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⑤ 안희정 충남도지사

[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⑤ 안희정 충남도지사
"대화와 타협으로 공동의 이익 모색하는 정치 필요"
  • 입력 : 2017. 01.24(화)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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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무현 정부 탄생 기여… 보수성향 충남서 야당 도지사로 재선
"섬이라는 한계 극복하는 동시에 정체성 지켜나가는 과제 가져"


안희정 충청남도지사(51)는 최근 8개월 연속 광역단체장 평가에서 1위를 차지하며 지역주민들의 든든한 지지를 받고 있는 재선 도지사다.

안희정 충청남도지사가 22일 오후 서울 종로구 대학로 한 소극장에서 19대 대통령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노무현 정부 탄생에 기여한 그는 진영논리에 갇히지 않은 행보를 해오면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했다. 안 지사는 지난 22일 "새로운 세상을 만들어갈 젊은 리더십이 필요하다"며 대선 출사표를 던졌다.

그는 '정권교체'를 주장하는 야권에서 유일하게 이명박 정부의 녹색성장이나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등 전 정부의 정책을 지속해나갈 수 있다고 말하는 주자다. 안 지사는 한라일보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20세기의 낡은 지역주의, 이념갈등, 패거리 정치와 결별하고 안희정만의 정치를 보여왔다"며 "분열된 대한민국을 통합해 국민의 힘을 모으고 시대교체의 과제를 실천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나라의 정치 분열을 극복하기 위해 자치와 분권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는 지방분권의 대표 주자 제주특별자치도를 지방분권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안 지사는 "제주특별자치도는 그간의 어떠한 정책·계획보다 성공적이고 긍정적인 효과가 많이 나타나고 있다"며 "당초 노무현 정부가 구상했던 국방·외교를 제외한 모든 권한의 이양을 통해 제주특별자치도가 지방분권의 '시범도'가 아닌 '완성도'로 대한민국의 지방분권의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제시했다.



▶ 성장과정 : '혁명'을 꿈꾸던 어린 시절, 민주주의 틀 내 사회변화 위해 정치인으로

충청남도 논산에서 철물점 가게 2남3녀 중 셋째로 태어난 그는 1980년 광주항쟁을 계기로 사회서적을 탐독하면서 혁명가를 꿈꿨다. 고등학교 1학년때 서점 주인이 건넨 지하신문의 편집장을 만난 일로 중앙정보부에 잡혀갔다 오면서 학교에서 제적당했다. 부모님의 걱정으로 상경해 다시 고등학교에 입학했지만 야학활동에 기웃거리다 그마저도 3개월만에 그만뒀다.

그는 학생운동이라도 하려면 대학교에 가야겠다고 결심, 검정고시를 보고 입시학원 등록해 고려대 철학과 83학번이 됐다. 1986년 고려대 지하서클인 애국학생회가 주도한 건국대 투쟁으로 한차례 수감, 그리고 1988년 반미청년회 사건으로 또 한차례 수감됐다. 그 사건들을 통해 자신이 갖고 있던 혁명 이데올로기는 구체적 대안이 없다는 사실을 자인하게 됐고 사회변화는 민주주의라는 틀 내에서 국민들과 함께 안정적으로 이끌어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었다. 그리고 그것이 곧 정치의 길이라는 것을 알게됐다. 1989년 국회의원 비서관으로 정치에 입문, 2002년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 정무팀 팀장으로 참여정부 출범에 기여했다.



▶ 대선주자 경쟁력 : '대화와 타협'으로 보수 성향 충남서 재선 성공

안 지사가 추구하는 정치는 누구와도 대화하고 타협하며 공동의 이익을 모색하는 정치다. 그는 "보수적인 충남에서 재선에 성공하고, 70% 넘는 지지를 획득하고 있다. 1대 3의 의회구도에서 대화와 타협을 통해 훌륭하게 협치를 이뤄냈다"는 점을 대권 경쟁력으로 내세웠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 함께 정권 재창출을 통해 대한민국 5년의 집권세력이 됐고, 그 과정에서 지지자든 반대측이든 의견을 모아내고 평화로운 공존을 얻어낼 것인가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왔던 경험이 그 토대가 됐다고 안 지사는 말한다.

실제 그의 도지사로서의 행보는 다른 야권 주자들과 결이 다르다. 그는 지방자치단체들의 복지 경쟁에 뛰어들지 않았다. 재정자립도가 30퍼센트에 불과하기에 독자적 복지정책을 약속하기 쉽지 않다는 점에서다. 4대 보험이 부실한 상태에서 지방 정부의 작은 재정을 가지고 사각지대를 보완하려고 하면 종국에는 배보다 배꼽이 더 커져 국가 복지제도의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었다. 대신 그는 2010년 도지사 취임뒤 우선 가용한 복지 재원을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방안을 모색했다. 이를 위해 지역에 적합한 72개 복지 지표를 개발하고 향후 10년에 걸친 충남 복지 중장기 계획을 세웠다.



▶ 대선 정책 : "자치 분권 강화 개헌 필요"

안 지사는 사드배치는 동의하지 않지만 한국과 미국이 전략적인 동맹 우방이라는 점에서 합의를 뒤집는 것은 위험한 발상이라고 본다. 진보진영의 반대 목소리가 있더라도 지도자는 용기있게 걸어가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외교는 미국과 중국의 교량 역할을 설계하고 있다. 미국과의 전통적 우호관계는 강력히 유지하고, 글로벌 협력 파트너십도 발전시킴과 동시에 군사적 의존을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한·중 관계에서는 현재 경제, 사회, 인문 협력의 범위를 넘어 정치, 안보 분야의 소통과 협력까지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저성장 극복을 위해서는 제대로 된 시장경제, 공정한 민주주의 시장질서가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를위해 재벌에 국제기준에 부합하는 회계, 윤리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개헌은 국민 주권과 자치 분권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가야한다고 밝혔다. 헌법 전문과 총강에 '대한민국은 지방분권국가'를 천명하고, 자치입법권 확대 등의 기본 규율을 명문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또한 국가 균형 발전을 위해 국회,청와대, 대법원과 대검찰청 등을 세종시로 이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 제주 관련 정책 : '고립의 섬'아닌 '세계로 뻗어나가는 제주' 만들어야

그는 "최근 제주가 상·하수도, 도로, 주차장, 쓰레기 매립 시설 등 사회간접자본 시설 부족 문제가 지역현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며 "'세계환경수도'로서의 위상과 목표가 이뤄질 수 있도록 환경시설에 대한 전면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제주를 '고립의 섬'이 아닌 '세계가 찾는, 세계로 뻗어나가는 섬으로써의 제주를 건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지사는 "제주는 '섬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섬의 정체성을 지켜나가야'하는 이중적 목표와 과제를 안고 있다"며 "연륙교통수단으로 거론되고 있는 '제2공항', '해저터널' 문제를 포함해 제주가 섬이라는 한계를 극복하는 동시에 섬의 정체성을 지켜나갈 수 있는 방안에 대한 도민적 합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도민적 합의가 이뤄진다면 중앙정부 차원에서 최우선적으로 지원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그는 전면적 권한이양을 통한 '지방분권 완성도'로서의 제주특별자치도 추진도 강조했다. 서울=부미현기자



안희정 지사는…


1964년 충남 논산 출생으로 고려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1989년 김덕룡 통일민주당 의원 비서관, 1994년 지방자치실무연구소 사무국 국장, 2002년 노무현 민주당 대통령 후보 비서실 정무팀 팀장을 지냈다. 2003년 민주당 국가전략연구소 부소장, 열린우리당 논산, 계룡, 금산 지구당 창당 준비위원장을 역임했지만,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구속됐다. 2008년 더 좋은 민주주의 연구소를 이끌며 총선에서 출마를 준비 했으나 민주당 공심위의 구속전과자 공천불가 조치에 대해 수용하고 불출마를 선언했다. 이후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서 당선되어 정치지도자의 길을 걸었다. 2010년 '충청의 새로운 대표선수' 라는 슬로건으로 제36대(민선 5기) 충청남도지사에 당선됐고 2014년 제37대(민선 6기) 충남도지사로 재선에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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