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은 수개월 전부터 반복적으로 콧물, 재채기 등 관련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비염을 일컫는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강주완 교수가 비염환자를 치료하고 있다. 사진=제주대학교병원 제공
수개월 증상 반복되면 만성비염정확한 진단에 기초한 치료 중요
콧물, 재채기, 코막힘 등의 증상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는다. 특히 환절기 때 콧물이 나고 코가 막히는 것 때문에 고생하는데 실제 비염을 가지고 있다고 해야 할까? 대답은 "그렇다"이다. 비염이란 코점막에 생긴 염증성 질환을 총칭하며 진단은 환자가 불편해하는 증상과 원인이 될 수 있는 코 안의 소견을 기초로 해 내리게 된다. 특히 앞서 말한 증상 외에 내시경이나 영상학적 진찰 소견 상 비강내 축농증성 감염이 동반돼 있거나 해부학적 구조 이상, 비정상적인 종물이 존재하는 경우 등 구체적인 원인이 확인되는 경우에는 단순히 비염이라 하지 않고 정확한 진단명을 내리게 된다. 제주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강주완 교수의 도움으로 비염에 대해 정확한 이해를 구해본다.
비염은 모두 외부 환경에서 기인한 알레르기항원 인자 때문일까? 대개 비염하면 알레르기비염을 먼저 떠올리게 된다. 그만큼 알레르기비염이 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모든 비염이 알레르기 면역반응 때문에 생기는 것은 아니다. 코점막과 코에 분포하는 신경, 혈관을 자극할 수 있는 것은 모두 비염을 유발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비염 증상을 가지는 환자들의 증상 개선을 위해 원인을 감별하고 적절한 진단을 내리는 것이 중요하고, 그에 따른 합당한 치료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
우리가 흔하게 접할 수 있는 비염을 분류해 보면 먼저 비염은 증상 발현의 시기에 따라 급성 비염과 만성 비염으로 구분한다. 그런데 급성 비염은 평소 증상이 없다가 갑자기 나타나는 것으로, 주로 바이러스 감염에 의해 나타나는 증상을 말하며 상기도 감염성비염이라 부르기도 한다. 이 경우 대부분 10일 이내에 증상이 호전되지만 2차적으로 세균 감염이 발병하는 경우에는 비부비동염(축농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때문에 10일 이상 증상이 지속되면서 농성 비루나 발열, 안면통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에는 급성 세균성 비부비동염을 의심해 항생제 등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흔히 우리가 비염이라고 부르는 증상은 주로 수개월 전부터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만성 비염에 의한 것이다. 만성 비염은 크게 알레르기 비염과 비(非)알레르기 비염으로 나눠 볼 수 있다. 잘 알려져 있는 알레르기 비염의 경우에는 흡입성 알레르기 항원에 의한 면역글로블린E 매개성 염증 반응에 따른 비염 증상이 발생하게 된다. 원인 항원으로는 꽃가루, 집먼지 진드기, 동물의 털, 곰팡이 등이 있으며, 직업성으로 노출되는 물질이나 분진들도 원인 항원이 될 수 있다.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은 환자의 증상과 비내시경적 소견, 신체적 습관과 함께 피부반응검사나 혈액 중 항원에 대한 특이항체검사, 항원유발검사 등을 통해 이뤄진다. 치료는 우선 비강 식염수세척을 통한 비강 환경의 개선과 항히스타민제 복용, 비강 스테로이드 분무제 사용 등이 도움된다.
알레르기비염 진료 현황
비(非)알레르기 비염에는 매우 다양한 원인이 있다. 먼저 비알레르기성 호산구성 비염은 알레르기 비염의 진단검사에서 음성을 보이면서 콧물에서 호산구의 비율이 높은 경우로, 최근에는 비강 점막에만 국한된 국소 알레르기 비염으로 이해를 하고 있다.
혈관 운동성 비염은 특발성 비염이라고도 불리며, 비알레르기성 비염 중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진단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다른 비염의 진단기준에 합당하지 않은 경우를 말하는 것으로 기타 비알레르기 비염과 중복되는 부분이 많은 질환이다.
다음으로 약물 유발성 비염은 코막힘 증상 개선을 위해 비강내 충혈완화제를 과다하게 사용하는 경우에 발생한다. 이 경우 약물 사용을 중단하고 다른 보존적인 치료를 통해 증상 개선을 도모해야 하고 꼭 필요한 경우에만 사용하도록 한다.
노인성 비염은 특별한 유발 요인 없이 고령에서 수양성 비루가 주로 발생하며, 연령 변화에 따른 비강내 결체 조직량의 감소와 신경, 혈관의 변성 등이 관련 인자로 생각되고 있다.
위축성 비염은 주로 코막힘 개선을 위해 과도한 수술적 절제로 인한 이차성 위축성 비염과 노인 환자에서 주로 나타나는 일차성 점막 위축성 비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점막하 분비선의 위축과 이에 동반된 세균 감염이 발병에 영향을 미친다.
호르몬 유발성 비염은 임신과 생리 주기에 따른 여성 호르몬의 변화가 비점막 혈관의 변화를 유발해 증상이 발현되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뇌하수체나 갑상선 질환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나 그 빈도는 많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미각성 비염은 뜨겁거나 매운 음식을 먹을 때 발생하는 수양성 비루를 주 증상으로 하며, 노인에서 주로 발생해 노인성 비염과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직업성 비염은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물질의 영향으로 발생하는 비염으로 앞서 말한 알레르기 비염과 같이 면역글로블린E 매개가 일어나는 경우는 알레르기 비염의 일부로 진단이 된다. 이러한 면역반응 없이 자극 물질이나 독성 물질에 의한 경우에는 비알레르기성 비염으로 분류한다.
마지막으로 국소 알레르기 비염은 증상은 알레르기 비염과 유사하나 피부반응검사나 혈청 검사 등에서는 음성으로 결과가 나오지만 비강 유발검사에서 증상이 발현되는 경우로 정의하고 있다.
강주완 교수는 "비염은 일상생활에서 흔하게 유발되는 질환으로 비슷비슷한 증상을 보이지만 다양한 원인이 존재하고 따라서 치료 방법에도 차이가 있다. 따라서 만족스런 증상 개선을 위해서는 전문가와의 상담과 진찰을 통해 정확한 진단이 우선돼야 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