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얘들아 넘어져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책세상]얘들아 넘어져도 괜찮아, 실패해도 괜찮아
경기도 꿈의학교 20곳 이야기 '날아라 꿈의학교'
  • 입력 : 2017. 05.05(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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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이 기획하고 운영… 나를 찾아가는 배움터

"저에게 꿈의학교는 청춘을 뜻있게 맞이할 수 있도록 해준 경험이었어요. 20대인 저에게 분신과도 같은 영화를 선물해주었거든요."

"꿈의학교를 통해 제 꿈이 무엇인지 알게 됐어요. 전문적인 공부도 할 수 있었고, 대학에도 진학하게 됐어요. 꿈의학교를 몰랐다면 지루하고 평범하게 지냈을 것 같아요."

이 말을 하는 아이들이 꿈을 키운 공간은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학교가 아니었다. 그들은 '학교 밖 학교'인 꿈의학교에서 새로운 희망을 봤다.

경기도교육청이 운영하는 꿈의학교 스무곳의 이야기를 소개한 책이 나왔다. 오마이뉴스 이민선 기자가 쓴 '날아라 꿈의학교'다.

꿈의학교는 아이들의 상상력을 바탕으로 아이들이 기획하고 끌어가는 곳이다. 그곳에선 스스로 꿈을 찾고 인생을 설계하는 배움이 펼쳐진다. 여러 마을공동체에서 시도했던 크고 작은 움직임들이 꿈의학교를 낳는 거름이 됐다.

꿈의학교는 올해로 3년차를 맞는다. 첫해 143개에서 출발해 지난해엔 463개까지 늘었다. 꿈의학교에서 배울 수 있는 분야는 뮤지컬, 오케스트라, 실용음악, 합창, 댄스, 만화, 애니메이션, 연극, 영화 등 다양하다.

입시에 도움이 되는 국·영·수 학원이 아니라 꿈의학교에서 시간을 보내는 일이 아깝다고 생각하는 아이들은 없을까. 한 아이가 말한다. "인생은 굉장히 길어요. 지금 꿈의학교를 만들어보는 일은 어디에서도 할 수 없는 소중한 경험이에요. 국영수는 꿈의학교 끝나고 집에 가서 하면 되죠."

그렇다고 아이들이 꿈의학교만 가면 당장이라도 장밋빛 미래를 그릴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청소년기 아이들이 진짜 좋아하고 하고 싶은 일을 찾을 수 있는 길을 안내하는 역할을 맡을 뿐이다.

안성맞춤 공예 꿈의학교는 아이들에게 직업인으로서 공예가의 세계를 생생하게 보여준다. 그 과정을 지켜보며 아이들은 미래 자신의 직업을 판단할 기준을 세우게 된다. 더러 꿈을 포기하는 아이들도 생겨나지만 그것이 실패라고 보지 않는다. 아이들은 다시 새로운 길을 찾을 수 있는 기회를 얻는다.

김포 콩나물 뮤지컬 꿈의학교는 아예 실패를 경험할 수 있도록 '꽈당 콘서트'를 연다. 이미 만들어진 뮤지컬을 따라하며 이름 그대로 한번 넘어져보자는 콘서트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넘어진다고 해서 세상이 끝나는 건 아니란 걸 느낀다. 실패해도 괜찮은 학교, 이것이 꿈의학교가 지닌 가장 큰 경쟁력으로 보인다. 오마이북. 1만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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