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부터 인터넷 한라일보에 장편 '갈바람 광시곡'을 연재하는 강준 작가는 이 소설이 문학에 대한 독자들의 관심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진선희기자
내달부터 인터넷 한라일보에 주1회 '갈바람 광시곡' 실어 화교 3세 등 주인공으로 등장 보이지 않는 힘 두목회 설정도 연재물 그림 고재만 화백 그려
그는 제주를 '서사의 섬'이라고 칭했다. 오랜 세월 제주가 품어온 역사와 문화가 던지는 이야기들이 깊고 넓다는 말이었다. 그걸 바지런히 길어올리고 문학으로 형상화하는 작업이 우리 시대 작가들의 의무라고 했다. 이제는 희곡작가보다 소설가라는 이름이 낯익은 강준(본명 강용준) 작가다.
강준 작가는는 1987년 월간문학 희곡 신인상을 통해 문단에 나왔다. 1978년 극단 이어도를 창단했고 제주연극협회 회장도 지낸 그는 '방울소리', '폭풍의 바다' 등 5권의 희곡집을 내놓았다. 30년 넘게 몸담았던 교직에서 명예퇴임한 뒤 소설 창작에 뛰어들었고 2014년 장편 '붓다, 유혹하다'를 발표하며 소설가의 길을 걷고 있다. 2017년에는 장편 '사우다드'로 한국소설가협회가 주는 제8회 한국소설작가상을 받았다. 당시 그는 수상 소감에서 "지난하고 외로운 문학의 벌판에서 시대의 파수꾼 역할을 다하라는 격려의 뜻으로 이 상의 의미를 받아들이겠다"고 말했다.
그 다짐을 지키듯, 그가 새봄을 맞아 이 땅에 흩어진 서사를 장편 연재소설로 풀어낸다. 3월부터 한라일보 홈페이지(www.ihalla.com)에 1주일에 한 번씩 게재될 '갈바람 광시곡'이다. 소설 속 그림은 한라일보에 '제주어 만평'을 싣고 있는 고재만 화백이 맡는다.
"최근 중국 자본이 제주로 밀려들고 있는 걸 보며 '이게 뭘까'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3년 전부터 자료 수집과 취재에 나섰고 화교 3세가 나오는 장편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소설 제목의 갈바람은 서풍을 뜻하는데 제주에서 보는 중국의 또다른 이름을 의미한다. 서울에서 발행되는 신문의 제주지역 주재기자인 권용찬, 화교 3세로 자수성가형 인물인 왕금산, 건설회사 대표인 장종필 등 30대 중반인 제주의 세 젊은이가 주인공이다. 소설은 이들 집안을 중심으로 3대에 걸친 인연과 우정, 제주에서 벌어진 중국인 관련 사건 등을 좇는다.
이 과정에서 두목회가 등장한다. 전직 제주도지사 등으로 구성된 두목회는 '둘째주 목요일마다 골프치는 모임'의 머릿글자를 딴 말로 작가는 문학적 상상력을 동원해 이를 제주 사회를 움직이는 거대한 정치세력으로 설정했다.
강 작가는 지난해 강원도 원주 토지문학관에 머물며 200자 원고지 1200매 분량의 초고를 작성했다. 단행본으로 묶기에 앞서 인터넷 소설로 독자들과 먼저 만나는 일에 강 작가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소설가로서 제주다운 삶, 제주다운 문화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작품입니다. 실제 모델이 있는 건 아닙니다. 제주의 바람직한 미래를 그려보고자 하는 이번 연재가 소설에 대한 흥미를 높이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저 역시 독자들의 반응에 귀기울이며 완성도를 높여나가겠습니다." 진선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