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30주년/ 창간둥이, 어느새 서른살]

[창간30주년/ 창간둥이, 어느새 서른살]
서른 잔치는 끝났지만… 세상을 향한 날갯짓 ‘훨훨’
  • 입력 : 2019. 04.22(월) 00:00
  • 송은범 기자 seb1119@ihal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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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자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1989년생 이들은 창간 30년을 맞은 한라일보와 동갑내기 친구다. 이들은 어렸을때부터 한라일보를 접하며 제주의 이야기를 전해들었다고 말한다. 이들은 집값 문제와 무분별한 난개발 문제, 나아가 초고령사회 문제 등 제주의 현안에 한라일보가 적극 나설 것을 주문하고 있다. 이어 이들은 젊은계층 공략을 위해 모바일 등 뉴미디어 부문 강화를 조언했다.

농협 계장 조은경씨
"세상이 변하고 있어… 이젠 모바일·인터넷 시대"
"30년 견뎌낸 노하우로 젊은층에 다가서야지…"


119구급대원 강현주씨
"내가 잘 모르는 주변 이야기 30년간 담아낸

비밀일기 같은 존재"
"나와 인생 함께 했으면…"

축구선수 출신 양경민씨
"부모님과 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한 친구

나와 동갑…가깝게 느껴져"
"친구야, 나 6월에 결혼한다"

"점점 더 멀어져 간다/머물러 있는 청춘인 줄 알았는데/비어 가는 내 가슴 속엔/더 아무것도 찾을 수 없네." 가수 故 김광석이 1994년에 발표한 '서른 즈음에'는 나이 듦에 대한 불안과 우울, 공허감을 잘 담아내고 있는 노래다. 공교롭게 같은 해 발표된 최영미 시인의 '서른, 잔치는 끝났다'라는 시집도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당시에는 나이 서른에 접어든다는 것이 찬란했던 '청춘'을 졸업하고 팍팍한 '어른의 세계'에 진입하는 시점이라고 인식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2019년에 보여지는 나이 서른은 이제 막 사회에 발을 내딛은 '초년생'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이들은 첫 경제활동에 따른 여가생활, 결혼, 새로운 대인관계 등으로 기대감이 충만한 반면 불안정한 일자리와 치솟는 집값 등 과거와는 다른 삶의 비용으로 인한 불안감도 동시에 안고 있다.

한라일보는 창간 30주년을 맞아 1989년에 태어난 동갑내기 3인의 이야기를 통해 제주사회가 나아갈 방향성을 모색해본다. 축구선수 출신으로 5년 동안 아이들을 가르치고 있으며, 오는 6월 결혼을 앞두고 있는 양경민씨와 소중한 재산을 안전하게 관리하고 농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농협 입사 7년차 계장 조은경씨, 제주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119구급대원 강현주씨가 그 주인공이다.

▶동갑내기 친구 한라일보=2019년 똑같이 30번째 생일을 맞은 한라일보에게 이들은 먼저 축하 인사와 함께 앞으로 바라는 점을 얘기했다.

현주씨는 "내가 태어난 해에 창간한 한라일보는 내가 잘 모르는 주변의 이야기를 30년간 꾹꾹 눌러 담아 쓴 비밀일기 같은 존재"라면서 "30년 동안 제주에서 일어난 일들을 꼼꼼히 기록한 한라일보에 고맙다는 인사를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종이신문을 읽는 독자가 점차 줄어들고 있는 것은 부인하지 못하는 사실"이라면서도 "양손으로 종이의 질감을 느끼며 펼쳐 볼 수 있는 신문을 좋아하는 사람으로서 한라일보가 앞으로 40주년, 50주년, 100주년까지 나와 인생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바람했다.

경민씨도 "한라일보는 부모님과 친형을 통해 자연스럽게 접하던 신문이었는데 내가 태어난 해에 창간됐다는 사실을 알게돼 더욱 가깝게 느껴진다"며 "제주도민에게 많은 정보와 지식, 애환을 전해준 친구 한라일보에 축하한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은경씨는 "과거에는 신문으로 정보를 얻었지만 현재는 뉴스 대부분을 모바일 혹은 인터넷을 통해 소비하고 있다"며 "창간 30년을 맞은 한라일보가 이제는 젊음층에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도록 뉴미디어 부문에 좀 더 노력을 기울여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제주의 현재=각자의 분야에서 자신의 목표를 위해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있지만 그만큼 걱정도 많다. 특히 최근 치솟은 주택 가격이 가장 큰 고민이다.

오는 6월 결혼을 앞둔 경민씨는 "다행히 부모님의 도움으로 신혼집을 마련할 수 있었지만, 제주시내 집 시세를 알아보면서 가격이 너무 비싸 깜짝 놀랐다"며 "행복주택이나 신혼부부 전세대출 같은 제도가 있지만 여전히 혼자 힘으로 집을 마련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씁쓸한 생각이 든다"고 주거 복지에 대한 대책 마련을 주문했다.

은경씨는 "서귀포시 안덕면에서 직장이 있는 제주시까지 매일 출퇴근하고 있다"며 "사무실과 가까운 제주시내에 거주하고 싶지만 월세나 전세값이 만만치 않아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주택경기가 침체되고, 집값이 떨어지고 있다는 소식이 들리지만 나에게는 아직 먼 얘기"라고 토로했다.

▶30년 후 제주는?=이제 갓 사회에 발을 디뎠지만 30년 후에는 이들도 환갑의 나이가 된다. 아직 이르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지만 최근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제주의 상황을 바라보면서 이들은 내심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게 사실이다.

경민씨는 "결혼을 두 달여 앞두고 30년 후를 생각해보니 걱정이 먼저 앞선다"며 "평균수명은 점점 늘어나고 있는데 그 때까지 건강하게 경제활동을 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이 스치기 때문이다. 앞으로 30년 동안 저소득층과 중산층을 위해 많은 복지제도가 생성돼 조금이라도 더 행복한 제주가 돼있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기대했다.

현주씨는 "30년 후에는 무분별한 난개발 문제가 해결돼 인간과 자연이 아름답고 현명하게 공존하는 제주의 모습을 상상한다"며 "특히 소방당국의 꾸준한 노력으로 '국제안전도시'라는 타이틀도 유지하고 있을 것"이라고 119구급대원다운 모습을 보였다.

은경씨는 "일을 계속한다면 2049년에는 퇴직할 나이가 된다. 하지만 이미 고령화된 제주사회에서 '60세라는 나이에 할 수 있는 일이 있을까'하는 걱정이 든다"면서도 "30년 후에는 어르신이 취업하기 용이한 환경이 조성됐으면 좋겠다. 특히 몸이 아파 경제활동을 못하는 사람에게는 최소한의 생활을 영위할 수 있는 사회적 안전망이 촘촘히 펼쳐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경민·현주·은경, 서른살의 세 친구들이 기대하는 미래가 펼쳐질 수 있도록 동갑내기 한라일보도 함께 노력할 것을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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