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플러스]참굴비 대축제

[휴플러스]참굴비 대축제
참조기 고향 추자, 그 섬 가을에 대풍 들다
  • 입력 : 2017. 09.22(금) 00:00
  • 표성준 기자 sjpyo@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참굴비는 물론 삼치와 멜까지 풍년이 든 요즘, 추자도는 밤낮으로 흥겹다. 사진은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

추자의 멋·맛 알리는 '참굴비 대축제'
오늘부터 24일까지 축제로 들썩
참굴비·삼치·멜 등 풍년에
밤마다 포구선 하선 장면 볼거리
올레길 탐방·굴비 엮기 등 체험 풍성
여객선 운항 늘려 방문객 편의성 높여

참조기의 고향, 추자도의 맛과 멋을 널리 알리고 풍어만선을 기원하기 위한 추자도 참굴비 대축제가 22~24일 추자면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로 제10회째를 맞이한 이번 참굴비 대축제는 '힐링의 섬, 추자도로 Go! Go!'를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섬 밖의 섬으로, 미지의 섬으로 남아 있는 추자도는 그 풍광만으로도 힐링을 안겨주지만 이번 축제기간에는 다른 지역에선 맛볼 수 없는 전통음식과 독특한 전통문화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까지 준비했다. 참굴비 축제와 때를 맞춰 삼치와 멜(멸치)까지 풍년이 든 요즈음 추자는 밤낮으로 흥에 겹다.

▶제주의 다도해= 추자도는 상추자와 하추자, 황간, 추포까지 4개의 유인도와 함께 38개의 무인도를 거느려 제주의 다도해라 불린다. 제주연안여객선터미널(2부두)에서 출항하는 퀸스타2호나 제주국제여객선터미널(7부두)에서 출항하는 한일레드펄호를 타면 1시간에서 1시간 30분 정도면 도착할 수 있다.

제주와 내륙의 중간에 위치한 추자도를 섬 속의 섬이라 하지 않고 섬 밖의 섬이라고 하는 이유는 제주와는 많이 다르기 때문이다. 추자 주민들은 제주어를 쓰지 않고 전라도 방언을 쓴다. 음식도 전라도와 비슷하다. 제주가 화산섬이어서 한반도와 다른 이국적 풍광을 지니게 됐지만 추자는 바다에서 융기한 섬인지라 내륙에 더 가깝다. 제주도민들에게는 추자도가 더 이국적으로 비춰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사계절 다양한 어종= 1년에 배가 뜨는 날이 200일 정도에 불과해 여전히 신비의 섬인 추자도는 인구 2000명이 채 되지 않는 조용한 섬마을이다. 주민의 90%가 어업에 종사하는 이곳의 특산물은 참조기이지만 삼치와 돌돔, 참돔, 농어, 학꽁치 등 사계절 다양한 물고기가 잡혀 낚시꾼들에게 특히 인기다. 섬의 모든 갯바위가 낚시 포인트이다 보니 "낚싯대를 떨구기만 하면 고기가 잡힌다"거나 "물 반 고기 반, 뜰채로 고기를 떠낼 때도 있다"는 말이 과장만은 아니다.

참굴비 대축제를 앞두고 더없이 즐거운 소식도 들려온다. 참굴비뿐만 아니라 삼치와 멜도 같이 잡히기 시작해 밤샘 조업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참굴비는 거의 매일 위판이 이뤄지고 있으며, 한밤중에 만선이 된 삼치배와 멜배들까지 들어오고 있다. 낮에는 축제를 즐기고, 밤에는 포구에서 펄떡대는 삼치와 멜의 하선 장면을 구경할 수 있다. 즉석에서 구입한 멜을 회로 먹거나 연탄불에 구워 먹는 맛이 바로 추자의 멋이다.

▶섬 이색 콘텐츠 풍성= 해안 절벽이 절경인 추자도에서도 특히 이름난 곳이 현지인들이 '독산너머'라고 부르는 '나바론 절벽'이다. 영화 '나바론 요새'에 나오는 험한 절벽에 빗대어 낚시객들이 붙인 이름이다. 제법 발품을 팔아야 하는 등대산 정상의 추자 등대에서 내려다보는 경치도 일품이다. 봉글레산과 물이 빠지면 건너갈 수 있는 '모세의 기적' 다무래미도 상추자에 있다. 상추자도 영흥리에 조성된 벽화거리도 놓칠 수 없다. 참굴비와 잠수부, 고래 등 섬이 보유한 콘텐츠를 활용한 이색 벽화가 마을 골목길로 이어진다. 하추자 역시 아기업개 전설을 품은 처녀당과 묵리전망대, 모진이해수욕장, 엄바위장승 등 볼거리가 풍성하다. 전망 좋은 길목에 자리한 정자에서 추자도의 부속 섬들과 함께 멀리 보길도까지 보이는 풍경을 만끽하면서 쉬어갈 수 있다.

한반도와 제주섬의 경계에 위치한 추자는 남다른 역사도 깃든 곳이다. 몽골인들의 난을 진압하기 위해 탐라로 향하던 최영 장군은 풍랑을 만나자 추자에 정박해 순풍을 기다렸다. 당시 섬 주민들에게 어망을 만들어 낚시하는 법을 가르치는 등 도움을 줬다고 해서 주민들이 그의 덕을 기리기 위해 세웠다는 최영 장군 사당이 추자초등학교 옆으로 난 추자올레길에 언덕 꼭대기에 있다. 1801년 신유박해 때 제주에 유배된 정난주가 호송 중 머물렀던 곳도 추자도이다. 당시 정난주가 남몰래 추자도에 남긴 아들이 황경한이고, 이 섬의 창원 황씨 입도조인 그의 묘와 함께 황경한의 눈물이라 불리는 샘터도 남아 있다. 표성준기자

추자면축제추진위원회는 이번 축제에 추자의 아름다운 경치를 보고, 청정한 수산물을 맛보고, 독특한 전통문화를 체험하면서 즐길 수 있는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아침 7시 올레길 탐방에서 시작해 밤 10시 관광객과 함께하는 풍물놀이까지 온종일 축제를 즐길 수 있다. 해산물 한그릇 요리 경연, 후릿그물(지인망)체험, 맨손 고기잡기, 굴비엮기, 갯바당 바릇잡이, 가족낚시대회 등 추자도의 맛과 멋을 살린 프로그램이 풍성하다.

다양한 콘텐츠로 무장했지만 2012~2015년 제주 우수 축제로 선정되면서 명성을 얻은 참굴비 대축제의 대표선수는 역시 참굴비이다. 신선하고 질 좋은 추자 굴비를 저렴하게 살 수 있고, 맛도 볼 수 있다. 추자항 바로 앞 중앙식당(742-3735)의 굴비정식과 참조기매운탕을 추천할 만하다. 제일식당(742-9333)은 현지인들이 많이 찾는 횟집이고, 추자바다숯불갈비(727-9219)에선 바다장어에 삼겹살을 같이 싸먹는 별미를 만날 수 있다.

축제추진위원회는 축제기간 중 편안하고 안전한 추자방문을 위해 정기 여객선인 퀸스타2호 제주↔추자간 운항을 하루 2회로 증편해 관광객 수송 편의에도 차질 없도록 행사준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초행길이면 추자면사무소 옆 탐방객안내센터를 먼저 찾는 것이 좋다. 1시간 간격으로 마을 순환 버스도 다닌다.

◇참굴비 축제기간 여객선 운항시간

▶퀸스타2호(씨월드고속훼리, 758-4233) ▷1회=제주 08:00→상추자 09:00/09:30→제주 10:30 ▷2회=제주 11:10→상추자 12:10/12:40→우수영 14:10, 우수영 15:00→상추자 16:30/17:00→제주 18:00. ▶한일 레드펄호(한일고속, 751-5050) ▷완도 08:00→추자 10:30→제주 12:00 ▷제주 13:45→추자 15:45→완도 18:00.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388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