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봄 같지 않다. 수시로 하늘을 뿌옇게 덮는 미세먼지 때문이다. "갈수록 미세먼지가 심해진다"는 말도 나온다. 과연 그럴까.
정답은 '그렇지 않다'이다. 미세먼지 농도만 놓고 보면 오히려 그 반대다. 지난 1~3월 제주지역 '초미세먼지' PM2.5의 평균 농도는 23㎍/㎥으로, 2015~2016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가장 낮았다.
그렇다고 안심할 수준은 아니다. 2015년 도내 초미세먼지 농도는 23㎍/㎥으로, 세계보건기구(WHO)의 권고 기준(10㎍/㎥)을 크게 초과했다. WHO는 미세먼지를 1급 발암물질로 지정했다. 생활 속 미세먼지 체감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
그럼 뚜렷한 대책은 있을까. 안타깝게도 '없다'. 정확히 말하면 짧은 기간에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라는 얘기다.
환경부는 국내 미세먼지가 고농도일 때 중국 영향을 최대 80%로 보고 있다. 이와 달리 평상시에 미세먼지가 발생하는 것은 절반 이상이 중국이 아닌 내부 요인으로 추정된다. 자동차, 선박, 항공기, 건설기계 등이 발생원이다. 중국 탓만 할 수 없는 것도 이 때문이다.
당장 중국 등 외부 영향을 막을 수 없다면 제주 안에서 배출되는 미세먼지부터 줄여야 한다. 하지만 제주도 차원에서 도내 미세먼지 발생원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않다 보니 효과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데 한계가 있다.
뒤늦게나마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제주도 보건환경연구원은 미세먼지 성분을 분석해 발생원을 규명하기로 했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분석 자료를 모아 결과를 도출해낸다는 계획이다. 원인이 밝혀지면 제주에 맞는 저감 대책이 제시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여기에서 끝내선 안 된다. 취재 중에 만난 전문가의 말에서 이유가 읽힌다.
"일부 연구자에 의해 도내 미세먼지에 대한 연구가 진행되긴 했지만 일관성 있고 통일된 방법으로 장기간 축적된 데이터는 없습니다. 제주도가 미세먼지 발생원 등을 추정할 수 있는 데이터를 쌓고 꾸준히 대기질을 관리해 나가야 합니다." <김지은 기획탐사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