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컴, 헌드레드(임영철 지음)='미움받지 않을 노후생활의 기술'이라는 홍보용 부제가 눈물겹다. 나이 드는 게 남의 눈치를 봐야 하는 일이라니. 100세 시대가 축복인 동시에 재앙이 될 줄은 몰랐다. 품위있고 즐겁게 100세를 사는 일이 힘겨워 보인다. 일본 사회언어학자인 저자는 한국보다 먼저 고령화를 겪은 일본의 모습을 소개하고 아름다운 끝을 만들기 위해 우리가 준비할 것은 무엇인지 제시한다. 에스에이치북스. 1만4000원.
▶음식 속 조선 야사(송영심 지음)=인절미는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임금에게 바쳐진 백성의 떡이란다. 감자는 서구의 이양선을 타고 온 백성의 음식이었다. 자장면은 조선의 아픈 근대화 역사를 품고 탄생했다. 우리가 먹는 음식엔 단순히 재료나 조리법만이 아니라 만들고 먹는 사람들의 삶과 문화, 역사가 담겨있다. 음식을 통해 조선의 야사를 들여다본 이유다. 조선의 정치사와 생활사, 시대상, 향토사, 신분과 관련한 지식도 만날 수 있다. 팜파스. 1만6000원.
▶포퓰리즘(폴 태가트 지음, 백영민 옮김)=포퓰리즘은 긍정적 의미로 사용되지 않는 단어중 하나다. 우리나라에서 포퓰리즘은 대개 진보적 성향의 정치인을 공격하면서 퍼주기식 정치, 무지몽매한 대중에 영합하는 정치, 과도한 복지정책 등의 의미로 쓰인다. 하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으로 그것이 좌파 성향 정치인에만 국한되지 않는 걸 알았다. 이 책은 포퓰리즘에 대해 좋거나 나쁘다는 가치 판단을 배재한 채 그것과 대의정치 간의 관계를 설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한울엠플러스. 2만4000원.
▶사이언스 앤 더 시티(로리 윙클리스 지음, 이재경 옮김)=2014년 유엔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도시 지역에 거주한다고 했다. 도시들은 전에 없이 커지고 붐빈다. 이 복잡한 도시들은 도대체 어떻게 작동되는 것일까. 이런 궁금증에서 출발해 빌딩과 지하철, 상하수도와 전기, 도로망에서 네트워크까지 도시를 둘러싼 과학기술을 들여다봤다. 그 여정 끝에 새삼 깨닫게 된다. 오늘날 도시가 제대로 굴러가는 건 곳곳에 자리잡은 테크놀로지와 엔지니어링 덕분이라고. 반니. 1만9000원.
▶간디가 말하는 자치의 정신(마하트마 K. 간디 지음, 박홍규 옮김)=1903년 간디가 남아프리카에서 창간한 신문인 '인디언 오피니언'에 실렸던 칼럼을 엮었다. 독립된 국가에 살고 있지만 여전히 문명의 편의에 기대 우리가 잃고 있는 건 무엇인지, 나아가야 할 방향은 어디인지 등을 이야기한다. 그가 나중에 집필한 두 권의 자서전의 핵심 이론이 담겼다는 점에서 간디의 삶과 생각을 간명하게 보여준다. 문예출판사. 1만4000원.
▶아빠, 퇴사하고 육아해요(노승후 지음)=그는 대한민국 보통의 남편이자 아빠였다. 전쟁같은 맞벌이 부부의 삶에서 무얼 해도 행복하지 않은 가족을 발견하고 회사를 그만둔 뒤 육아를 하면 어떨까라고 생각했다. 지금은 모든 일이 서툰 초보 주부아빠의 단계를 지나 어느덧 5년차가 됐다. 전업 육아 경험을 바탕으로 자의든 타의든 퇴사를 고민하는 30~40대 부부들을 향한 실질적 조언을 담고 있다. 새움. 1만2800원. 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