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⑥ 남경필 경기도지사

[빨라진 대권행보… 잠룡, 그들은 누구인가]⑥ 남경필 경기도지사
"권력 집중 따른 부패, 권력 분산·협치로 해결해야"
  • 입력 : 2017. 01.31(화) 00:00
  • 부미현 기자 bu8385@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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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3세 정치 입문… 5선 국회의원 이어 광역단체장 '활약'
야당과 권력 나누는 '경기도 연정' 실험으로 정치권 주목


바른정당 소속 남경필 경기도지사(52)는 5선의 국회의원을 거쳐 광역단체장으로 활약하고 있다.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지난 25일 오전 서울 여의도 바른정당 당사에서 대선 출마선언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의 정치 철학은 '권력의 공유, 부의 공유'로 집약된다. 경기도 지사 부임 이후 그가 가장 먼저 도정에 반영한 '연정(연합정치)'은 그의 정치철학을 현실에 그대로 투영한 정책이다. 경기도 연합정치는 남 지사가 제안하고, 도의회 다수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를 수용하면서 시작됐다. 사회통합부지사직을 야당에 양보하고, 연정실행위원회 등을 구성했다. 중앙정부로 비유한다면, 총리직을 야당에 준 것이다. 남 지사는 "지금 대한민국을 분노하게 하는 정치는 권력 집중과 거기에서 오는 부패다. 결국 이것을 막아내는 건 권력 분산과 협치"라고 말한다.

그는 5선 국회의원을 하는 동안 기득권에 안주하지 않는 정당을 만들고자 당내 주류에 각을 세우며 줄곧 보수정당의 개혁을 요구해왔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 이후에는 여당 소속이면서도 박근혜 대통령의 책임을 묻고, 국회가 법치에 기초해 탄핵을 추진해야 한다고 가장 먼저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결국 친박(친박근혜계) 중심의 새누리당을 박차고 나와 보수 신당인 바른정당 창당에 참여했으며 지난 25일 대선 출마를 선언했다. 경기도에서 2년간 30만8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한 남 지사는 이날 출마 기자회견에서 "일자리 넘치는 따뜻한 대한민국을 만들겠다. 성과를 낸 50대인 내가 해낼 수 있다"고 세대 교체를 강조했다.



▶정치인으로서의 성장 과정: '오렌지 정치인'에서 연합정치 대표주자로

남 지사는 연세대를 졸업하고, 아버지가 사주였던 경인일보에서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예일대에서 MBA 학위를 받았다. 그는 33세였던 1998년 부친인 남평우 의원의 별세로 치러진 보궐선거에 출마해 국회의원이 됐다. 그리고 내리 국회의원 5선을 했다. 그런 배경을 갖고 있는 남 지사는 1990년 초반 유행하던 부유층 자제를 일컫는 '오렌지' 정치인으로 불리기도 했다. 하지만 5선 의원과 광역단체장을 하기까지 소신있는 정치행보를 걸어오면서 이러한 이미지를 벗어내는데 성공했다.

특히 끊임없이 당내에서 지도부와 대립각을 세우면서 '소장파'로 불리게 된다. 한나라당 쇄신파로서 당내 개혁세력의 중심인 미래연대와 수요모임 대표를 지냈다. 탄핵 정국에서도 촛불 집회에 참여하는 등 여당 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냈다. 남 지사는 새누리당을 탈당하며 "잘못된 구시대의 망령을 떨쳐내고, 미래를 걱정하는 국민과 온전히 함께 하겠다. 시대와 가치 그리고 국가시스템의 교체를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대선주자 경쟁력: '경기도 연정' 통해 권력 분산 실험 앞장

남 지사는 2014년 6·4지방선거에서 일자리 70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도지사 당선 후 연정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것에 중점을 둔 결과 민선 6기 2년간 30만8000명의 일자리를 창출했다. 전국 일자리의 43.1%를 차지하는 수준이다. 기업규제 개선, 첨단산업 중심 외국인 투자 유치 등에 집중한 결과다.

그는 또한 경기도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이들이 고질적인 만원버스에 시달리는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광역버스 좌석제, 2층 버스 도입 등의 정책을 펼쳐 도민들의 호응을 얻었다.

현장중심의 도정 확립과 소통도 강화했다. 대표적인 것이 굿모닝 경기, '도지사 좀 만납시다' 행사로 남 지사는 매주 금요일에 경기도청과 경기북부청을 격주로 오가며 경기도민들의 민원을 직접 경청하고 현장에서 해결책까지 제시한다.

차세대 대권 주자로 주목받게 된 계기는 무엇보다 '연정'이라는 정치실험을 실현시킨 것이다. 그는 경기도 연정이 정치의 미래라고 주저없이 얘기한다. 남 지사는 대권 출마 선언에서도 "권력을 공유하고 협력하는 새 정치 즉, 협치와 연정을 통해 국정을 원만히 이끌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대선 정책 구상: 모병제·수도 이전·사교육 철폐 등 파격 공약 내걸어

남 지사는 자신의 대선 비전을 '대한민국 재건설(Korea Rebuilding)'로 표현한다. 그리고 다섯 가지 키워드로 '미래세대로의 세대교체', '협치와 연정', '공유적 시장경제 구축', '권위주의적 사회문화 바꾸기', '한국형 자주국방 강화'를 제시했다.

그가 세부적으로 주장하고 있는 정책들은 파격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저출산 문제와 청년 실업 문제 해결책으로 내건 '모병제'는 대선 과정에서 뜨거운 논쟁을 예고한다. 남 지사는 페이스북 등을 통해 "2016년 대한민국에서 한달 10만원씩 주면서 청춘 부리는 것은 젊은 시절에 대한 착취다. 저출산 문제때문에 더이상 60만 군을 유지할 수 없다는 현실적 이유도 있다"며 2022년까지 장병 봉급을 최저임금 50% 수준으로 인상하고 2023년 모병제를 실시하자고 제안했다.

남북대치를 간과한 발상이라며 모병제를 비판하는 지적에 대해서는 "가만히 있으면 국방이 튼튼해지나. 2025년 군대 갈 사람이 없는데 어떻게 할 것이냐라는 질문에 먼저 답하지 못한다면 리더로서의 자격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남 지사는 세종시로 수도를 이전하자는 주장도 내놨다. 기득권의 상징인 청와대, 국회를 세종시로 옮김으로써 권력을 분산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남 지사는 "경제와 정치의 기득권이 너무 몰려있다. 권력과 부가 너무 몰려있으면 거기서 늘 부패가 일어난다"고 주장한다.

남 지사는 사교육 철폐도 주장하고 나섰다. 남 지사는 사교육 문제가 경제 문제는 물론 저출산, 빈부격차 등 다양한 사회문제와 연관돼 있어 대한민국의 리빌딩을 위해선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 서울=부미현기자



남경필 지사는…


제15대(1998) 국회 보궐선거에서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이후 제16대, 17대, 18대, 19대 5선 의원으로 활동했다.

한나라당 쇄신파로서 당내 개혁세력의 중심인 미래연대와 수요모임 대표를 지냈다. 한나라당 대변인, 원내수석부대표, 경기도당위원장, 최고위원, 인재영입위원장 등을 지냈고 국회에서 보건복지위원회, 정무위원회, 문화관광위원회 등을 거치고 외교통상통일위원장을 역임했다. 2014년 민선6기 경기도지사로 취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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