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관형의 한라칼럼] 꿈꾸는 청소년, 제주의 미래다

[김관형의 한라칼럼] 꿈꾸는 청소년, 제주의 미래다
  • 입력 : 2018. 01.16(화) 00:00
  • 김현석 기자 ik012@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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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가 밝았다. 황금개의 해인 올해에 모든 이들이 건강하고 행복했으면 좋겠다. 연말이 되면 사람들은 늘 연초의 결심했던 계획들을 실천하지 못했다는 것을 자책하면서도 또다시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된다. 특히 청소년들은 미래를 향한 무한한 가능성을 갖고서 꿈을 설계하고 실천해 간다. 대학진학을 꿈꾸고 취업을 위한 힘찬 파닥거림을 본다. 가장 왕성한 활동력과 패기를 가진 젊은이들이기에 때론 주변인들로부터 우려와 한탄스러운 소리를 듣기도 한다. 소수의 이탈자들은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문제아라는 낙인도 찍힌다. 그러나 청소년들은 미래를 꿈꾸는 풋풋한 사고와 기성세대와는 다른 열정을 가지고 있다. 최근 학교현장에서 대면하면서 만난 학생들의 이야기다.

K군, 사소한 지도과정에서 가정사를 우연히 알게 되었다. 아버지는 폐지를 줍고 있다고 당당히 말하는 K군. 그 당당함에 놀라면서 '아빠를 도와주지?'라는 질문에 휴일에 종종 함께한다는 대답을 들으면서 감동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요즘 학교에서 상담 중에 가족관계를 질문하면 무관심과 대화 부족으로 부모님의 직업과 인척 관계를 설명하지 못하는 학생들도 더러 있다. K군은 병환으로 거동 불편한 엄마를 대신하여 소소한 가정 살림을 한다는 이야기와 차로 이동하면서 아빠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기도 한다고 했다. 이 조그마한 일상이 엄청나게 큰 산처럼 보이는 이유다.

P군, 신학기 대의원 회의에서 2학년 000입니다. 우렁차고 또렷한 목소리로 학교 건의 사항으로 의견을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차기 학생회장 감으로 손색없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학생부에서 면담하자고 했다. 면담하면서 알게 된 가족 사항은 어머니와 함께 생활하면서 넉넉하지 못한 가정 형편으로 형은 일반계 고등학교라서 대학 진학하고 본인은 취업해야 한다고 했다. 한편 구석이 슬며시 아리다. 요즘 이런 의좋은 형제가 있던가? 가정 형편을 헤아리며 은행원 목표로 준비해 나가고 있다고 했다. 형편이 어려운 학생이라는 담임교사의 말에 선배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 흔쾌히 학교생활에 필요한 최소경비를 말없이 전해준 선배도 있고 우연히 학생부에서 전화 내용을 전해 듣고 추석에 조그마한 상품권을 전해준 제주동부경찰서 학교전담 경찰관도 있다. 지금 목표하던 한국은행도 합격하고 연수 중에 있다.

Y군, 미래 작곡가의 꿈을 실현하기 위해 오늘도 무한 긍정으로 살아간다. 현재 고3임에도 불구하고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소유, 박효신 등 여러 기획사 소속 가수들의 음악을 작곡해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중학교 때부터 보컬에 관심이 있어 꿈을 키워오다가 고등학교에 진학하고서는 본격적으로 곡을 만들기 시작했고 그 곡이 히트되면서 여러 가수의 기대를 한 몸에 받는 유망주로 성장하고 있다. Y군은 곡을 만들기 위해서 음악 공부도 열심히 하고 영감을 얻기 위해서 독서와 그림 감상 그리고 자연을 찾아서 음유시인처럼 대화도 한다고 한다.

사람은 타고난 저마다의 소질을 계발하고 관심 분야에 열정을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한국청소년 정책연구원에서 발표한 청소년 행복지수에서 전국 17개 시·도중 제주도가 모든 영역에서 행복감이 가장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특히 진로교육만족도 3.52점과 안전만족도 7.52점으로 가장 높다. 이러한 요인을 발판 삼아 청소년들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응원해 주는 것이 새해에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일이 아닐까?

<김관형 제주중앙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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