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예산감시, 상식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책세상] "예산감시, 상식에서 출발하면 됩니다"
하승우·이상석의 '내가 낸 세금, 어디로 갔을까'
  • 입력 : 2018. 07.20(금) 00:00
  • 진선희 기자 sunny@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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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나 자치단체장들이 비리라는 콩을 아스팔트에 뿌리고 다니는 거라면 우리가 하는 일은 쇠젓가락으로 그걸 줍는 거라고 했어요.… 나무젓가락으로는 그나마 콩이 잘 잡혀요. 하지만 쇠젓가락으로는 콩을 집으려면 아주 집중해야 하고 힘을 쭉 빼야 해요. 제가 그 심정으로 일을 합니다."

'시민 이상석'이 있다. 전라남도가 유치했던 F1이라는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의 실체를 드러낸 이다. 자동차 경주대회를 열어 지역이 발전한 게 아니라 국비와 지방비를 합쳐 6000억여원의 예산이 낭비되었다는 걸 알렸다. 뿐만이 아니다. 광주광역시의 2013유니버시아드대회 유치 실패 후 관련 내용에 대한 정보 공개 청구가 거부당하자 세 차례에 걸친 소송을 제기했고 마침내 대법원에서 이기며 지자체가 제대로 된 영수증도 없이 27억원을 유치활동비 명목으로 썼다는 점을 확인했다.

하승우(녹색당 정책위원장)가 묻고 이상석(세금도둑잡아라 사무총장)이 답한 '내가 낸 세금, 어디로 갔을까'는 인터뷰 형식을 빌어 이상석 사무총장의 지난 활동을 돌아보며 왜 지금 대한민국에서 예산감시운동이 필요한지를 풀어냈다. 폼은 안나지만 손품, 눈품, 발품을 팔아야 하는 예산감시운동의 중요성을 말하고 지역운동에 과제를 던진다.

두 사람의 대화를 따라가다보면 한국사회가 민주화가 되었다고 하지만 중앙·지방 정부 할 것 없이 세금을 허투루 사용하는 일이 다반사임이 드러난다. 근래에 불거진 특수활동비처럼 여러 이유를 들어 사용 내역이 공개되지 않거나 공개되더라도 증빙 자료 없이 쌈짓돈처럼 쓰인다. 수백, 수천억원이 들어가는 개발사업이 주민도 모른 채 진행되는 사례도 여전하다.

이상석 사무총장의 지난 여정은 예산감시운동이 지금 내가 서있는 곳을 지키는 활동이란 걸 보여준다. 나와 연관되지 않은 세상일은 없다. 한 주에 한 번, 최소 한 달에 한 번이라도 지자체 홈페이지를 방문해 내가 사는 지역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살펴보자. 1998년부터 도입된 정보공개청구제도만 잘 활용해도 우리가 내는 세금의 쓰임새를 감시할 수 있다.

"저는 예산감시운동이 상식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해요. 왜 우리 동네만 가로등이 어둡지? 그러면 조사해 봐야죠. 공무원한데 물어봐야죠. 여기는 어두운데 왜 가로등이 없나요? 왜 등은 자주 안 갈아주죠? 이렇게 물어봐야 하는데, 우리는 물어보지 않아요." 이상북스. 1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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