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공간의 상실은 정체성의 소멸

[책세상]공간의 상실은 정체성의 소멸
오선아의 '제주의 원풍경 아이덴티티'
  • 입력 : 2016. 12.16(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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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풍경은 개인에게만 존재하는 이미지인가, 아니면 그와 더불어 집단적인 형태의 것인가? 원풍경이란 긍정적인 것만을 지칭하는가, 또 그와 함께 부정적인 측면도 포함하는가? 나는 원풍경이라는 감각을 잘 이해할 수 없는데, 원풍경은 어느 누구나 가지고 있는 것인가?"

'제주의 원풍경 아이덴티티'를 펴낸 저자는 연구로서, 원풍경이 단순하게 얼마간의 공간·풍경·장소 등으로 묶어 놓는 것이 아니라 위와 같은 활동을 하는 과정 속에서야말로 비로소 살아 숨쉬는 원풍경이 된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고 한다. 나아가 개개인이 일상생활을 하는 가운데 체험하는 동적인 원풍경으로서의 진면목을 밝혀내는 연구를 하고자 했다.

최근 일본에서는 관광지만이 아니라 대부분의 지역에서도 자기 지역의 아이덴티티를 유지, 발전시키기 위한 마을만들기나 경관디자인 등에 힘을 쏟고 있다. 주민참여형 마을만들기를 하면서 참여에 의미를 부여하고 노력하는 형태를 취하지만 저자는 여기에서 중요한 건 '참여'의 내용이라고 설명한다.

저자는 원풍경을 말하는 개인과 공동의 사람들, 즉 개인의 원풍경 이야기하기는 개인의 아이덴티티를 표출하며, 동일한 지역 사람들의 공동의 원풍경 이야기하기는 지역 공동의 아이덴티티를 생성해 가는 것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결론을 내린다. 원풍경을 잃어버린다는 것은 단순히 공간이 상실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서로 이야기하기 자체가 사라져 '나의 이야기·우리의 이야기'가 더 이상 생성되지 못한다는 문화환경심리학적 측면이 오히려 더 큰 문제라는 것이다.

서귀포시 토평동 출신의 저자는 일본 군마현 교아이가꾸엔마에바시국제대학 교수로 재직 중이다. 온누리디앤피. 2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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