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하동 外
  • 입력 : 2017. 10.20(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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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동(이시영 지음)=삶과 자연의 풍경에서 잡아낸 직관적 사유가 있다. 대담한 생략과 비약이 도드라지는 단시가 대표적이다. '아파트의 낡은 계단과 계단 사이에 쳐진 거미줄 하나/ 외진 곳에서도 이어지는 누군가의 필생'('그네')처럼 찰나의 순간에 유한한 삶의 속살과 현실을 읽고 짧은 서정안에 담아냈다. '호야네 말' 이후 3년만에 나온 열네번째 시집이다. "이 시집을 끝으로 다시는 관습적으로 '비슷한' 시집을 내지 않겠다"는 시인이다. 창비. 8000원.







▶오늘처럼 인생이 싫었던 날은(세사르 바예호 지음, 고혜선 옮김)=파블로 네루다와 더불어 20세기 중남미 시단의 거장으로 불리는 바예호(1892~1938)의 시선집. 1998년 '희망에 대해 말씀드리지요'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됐던 시들을 역자가 다듬고 추가로 번역해 122편을 담았다. 스페인 내전을 생생하게 그려낸 '스페인이여! 나에게서 이 잔을 거두어다오' 15편 전체가 우리말로 완역된 일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산책방. 1만4000원.







▶혼자서도 꽃인 너에게(나태주 지음)=시인은 서울에서 제주까지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 문학강연을 해왔다. 그럴 때마다 강연에서 청중들에게 들은 이야기들이 조금이라도 새어나갈까 늘 들고 다니는 수첩에 기록해왔다. 그 수첩 어디쯤의 글귀가 여기있다. 강연을 다니면서 생긴 에피소드, 그곳에서 만난 학생들이 보낸 편지, 시에 대한 통찰을 엮었다. '꿈꾸는 시인', '죽기 전에 시 한편 쓰고 싶다'에 이은 후속편이다. 푸른길. 1만6000원.







▶노자 도덕경(정세근 지음)=내가 모르면 남에게 어렵게 말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나를 기준으로 이해한 내용을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노자'를 여성성이라는 코드로 새롭게 읽었다. '노자'에 나오는 어머니, 암컷, 골짜기, 부드러움, 감춤 등이 그러하다. 한마디로 '노자'는 어머니의 철학이다. 노자가 말하는 여성성이 소극적인 면이 많아 한계를 보이지만 그 당시 가치의 전도를 꾀하려는 노력을 높이 사줘야 한다고 했다. 문예출판사. 1만4000원.







▶마을이 숨쉰다(이영미 지음)=희망제작소와 전북 완주군이 손을 잡고 만들었던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 이야기를 담고 있다. 2010년 탄생한 완주커뮤니티비즈니스센터는 '전국 최초 중간지원조직'이었다. 동네에 살면서 문제로 느끼고 있는 것들을 같이 고민하고 해결방법을 찾기 위해 관과 민을 연결하는 역할을 맡았다. 출범 초기 시행착오를 겪고 정체성을 모색하며 지역살이를 고민했던 여정을 풀어냈다. 상상. 1만3000원.









▶뉴스가 위로가 되는 이상한 시대입니다(임경빈 지음)=카메라 뒤에서 주목받지 못한 채 매일매일 첨예한 대립의 현장 속 사실관계를 따져 물어야 하는 '뉴스룸' 방송작가의 일상이 있다. 언제까지 이 일에 매달려야 하나란 좌절감이 들때면 저자는 제주4·3평화기념관에서 봤던 풍경을 떠올린다. 우리 공동체가 4·3을 기억하고 기록해왔듯 뉴스도 매일매일의 역사를 만드는 일이라 생각하며 마음을 다잡는다고 했다. 부키. 1만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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