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해원의 편집국 25시] 속 빈 강정의 씁쓸함

[채해원의 편집국 25시] 속 빈 강정의 씁쓸함
  • 입력 : 2018. 02.15(목) 00:00
  • 채해원 기자 seawon@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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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처음으로 제주도 전역을 대상으로 한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결과가 나왔다.

관광정책을 수립하기 위해서 과학적인 데이터가 있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반복된 끝에 나온 결과다.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는 시간이 갈수록 질적관광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지난 2016년 쓰레기·하수 처리 문제가 연이어 터져나 온 이후 '지속가능한 관광을 위해서 적정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공감을 얻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주관광 수용력 연구의 최종 결과는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예상과 달리 관광으로 발생한 편익과 비용, 교통 인프라 측면에서 수용할 수 있는 관광객 수를 분석하는 데 그쳤기 때문이다.

수용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주목받게 된 데는 지속가능한 개발·관광이 세계적인 화두로 떠올랐기 때문이라는 맥락을 무시할 수 없다. 그에 근거해 본다면 관광 수용력을 파악하기 위해서 중요한 것은 인프라나 경제적 관점의 접근이 아니었을 것이다. 지역주민의 사회문화적 수용력을 포함해 지하수·하수·쓰레기 등 환경적, 오름 등 생태적 수용력에 대한 내용이 포함됐어야 했다. 더욱이 제주는 국내에서 대표적인 오버투어리즘 지역으로 언급되고 있는 곳이 아닌가.

때문에 이번 연구가 면피용 연구가 아닐까하는 생각마저 든다. 이번 연구를 어렵게 끌고 온 연구진은 솔직했다. 이번 연구의 한계점으로 생태·문화 훼손에 대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한 점을 꼽고 "거주민·관광객 증가를 분리한 분야별·지역별로 추가연구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반면 연구용역의 주체인 제주관광공사는 비겁했다. 가장 중요한 환경적·생태적 수용력에 대한 연구계획은 밝히지 않고 있다. 그리고 관광정책의 방향을 제시해야 할 제주도는 소리 없이 숨었다. 지난 10월 도의회에서 "제주도의 정책적 판단 오류로 용역 부실의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맴돈다. <채해원 정치경제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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