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영화세상]나의 운명적 사랑이 당신일까

[주말영화세상]나의 운명적 사랑이 당신일까
  • 입력 : 2016. 12.30(금) 00:00
  • 조흥준 기자 chj@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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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 단지 친한 이성친구?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 내 인연을 찾아서…


일생일대의 과제 중 하나는 자신의 짝을 찾는 것이다. 겨울이 오고, 크리스마스가 지나도록 아직도 외로운 이들에게 인연과 관계에 대한 오래된 의문들이 다시 찾아왔다. 당신이 찾는 사람과 당신이 바라는 사랑은 과연 무엇일까?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대학 졸업 후 뉴욕행을 함께하게 된 해리(빌리 크리스탈)와 샐리(멕 라이언)는 성격도 취향도 정반대다.

그들은 '남자와 여자는 친구가 될 수 없다'는 명제로 설전까지 벌인다. 뉴욕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헤어진 두 사람은 몇 년 뒤 우연히 재회한다. 해리는 아내에게 이별 통보를, 샐리는 연인과의 이별을 한 상황에서 공감대를 형성한 둘은 급속도로 가까워진다. 주변의 시선에도 상관없이 해리와 샐리는 서로를 친구로만 단정짓는다. 하지만 두 절친은 점점 서로의 상처를 감싸주게 되고 뜻밖의 하룻밤을 보내며 그 관계는 미묘해진다. 우리가 고전을 다시 찾는 이유는 시간의 흐름에도 불구하고 공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랑과 우정, 섹스에 관한 논쟁은 지금까지 많은 남녀 사이를 관통하는 질문이다. 커플이 함께 봐도 좋지만 특히 주변에 이성친구가 있는 솔로에게 더욱 필요한 영화가 아닐까. 96분. 15세 이상 관람가.

▶시애틀의 잠 못 이루는 밤=아내를 먼저 떠나보내고 실의에 빠진 샘(톰 행크스)은 아들 조나(로스 맬린저)와 함께 시애틀로 이사한다.

한편 완벽한 남친 월터(빌 풀먼)와 결혼을 앞둔 애니(멕 라이언)는 가족들에게 그를 소개하고 집으로 돌아오던 밤에 새 엄마가 필요하다는 깜찍한 라디오 사연을 보낸 조나와 아내와의 행복했던 추억을 잊지 못하는 샘의 이야기를 우연히 듣게 된다. 애니는 방송 후 폭발적 인기와 함께 '잠 못 이루는 시애틀씨'라는 애칭을 얻게 된 샘이 자신의 운명의 짝이라는 강한 느낌을 받으며 월터와의 관계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결국 애니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는 결혼할 수 없다는 말로 월터와 헤어지고, 샘과 조나를 만나기 위해 시애틀로 향한다. 복고풍 로맨스 코미디 영화. 인연과 운명이란 만들어지는 것인가, 만드는 것인가.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인연이 있다면 운명적으로 만나게 된다는 주제를 담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론 지금의 인스턴스식 사랑에 경종을 울리고 있다. 105분. 12세 이상 관람가.

재개봉 되는 두 영화 모두 멕 라이언이 주인공으로 그녀를 1990년대 로맨틱 코미디의 아이콘 자리에 올려놓은 영화들이다. 풋풋했던 그녀의 모습을 비교해 보는 것도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다. 또 남녀 사이에는 우정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친구 사이에서 연인으로 발전하는 관계, 혹은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운명적 인연을 찾아 가는 과정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볼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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