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세상] 장편소설 '앤 이야기' 소리로 읽는다

[책세상] 장편소설 '앤 이야기' 소리로 읽는다
오디오북 '빨강머리 앤 초록지붕 집 이야기'
  • 입력 : 2019. 01.25(금) 00:00
  • 백금탁 기자 haru@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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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작·번역·낭독 '3박자' 갖춰
출퇴근길 편하게 들으며 독서
제작사 나머지 7편 출간 계획


바쁜 현대인들에게 책을 읽어주는 독서문화가 새로운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 출·퇴근길이나 집에서 편한 자세로 책장을 직접 넘기지 않고 배우나 성우의 목소리로 접하는 문학은 또다른 독서의 재미를 더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가 우리에게 잘 알려진 '빨강머리 앤'을 원작으로 오디오북을 내놨다. 1908년 출간한 이 책은 원고지 1700매, 500쪽에 달하는 장편소설로 들고 다니면서 읽기에는 버거운 분량이다. 실제 원작을 모두 읽어본 사람은 그리 많지 않다. 때문에 쉽게 오디오나 휴대전화를 사용해 명작을 접할 수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캐나다의 아름다운 프린스 에드워드 섬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빨강머리 앤'은 루시 모드 몽고메리의 자전적 성향이 반영된 소설이다. 빨강머리의 주근깨투성이 고아 소녀 앤이 실수로 커스버트 남매에게 입양되면서 생기는 이야기를 바탕으로 한 성장소설로 TV나 영화에서 애니메이션과 드라마로 많이 접했던 작품이다.

오디오북으로 나온 이번 작품은 앤, 마릴라, 다이아나, 길버트 등 등장인물 속 캐릭터들이 배우의 감성과 내레이션이 가미되며 색다른 독서경험의 기회를 준다. 여기에 원작, 번역, 낭독 등 3박자가 절묘하게 버무려지며 명작의 풍미를 고스란히 전한다.

배우 이지혜가 방대한 분량인 서문부터 책 내용, 그리고 제작진까지 소개하고 낭독한다. 이지혜는 배우의 화술과 정확한 전달력으로 원작의 재미를 배가시킨다. 앤의 목소리와 25명에 달하는 다양한 캐릭터를 혼자 소화하는 실력을 뽐낸다.

이 책은 저자 루시 모드 몽고메리가 어떻게 앤을 창조했을까하는 의문도 풀어낸다. 저자의 일기 가운데 책과 관련한 일기 5편을 골라 국내에 최초로 공개한다.

저자는 8권의 책을 통해 앤의 일생을 이야기한다. 이번 작품은 앤이 11살에 초록지붕 집에 와서 16살 때까지 벌어진 이야기로 1권에 해당한다.

커뮤니케이션북스는 이어 올해 앤과 관련한 오디오북 3권을 추가로 출간할 참이다. '에이번리 이야기' '레이먼드 이야기' '윈디 윌로우스 이야기' 등이다. 이어 내년에 '꿈의 집 이야기' '잉글사이드 이야기' '무지개 골짜기 이야기' '릴라 이야기'를 출간한다는 계획이다.

"세상에 알아내야 할 게 많은 건 참 멋진 일 아닌가요? 그래서 살아 있다는 것이 참 즐겁게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세상은 참 재미있는 곳이에요. 우리가 세상일을 전부 다 알고 있다면 이렇게 재미있을 수가 없겠죠? 안 그래요?"

마치 앤이 조잘대는 듯한 오디오북은 현대인들에게 편안함과 동심의 세계로 인도해주는데 무리가 없을 듯하다. 커뮤니케이션북스, 3만5000원.

백금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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