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월 13일 이전에 박근혜 대통령에 대한 탄핵심판 결론이 내려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에 따라 여야 정당의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4~5월 대선?=박한철 헌법재판소장은 지난 25일 탄핵심판 9차 변론 심리가 시작된 직후 "헌재 구성에 더는 큰 문제가 발생하기 전에 늦어도 3월 13일 전까지 최종 결정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헌재가 탄핵심판의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박 소장이 이같이 심판 시기를 언급한 것은 탄핵심판이 재판관 공석으로 인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박 소장의 임기는 오는 31일 끝난다. 이정미 재판관 역시 3월 13일 임기가 만료된다. 재판관 두 사람의 공석으로는 탄핵심판 절차가 제대로 진행될 수 없어 그 전에 종결되고 선고돼야 한다는 취지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가 탄핵을 인용할 경우 60일 이내에 차기 대선이 치러져야 한다. 헌법 68조 2항은 '대통령이 궐위된 때 또는 대통령 당선자가 사망하거나 판결 기타의 사유로 그 자격을 상실한 때에는 60일 이내에 후임자를 선거한다'고 명시했다. 박 소장이 제시한 일정대로 탄핵 심리가 진행돼 인용으로 결정되면 5월 초 대선이 이뤄진다.
5월 초 대선을 가정할 경우 늦어도 3월 초에는 각 당이 후보를 확정해야 한다. 토론회와 공약검증 등을 위해 물리적으로 2~3개월의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헌법재판소의 구상과는 달리 현재 정치권의 대선 시계는 안개속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최근 후보 경선룰을 확정했으나 잡음이 일고 있고 다른 당은 경선후보군의 윤곽도 그리지 못하고 있다. 또 대선출마를 결심한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운찬 전 총리의 선택이 불분명하고 바른정당에서 반기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행보도 여전히 안개 속이다. 반 전 총장이 '대선 전 개헌'으로 매개체로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전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 등과 뜻을 같이 할 수 있다고 밝혀 국민의당과 반문세력 연대도 예상되고 있다.
하지만 박 소장의 주장대로 3월 중순 이전 결론이 나오더라도 탄핵 기각시 박근혜 대통령은 직무에 복귀하고 예정대로 12월 20일 19대 대통령 선거를 치른다.
3월 13일 이전 탄핵심판 결론 내려질 가능성 높아
더민주, 2012 경선룰 준용… 경선후보 등록 시작
도내 정가도 대선레이스 맞춰 본격 조직정비 착수
▶여권 주자=범여권에서는 반기문 전 유엔사무총장과 바른정당 원희룡 제주지사, 남경필 경기지사, 유승민 의원이 출마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이인제 전 최고위원과 김관용 경북도지사, 원유철 의원도 출마를 준비중이고 동반성장포럼 정운찬 이사장도 출마할 예정이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도 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야권 주자=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를 비롯해 안희정 충남지사, 이재명 성남시장, 최성 고양시장, 김부겸 의원이 경선에 나설 예정이다. 국민의당은 안철수·천정배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손학규 전 민주당대표, 장성민 전 의원 등도 출마할 예정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2012년 경선룰을 대부분 준용하기로 했다. 완전국민경선제, 모바일 투표 도입, 결선투표제 도입 등 세부규칙을 둘러싸고 주자들 간의 유·불리가 엇갈리고 있다. 이번 경선룰은 일반 국민과 권리당원의 투표 가치에 차이를 두지 않는 '완전국민경선제'를 채택, 일반국민의 표가 큰 영향력을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 정치권 움직임=도내 정가도 대선 레이스에 맞춰 본격적인 조직 정비에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제주도당은 지난달 2일 도당 사무실에서 신년인사회를 갖고 조기대선 필승을 다짐했다. 이후 도당을 비상태세로 전환해 근무시간을 오후 8시까지 2시간 더 연장, 대선승리를 위해 준비해 나가고 있다.
바른정당 제주도당은 지난 21일 창당대회를 열고 3선인 고충홍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장을 제주도당 위원장으로 선출하고 대선 조직 정비에 나서고 있다.
이날 창당대회에는 원희룡 제주지사와 김무성 고문과 정병국 창당준비위원장, 주호영 원내대표 등도 참석해 전국 표심의 바로미터인 제주민심을 잡기위한 세몰이에 뛰어들었다. 제주도당은 조만간 제주시갑·을, 서귀포시 당협위원장을 선출해 대선을 준비할 예정이다.
새누리당 제주도당은 분당 후유증 수습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 분당 사태로 공석이 된 제주시 갑 국회의원 선거구 조직위원장에 양창윤씨를 임명했다. 양 조직위원장은 새로 당협위원장을 선출하기 전까지 조직구성 등 관리역할을 하게 된다.
국민의당 제주도당은 지난 8일 제주상공회의소 5층 국제회의장에서 정기 당원대표자 대회를 열고 장성철씨를 신임 위원장으로 선출했다.
반기문 전 총장 지지모임인 '반사모' 제주지역본부는 내달 중순 출범할 예정이다. 반 전 총장의 행보에 발맞춰 본격적인 대선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주도는 이번 대선이 제주발전을 견인할 수 있는 원동력으로 삼기 위해 주요 현안들을 대통령 선거후보 공약으로 반영시켜 나가기로 했다.
제주도는 제2공항 조기추진, 제주 4·3 완전 해결, 신교통 수단 국비 지원 추진, 제주 신항 건설 추진, 강정마을에 대한 구상권 청구철회, 감귤산업 육성 등을 대선후보들에게 제시할 예정이다.
제주도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 지원이 있어야 풀수 있는 현안들이 많다"며 "제19대 대통령 후보 공약사항으로 추진해 문제를 해결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