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애국, 극우의 그럴듯한 변명

[책세상] 애국, 극우의 그럴듯한 변명
클레어 코너의 '그것은 정말 애국이었을까…'
  • 입력 : 2017. 01.13(금) 00:00
  • 손정경 기자 jungks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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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우라 불리는 국내 몇몇 보수단체들의 집회엔 늘 태극기가 등장한다. 집회의 목적은 언제나 '나라를 위해서'며, 그들은 스스로를 '애국 보수'라 칭한다. 그들에 반하는 자는 무조건 '빨갱이'일 뿐이다.

오직 자신들의 신념만이 애국이라 믿는 극우. 그들의 심리를 이해할 수 있는 책이 출간됐다. 저자는 미국 극우단체 존 버치 협회의 열성 회원 가정에서 자랐다. 그녀의 부모님은 시카고 제1호, 제2호 존 버치 협회원이었다.

책은 개인의 생생한 경험을 바탕으로 극우의 민낯을 폭로한다. 부모님의 견해에 반대하는 순간 매타작을 당해야 했고, 자신의 대학 전액장학금을 결정한 주지사가 좌파란 이유만으로 장학금 거절편지를 쓰고 그 대학으로의 진학을 포기해야만 했다. 그녀의 극우 가정사는 실로 비상식적이다. 사회에서도, 가정에서도 극우란 단어는 폭력이었다.

존 버치 협회로 대표되는 극우의 광기와 위험을 생생히 다룬 이 책은 시의적절해 보인다. 오늘날 세계 각국에서 극우의 목소리가 날로 힘을 얻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내부자의 명료한 시각으로 극우의 사상과 음모가 어디서 기인했는지를 알려주며 경각심을 일깨운다.

협회의 지침과 어긋나면 역사를 왜곡하고 진실마저 외면해버리는 존 버치 협회원들의 모습은 흡사 광신도 집단을 보는 듯하다. 이들의 모습에 '대통령님 사랑합니다' '종북좌파 척결'이란 피켓을 들고 오늘도 청와대 앞에 서 있는 극우단체들의 모습이 겹치는 건 우연이며 착각일까. 저자의 증언은 오늘날 대한민국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비선실세의 추악한 진실이 모두 밝혀진 지금에도 여전히 '대통령님'을 사랑할 수 있는 그들이 궁금한 이들에게 이 책을 권한다. 갈마바람.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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