 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신중히 판단해야 하나 수술의 필요성이 논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환자들은 분명히 인지해야 한다.

현재 수술적 치료에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크기가 0.5㎝ 보다는 크지만 1㎝가 넘지 않는 미세유두암의 경우이다. 가장 최근에 발표된 미국갑상선학회(ATA)의 가이드라인에서는 1㎝ 미만의 결절에 대해서는 암검사를 하지 않도록 권유하고 있으나, 이를 제외한 다른 가이드라인에서는 0.5㎝ 초과의 결절에 대해서는 세침흡인 검사를 권고하고 있어 진단 기준에 차이가 있다.

이러한 미세유두암의 치료에 대해 논란이 생긴 것은 일본 구마 병원에서 진행된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한다. 1993년부터 총 1235명의 저위험 미세유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수술을 하지 않고 경과 관찰을 했을 때 약 10년의 관찰 기간동안 단지 8%의 환자에서만 암의 크기 증가가 있었으며, 새롭게 림프절 전이가 발생한 환자는 3.8%에 불과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일본의 일부 병원에서는 1㎝ 미만의 암에서 림프절 전이가 없고 피막 침범이 없으면 경과를 관찰하면서 3㎜ 이상 커지면 수술을 권유하고 있다. 그러나 과거 일본 노구치 병원의 장기 추적관찰 결과를 살펴보면, 약 35년간 관찰했을 때 0.5㎝ 이하의 암은 3.3%만이 재발이 발생한 반면 0.6~1㎝ 크기의 암은 14%에서 재발을 보이는 등 그 예후가 차이가 있음을 보여주는 연구들이 있어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는 상태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연구들이 시작돼 1㎝ 미만의 미세유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관찰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아직은 0.5㎝ 초과 1㎝ 미만 유두암에 대해서는 적절한 치료에 대해 결론이 나지 않은 상태여서 나이가 많은지, 가족력이 있는지, 혹이 주변으로 침투했는지 그리고 주변 림프절에 전이 의심소견이 있는지 등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전문의와 충분히 상의 후 치료 방침을 결정해야 한다.

또 암의 위치가 기도, 신경, 식도, 혈관의 근처에 있다고 한다면 암이 근처 장기로 침범해 심각한 문제를 초래할 수 있어 크기에 상관없이 수술적 치료를 적극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이와 함께 수술하지 않는 방향으로 결정한다고 하더라도 이는 방치가 아닌 적극적 감시 (active surveillance)가 필요한 상태로, 6개월에서 1년 간격으로 주기적인 초음파 검사를 통해 병의 진행 상황을 철저히 관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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