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상윤의 백록담] 2019년 제주경제 진단과 처방

[조상윤의 백록담] 2019년 제주경제 진단과 처방
  • 입력 : 2019. 01.28(월) 00:00
  • 조상윤 기자 sycho@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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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제주경제에 빨간불이 켜졌다. '어닝쇼크'라는 얘기도 심심치 않게 들리고 있다. 어닝쇼크(earnings shock)는 시장 예상치를 훨씬 밑도는 실적을 일컫는다. 주가는 기업의 실적에 따라 향방이 결정되는데 발표한 실적이 예상치보다 떨어질 경우는 떨어지고 예상치 범위내에 있을 경우에는 횡보한다. 그러나 예상치보다 훨씬 떨어지는 경우는 주가에 충격을 준다고 해서 어닝 쇼크라고 한다.

최근 몇 년간 상승세를 탔던 관광과 건설 등 주력 산업들의 지난해 고전을 면치못한 가운데 올해 전망도 밝지 않기 때문이다. 더구나 신성장산업 활성화 등 관련 정책이 마련되고 있지만 경기가 회복될 기미는 찾기 힘든 실정이다.

최근 제주경제지표를 살펴보면 확연히 알 수 있다. 지난해 도내 종합건설사들이 신규 도급한 공사는 558건 6321억원으로 누적 기준 전년대비 14% 감소했다. 또 지난해 12월 기준 건축착공면적과 건축허가면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2%, 24.3% 감소했다. 지난해 말 현재 체불임금은 10억2400만원으로 2억1600만원이던 전년에 비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건설업 비중이 62.6%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도소매 및 음식숙박업(15.14%·1억5500만원)과 금융·부동산 및 서비스업(5.96%·6100만원)의 체불임금도 경기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관광객 감소로 관광산업도 어려움에 직면했고, 내수부진 등의 영향으로 소비까지 위축되고 있다. 더불어 감귤값 하락과 월동무 및 양배추 등 월동채소의 과잉생산에 따른 처리난에 직면하면서 지역경제 전반에 위기감으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는 올해 제주경제를 진단한 결과 농림어업 및 제조업의 완만한 성장에도 불구하고 관광관련 서비스업 둔화 및 건설업의 부진이 이어지면서 2018년대비 약보합의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서 제주경제가 고성장 이후 조정기를 겪고 있어 구조적·질적 체질 개선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을 통해 장기적인 성장 동력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다만 향후 성장경로상 하방리스크가 다소 확대된 모습을 보이고 있어 단기적 충격을 완화하면서 연착륙을 도모할 수 있는 정책적 대응도 필요하다고 했다.

지난 4일 열린'2019년도 경제 활성화 도민 대토론회'에서 고봉현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도 주제발표를 통해 "올해 경제정책 기조는 단순히 양적 지표를 끌어올리기 위한 인위적인 정책보다는 지역경제의 구조와 체질 개선, 취약한 도민자본과 인력부족 문제 해결에 중점을 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내외적 경기하향에 맞춰 사전 대응책 마련, 신속한 처방에 최선을 다해야 하며 향후 경기상승 국면에 대비해 규제완화, 인프라 확충 등 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고등'이 켜진 제주경제에 대한 진단은 내려졌다. 남은 것은 처방이다. 제주특별자치도는 2019년 경제활성화 도민 대토론회와 민생경제현장 방문 등을 통해 현장의 다양한 목소리를 청취하고 이를 경제 정책에 반영할 계획이다. 그리고 2019년 경제정책 방향과 실천과제를 조만간 최종 확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과연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제정책방향과 실천과제가 어떻게 결정될 것인지, 실현가능한 대안들이 마련될 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빨간불이 녹색불로 바뀌진 않더라도 빨간불만이라도 사라지게 할 수 있는 대책이 기다려진다. 물론 대책이 마련된다 한들 지역경제가 곧바로 활성화한다는 보장은 없다. 지역내 짙게 드리워진 반목과 갈등, 불합리 및 부조리한 것들을 걷어내 활력 넘치는 사회 구현이 선행돼야만 가능할 것이다.

<조상윤 경제산업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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