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기물 분리수거 했더니 재활용품 처리난

폐기물 분리수거 했더니 재활용품 처리난
[한라포커스] 청정제주 100% 자원순환사회로 가려면…
  • 입력 : 2018. 03.25(일) 20:00
  • 고대로 기자 bigroad@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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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분리배출한 재활용품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재활용품 처리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한라일보DB

최근 청소차량·인력 및 청소관련 예산 갑절 늘어
폐필름류 정상처리 어려워 창고·야적장서 보관

SRF 시설서 생산 고형연료 4만t 판로확보 못해

제주시가 38억원을 투자한 고형연료생산공장에서 만든 고형연료는 판로를 찾지 못하고 있고, 그동안 수거량이 부족해 다른 지방에서 반입해 온 폐필름류는 이제 수거량이 넘쳐나면서 정상처리를 못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제주특별자치도가 생활폐기물 분리·수거정책에만 치중하고 재활용품 처리 인프라를 확충하지 못하면서 나타난 문제이다.

제주도는 지난해 7월 생활쓰레기 문제해결을 위해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를 도입, 시행에 들어갔다. 요일별로 재활용품 배출품목과 배출시간을 제한하는 이같은 정책 시행으로 기존 매립될 쓰레기의 상당량이 재활용되면서 매립량이 감소하고 자원 재활용률은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하지만 도민들이 불편을 감수하면서 분리배출한 재활용품을 정상적으로 처리하지 못하면서 재활용품 처리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재활용품 수거 인프라 투자=지난 2014년 7월 민선 6기 제주도정이 출범한후 안정적인 쓰레기 처리를 위해 생활환경관리인프라에 투자를 집중했다. 지난 2014년 대비 2017년말 기준 청소차량은 158대에서 255대로 63.5% 증차했고, 청소인력도 798명에서 1050명(31.6%)으로 대폭 늘렸다. 재활용품도움센터는 2017년 18개소를 설치했고, 청소관련 예산도 2014년 980억원에서 2018년 1951억원으로 갑절 늘었다.

이에 따라 제주시지역인 경우 재활용품 수거량이 재활용품 요일별 배출제 시행 이전 260여t톤에서 350여t으로 30% 이상 증가했다. 특히 과자·세제·라면 봉지 등 폐필름류 수거량은 1일 평균 350여t으로 요일별 배출제 시행 이전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실태와 문제점=제주자치도가 재활용품 처리를 위한 인프라를 제대로 확충하지 않아 재활용품 처리 대란이 발생하고 있다.

제주시는 지난 2015년 38억원을 투자해 봉개동 북부광역소각장에 폐비닐과 얇은 종이를 분쇄, 압축해 고형폐기물연료(SRF)를 생산하는 시설을 만들었다 .

이곳에서 1일 평균 80t의 고형연료가 생산되고 있으나 판로를 찾지 못해 이달 현재 4만t이 창고와 야적장에 쌓여 있다.

가정 등에서 배출되고 있는 과자·세제·라면봉지 등 폐필름류도 정상적으로 처리되지 못하고 있다.

도내 2개 처리업체 중 1개는 공장 가동을 중단했고 벙커C유를 대처하는 재생연료를 생산하고 있는 다른 업체는 재생연료 판로처를 확대하지 못해 그동안 반입을 해온 서귀포지역 폐필름류는 반입을 중단시켰다. 서귀포 지역 폐필름류는 현재 색달동 매립장에 쌓여가고 있다.

제주시 지역 음식물쓰레기는 하루 평균 150t 이상이 배출되고 있지만 봉개자원화센터에선 시설용량 부족으로 90t(60%)만 발효해 퇴비를 만들고 나머지 60t(40%)은 미생물제를 뿌려 흙 속에 묻은 후 소멸시키고 있다. 이 과정에서 심한 악취와 침출수가 발생하고 있으며 퇴비는 농가에 무료보급하고 있다

도내 소각시설 부족으로 폐목재는 1일 평균 100t이 육지부로 반출되고 있다. 이에 따른 비용도 50억~60억원에 달하고 있다.

▶해결책=제주자치도가 추구하는 100% 자원순환사회로 가기 위해서는 재활용품 처리 인프라 확충이 선행돼야 한다.

현재 동복리에 조성하고 있는 광역매립시설과 소각장에 도내 재활용품 업체들이 동시에 입주해 재활용품을 분리·수거 처리할 수 있는 대규모 시설을 만들어야 한다.

도내 한 환경전문가는 "동복리 광역매립시설에 도내 재활용품 업체들이 모두 들어가서 일을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야 한다"며 "이곳에서 철저한 선별을 하고 난 후 나머지 쓰레기들은 소각이나 매립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의 선진국들은 자원 재활용에 초점을 두고 있는데 제주도는 소각과 매립에 치중하고 있어 답답하기만 하다"고 하소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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