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해녀를 말하다] 제주해녀문화 기획전 전시작품

[한국 해녀를 말하다] 제주해녀문화 기획전 전시작품
제주출향해녀 6개월간의 현장 기록 사진으로 만나다
  • 입력 : 2017. 11.08(수) 2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 글자크기
  • 글자크기
교육박물관 내달 25일까지 '교육열정, 제주해녀문화’ 기획전
본보 특별취재팀 국내 8개 지역 출향해녀 기록 사진 20점 전시
무인항공기 드론·스쿠버 장비 이용해 해녀 수중 작업도 기록


제주교육박물관 '교육열정, 제주해녀문화' 기획전 전시실 외부 모습과 내부 모습

'검게 그을린 얼굴과 깊게 패인 주름에 세월의 고단함이 묻어있다. 거칠고 딱딱하게 굳은 손마디는 그녀들의 지난 삶을 대변해 준다. 하지만 그녀들의 얼굴엔 희망이 묻어있다.’

1960~1970년대 보릿고개시절 먹고 살기 위해서 제주를 떠나 육지와 일본으로 나가 정착해 살고 있는 제주출향해녀들의 삶을 사진으로 만날 수 있는 전시회가 열리고 있다.

물질을 준비하는 일산동 어촌계 출향해녀들

제주교육박물관이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등재 1주년을 기념해 지난 10월 31일부터 12월 25일까지 열고 있는 '교육열정, 제주해녀문화’ 기획전에 본보 '제주출향해녀기록-한국해녀를 말하다' 특별취재팀이 지난 4월부터 10월까지 국내 8개 마을어장을 찾아 다니면서 촬영한 제주출향해녀들의 모습이 출품됐다.

새벽녘 배를 타고 출항하는 기장군 해녀들

특별취재팀은 제주출향해녀들의 출향 거점지인 부산광역시 영도를 시작으로 기장군 기장읍 연화리, 경상남도 통영시, 울산시 동구 일산동,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강원도 삼척시 갈남마을, 울릉도, 일본에 살고 있는 제주출향해녀들의 삶을 채록하면서 촬영한 사진 작품 20점을 선보이고 있다.

울릉도 제주출향해녀 홍복신씨의 물질 모습

취재팀은 출향해녀들의 일상을 카메라에 담아내기 위해 매일같이 새벽에 일어나 물질(해산물을 따는 일)에 동행한 후 다른 출향해녀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피곤함을 무릅쓰고 하루에 200~400㎞ 이동도 강행했다. 해녀들의 수중 물질모습을 촬영하기 위해 스쿠버 장비를 착용하고 오리발을 차며 물속을 들락날락하기를 반복하면서 지친 숨을 내몰아 쉬는 해녀들을 수없이 쫓아다녔다.

모항리 해녀배 모습

해녀들이 해산물을 채취하기 위해 내려오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20여m 바닷속에 자리를 잡아 멈춰서서 수백번의 셔터를 눌렀다.

무인 항공기 드론을 이용해 해녀들의 삶의 터전인 마을어장의 정취를 주변풍경과 조화롭게 담기 위해 거친 산길을 걷는 과정도 반복했다.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제주출향해녀 모습

이런 노력을 통해 제주출향해녀들의 다양한 삶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아낼 수 있었다.

초여름, 동이 터오는 새벽바다에 배를 타고 물질에 나서는 기장읍 연화리 해녀들의 모습에는 희망이 담겨져 있다.

모항리 제주출향해녀 단체 사진

울릉도 마지막 해녀인 제주시 한림읍 수원리 출신 출향해녀 홍복신(62)씨가 남편 손두환(68)씨의 배를 타고 죽도에 가서 혼자 물속에 들어가 홍합을 채취하는 모습은 제주여인의 억척스러움과 강인함을 보여준다.

기획연재물 '출향제주해녀 조사연구 도록'에 수록 교육 활용
제주교육박물관 "학생들 전국 해녀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


통영시 제주출향해녀들의 모습에서는 제주도와 다른 이색적인 해녀문화를 느낄 수 있다. 통영시 제주출향해녀들은 해녀배를 타고 물질을 하는데 해녀배 선수에는 '대형화덕이 있는 공간(해녀집)'이 있다.

이곳은 물질 전후 옷을 갈아 입거나 휴식을 위해 만든 공간(불턱)이다. 나무로 불을 지피는 대형화덕위에는 물이 가득찬 커다란 주전자가 놓여져 있다. 해녀들은 주전자에 데워진 물을 찬물과 적당히 섞어서 차가워진 몸을 씻는다.

부산광역시 영도 남항 어촌계 제주출향해녀들의 좌판 모습

울산시 북구 일산동 일산해수욕장 앞바다에서 물질을 하는 제주출향해녀들의 모습에서는 '도심과 해녀의 공존'을 느낄 수 있다.

경상북도 포항시 구룡포 병포리 방파제에서 채취한 별불가사리를 말리는 해녀들의 모습은 기후변화 등으로 황폐화되고 있는 국내 마을어장의 현재 모습을 상기시켜 준다.

충청남도 태안군 소원면 모항리 상군해녀가 배위에서 바다로 뛰어 내리는 모습에는 자신감이 묻어있다. 이곳의 상군 해녀는 테왁과 망사리를 갖고 물질하는 중군·하군(하군)들과는 달리 오리발에 물안경, 빗창(전복 따는 도구), 고무옷 위에 환한 무늬색상의 티셔츠 하나만 걸치고 물질을 한다. 전복을 잡으면 티셔츠 속으로 집어넣고 티셔츠 안에 전복이 가득차면 배위로 올라와서 털어낸 후 다시 물속으로 뛰어든다.

 항내 탈의실이 없어 항구 구석진 곳에서 잠수복(고무옷)으로 갈아 입고 물질을 하고 있는 강원도 삼척시 갈남마을 70대 제주출향해녀들의 모습에서는 삶의 고단함을 느낄 수 있다.

포획한 별불가사리를 구룡포 병포리 방파제에서 널고 있는 해녀들

 이외에도 제주출향해녀들이 해산물을 판매하는 모습과 육상에서 물질 작업을 준비하는 모습 등을 다양한 각도에서 담아냈다.

 특히 특별취재팀이 6개월 동안 발품을 팔아 채록한 13회에 걸친 기획기사는 '바다를 품은 강인한 제주해녀들의 삶'을 주제로 한 '출향제주해녀 조사연구 도록'에 수록돼 이번 전시회를 찾는 관람객들의 교육용자료로 활용되고 있다.

통영시 제주출향해녀들이 타고 다니는 '해녀배' 내부 모습(위 사진은 기획전에 전시 중인 사진 20점 가운데 일부 작품).

 제주교육박물관 관계자는 "제주해녀문화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1주년을 맞아 이를 기념해 열리고 있는 이번 기획전은 해녀의 숭고한 정신과 가치를 재발견할 수 있어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주를 떠나 육지와 일본으로 나가 정착해 살고 있는 제주출향해녀들의 현재의 모습을 사진으로 볼 수 있어 학생들이 전국의 해녀문화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했다.



  • 글자크기
  • 글자크기
  • 홈
  • 메일
  • 스크랩
  • 프린트
  • 리스트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 밴드
기사에 대한 독자 의견 (0 개)
이         름 이   메   일
7152 왼쪽숫자 입력(스팸체크) 비밀번호 삭제시 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