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낯선 땅 경계인의 고단한 삶의 궤적

[책세상]낯선 땅 경계인의 고단한 삶의 궤적
1~3세대 재일디아스포라 문학 선집
  • 입력 : 2018. 05.04(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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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소설·평론·연구 등 5권
국내 미공개 작품 등 포함
디아스포라 문학 전모 담아

재일동포 1∼3세대 작가들의 문학 작품을 망라한 '재일디아스포라 문학 선집'이 출간됐다.

동국대 일본학연구소 연구총서의 하나로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글로컬리즘과 문화정치학 연구팀'이 한국연구재단 지원을 받은 선집은 모두 5권(시 1·소설 2·평론 1·연구 1)으로 엮어졌다. 김환기 동국대 일본학연구소 소장을 비롯해 연구자 9명이 참여했다.

'재일디아스포라'는 해방 전부터 해방 후까지 일본으로 건너가 살고 있는 한국인이나 그 후손을 이르는 말이다. 이들은 오랫동안 일본에서 거주하며 일본어로 자신들의 정체성을 탐구하면서 이국에서의 녹록지 않은 삶을 다수의 문학 작품에 담아냈다. 고민과 경계인으로서의 고단한 삶의 궤적이다.

연구팀은 "일부 대표 작가의 작품을 제외하고는 아직 국내에서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전모를 조망할 수 있는 작품 소개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며 "이번 선집 발간은 여태껏 총체적으로 바라볼 수 없었던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이라는 광맥을 찾는 여정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한다.

시선집에는 시인 40명의 시를 수록했다. 1세대의 시는 조국을 그리워하고 분단된 조국을 안타까워하는 시가 주를 이룬다. 2세대의 시는 차츰 조국을 바라보는 복잡한 시선, 또는 조국과는 관계없이 내면의 흐름을 쓴 모던니즘의 시 등 다양한 변화상을 엿볼 수 있다.

소설집에는 19명의 소설이 담겼고 평론집에는 22명의 글이 실려 있다. 소설집은 1세대 작가 김사량의 'Q백작'에서 3세대 작가 김유정의 '검은 감'까지 시대별 작품들이다. 특히 3권 첫 부분에 수록된 단편 '자상함이란, 바다'를 쓴 이기승 작가는 1985년 '제로한'으로 군조 신인문학상을 받고 아쿠타가와상 후보에 오르는 등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평론집은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정의와 세대론적 전개과정을 언급한 문학론과 김사량, 홍종우, 김시종, 허남기, 한무부 등의 작가론과 작품론, 여성문학을 조망하는 글을 담았다.

선별 기준은 디아스포라 특성이 잘 드러난 작품, 문학·사료 가치를 다층적으로 보여주는 작품,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다시 번역해 소개할 필요가 있는 작품, 재일디아스포라 문학의 계보적 흐름을 다양성과 중층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작품이다.

연구총서에는 해방 이후부터 일본에서 창간된 주요 잡지 '민주조선', '진달래', '계림', '한양', '계간 삼천리', '계간 마당', '청구', '민도', 땅에서 배를 저어라'에 관한 연구를 실었다. 재일디아스포라 잡지의 대강을 파악할 수 있는 국내 최초 연구서다. 소명출판. 각 권 2만6000∼3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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